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침몰 4일째인 29일 실종자 가족들은 천안함 함미(艦尾) 위치가 파악되면서 실낱같은 희망을 가졌다가 이날 밤 늦게까지 잠수사들이 선체진입을 하지 못하고 있는 등 수색작업이 진전이 없자 분노가 극에 치달으며 강한 항의를 하면서도 희망을 끈을 놓고 않고 실종장병들이 살아 돌아오기만을 염원하고 있다.
이날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가 오전 브리핑을 통해 함미 추정 물체를 발견, 위치를 표시하고 옹진함 음파탐지기로 천안함 함미를 확인해, 선미에 로프를 걸었다는 발표소식을 접하자 실종자 가족들은 일제히 박수와 환호가 터졌다.
이에 따라 실종가족들은 실낱같은 희망을 갖고 신속한 구조 활동을 정부와 해군측에 요구했다.
하지만 오후 2시 해군2함대 사령부 임시강당에서는 구조 작업에 진척이 없자 실종자 가족들은 분노하기 시작했다. 브리핑에서 실종자 가족들은 “군이 말한 데드라인이 가까워지고 있는데 뭐하고 있느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한때 군 관계자들을 밀쳐내며 강당에서 쫓아내는 등 실랑이를 벌였으며 일부 가족들은 실신하여 응급차에 실려 나갔다.
브리핑 이후 실종자 가족 40여명은 이날 오후 2시 47분쯤 2함대사령부를 항의 방문했다.
도보로 이동하면서 해군들이 인간 띠를 만들어 사령부 진입을 막으려 했지만 성난 실종자 가족들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해군들은 여의치 않자 수십 명의 장병들로 입구를 막고 실종자 가족들과 대치했다.
현재 진행되는 군의 구조과정을 전혀 믿을 수 없다는 서승원 하사의 아버지 서천석(47)씨. 그는 오늘 하루 실종자 구조와 관련해서 전혀 이뤄진 것이 없다며 분통을 터트렸다.
이에 서씨는 “군 당국은 물살이 빠르다, 어둡다 등의 어려움만 이야기하고 있을 뿐, 실제 구조작업 진행을 미루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 씨는 “오늘 군에서 진행한 것은 발견된 천안함 선미 부분에 밧줄을 건 것이 전부다”며 “발견된 선미의 위치도 처음에는 20m라고 설명하다가 나중에는 45m라고 번복했다. 누구 말을 믿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답답해 했다.
이어 그는 “지금 실종자 가족들이 원하는 것은 오로지 실종 장병 단 한 명이라도 차가운 바다에서 꺼내주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실종자 가족들은 늦은 밤까지 잠수사들이 선체에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식에 크게 낙담은 하면서도 군이 내일 새벽 2시부터 구조작업을 재개하겠고 밝히자 실종자들이 살아 돌아오기만을 염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