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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데없는 ‘3월 春雪’…왜?

느닷없이 폭설이 쏟아지는 등 3월 날씨가 유난히 변덕스럽다. 따뜻한 날씨와 꽃샘추위가 교차하다 폭설에 이르고 있다. 원래 우리나라의 3월은 겨울철 기압 배치가 무너지고 봄철 배치로 넘어가는 과도기여서 대기 불안정성이 심한 시기이지만 올해는 더욱 유별나다.

 

3월 날씨가 변덕을 부리는 것은 북쪽의 차가운 시베리아 대륙성 고기압과 남쪽의 고온다습한 해양성 고기압 사이에 우리나라가 끼어 불안정한 기압 배치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극심했던 북극진동으로 인한 올 겨울 혹한의 여파와 엘니뇨 모도키(열대 중태평양의 이상고온 현상)의 합작품이라는 기상청의 분석이 나오는 등 올봄 이상기온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을 토대로 살펴본다.

 

 


▶ 3월 폭설 현황

봄이 왔다고 선뜻 믿기 어려울 정도로 3월 들어 전국적으로 세 차례나 눈이 내렸다. 3월 초순에는 강원지역을 중심으로 연일 눈이 내려 10cm가 쌓이고 대관령의 적설량은 1m을 훌쩍 넘겼다. 9일 저녁부터 10일 아침에는 서울에 13.5cm의 눈이 쌓이는 등 한 겨울에나 볼 수 있는 큰 눈이 전국적으로 내리기도 했다.

또 17일 밤부터 18일 새벽에는 천안에 15.0cm 내리는 등 충청권과 경기 남부를 중심으로 전국에 많은 눈이 내린데 이어 22일 오후에도 중부지방과 경기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이천은 최대 8cm 비롯, 용인 5.6cm, 수원 5.4cm, 여주와 안산 3cm, 과천 3.1cm, 군포와 안양 각 3cm의 적설량을 보였다.

이날 수원과 의왕, 용인, 이천, 화성, 여주 등 경기도내 12개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내렸졌다.

▶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폭설 원인

올해는 두 가지 요소가 이례적으로 결합해 기상 분석과 예측이 더욱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대륙성 고기압이 여전히 세력을 잃지 않고 버티는 것은 ‘북극진동(北極振動)’과 관련이 있다고 설명한다.

북극진동은 찬 공기를 북극지방에 붙잡아 두는 소용돌이가 주기적으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이다. 소용돌이가 강하면 찬 공기를 가둬두지만 약해지면 찬 공기가 퍼져나간다.

지난 겨울에는 이것이 약해지면서 찬 공기들이 남쪽으로 내려왔고, 아시아·유럽·북미가 추운 겨울을 겪었다. 그 여파가 아직까지 남아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해양성 고기압도 만만치 않다. 지난겨울 나타난 ‘엘니뇨 모도키’로 인해 고온다습한 공기가 한반도 쪽으로 계속 올라오고 있다. 통상 엘니뇨가 발생하면 남아메리카에 가까운 동태평양의 수온이 오르지만 엘니뇨 모도키는 우리나라에 가까운 중태평양의 수온을 상승시킨다.

이것이 우리나라 남쪽인 필리핀 동쪽에 위치한 해양성 고기압에 에너지를 공급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부경대 오재호(환경대기과학과)교수는 “3월 날씨가 원래 변덕스럽지만 올해는 더욱 심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 같은 3월 날씨는 차가운 시베리아 대륙성 고기압(북쪽)과 고온다습한 해양성 고기압(남쪽) 사이에 우리나라가 ‘샌드위치’처럼 끼어 불안정한 상태가 계속되는 탓이다.

이에 박정규 기상청 기후과학국장는 “지난겨울이 워낙 추워서 한랭한 대륙 고기압이 세력을 잃지 않고 있는데 엘니뇨 모도키가 지속되면서 남쪽의 해양 고기압도 강해져 그 사이에 샌드위치처럼 낀 우리나라의 경우 봄 날씨가 극심한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물론 태양 고도가 갈수록 높아지니 결국 한기는 꺾이겠지만, 대륙 고기압세력이 예년보다 보름 정도 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4월 초까지 변덕 날씨 이어져

강력한 두 고기압이 세력 다툼을 벌이면서 그 경계에 끼어 있는 우리나라는 저기압이나 기압골이 통과하기 쉬운 여건이 만들어져 악천후가 잦아지고 있다는 것이 기상청의 분석이다.

남서쪽에서 저기압이 우리나라에 접근하면 남부를 중심으로 봄비가 내렸고, 북서쪽에서 강한 바람이 불어오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었다.

시베리아 고기압이 일시적으로 세력을 넓혀 한기가 한반도에 몰아닥치면 수은주가 뚝 떨어졌고 반대로 해양 고기압의 영향이 커지면 따뜻한 날씨가 찾아왔다.

또 해양성 고기압이 공급한 습기와 대륙성 고기압이 몰고 온 한기가 격렬하게 부딪힐 때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폭설이 내렸다는 게 기상청 설명이다.

이런 변덕스러운 날씨는 다음 달 초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기상청은 예측했다.

진기범 기상청 예보국장은 “이번 까지는 비가 자주 내리다가 주말(27~28일)을 고비로 강수 빈도가 점차 줄어 서서히 건기로 들어서게 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따뜻한 봄날씨는 대륙 고기압이 이동성 고기압에게 자리를 내주는 4월 중순부터 찾아올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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