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효리(31)와의 대화는 늘 군더더기가 없다. 속내를 직설적으로 털어놓기도 하고, 정도를 벗어나지 않는 선에서 줄타기도 잘한다. 무대에서 카리스마 넘치는 관능적인 눈빛으로, 예능 프로그램에서 털털한 눈웃음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도 이러한 성격 덕택인지 모른다.
최근 4집 ‘에이치.로직(H.LOGIC)’을 발표한 이효리를 그의 단골 카페에서 만났다. 야구 모자를 쓴 편한 차림의 그는 “숙제 검사를 받는 기분”이라면서도 “예전에는 초조했다면 이번에는 빨리 들려주고 싶은 심정”이라고 만족감을 내비쳤다.
음반 발매 이틀 전 음원이 불법 유출돼 속상할 법도 한데 “작사·작곡가들과 소속사의 타격이 커 미안했다. 속상한 마음이었지만 눈물이 날 정도는 아니었다”고 당찬 말투다.
이효리는 “걸그룹 강세인 시장에서 ‘형님, 언니다운 게 뭘까’를 고민했다”고 한다. 답은 후배들의 흐름을 답습하지 않고 차별화하는 것. 동시에 새로운 유행을 이끌고 모범이 되어야 하는 책임감도 따랐다.
음반 제목이 ‘에이치.로직’인 것도 이러한 이효리의 생각이 음악, 패션, 뮤직비디오 등에 구석구석 스몄다는 뜻이다.
그는 “음반에 14트랙을 채운 건 싱글과 미니음반을 주로 내는 걸그룹과 다른 길이고, 후배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했다”며 “음반에 돈 쓰고 옛날처럼 멋지게 뮤직비디오 찍고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효리가 음악적인 변화를 위해 선택한 장르는 힙합. 데모곡 1천곡을 받아 100여 곡을 추렸고 10여 곡을 선곡했다. 2집 당시 표절 시비로 곤혹을 치른 터라 “혹시 비슷한 곡이 있는지 아이폰 음악검색 어플리케이션(사운드하운드)으로 일일이 확인해봤다”고 웃는다. 멜로디와 악기 구성이 신선한 곡, 음색에 맞는 곡을 찾다 보니 라이언 전 등 미국 작곡가 팀, 이름이 생소한 바누스 등의 신진 작곡가들이 기용됐다.
타이틀곡 ‘치티 치티 뱅 뱅(Chitty Chitty Bang Bang)’과 ‘브링 잇 백(Bring It Back)’, ‘그네’, ‘메모리’ 등의 수록곡에 리얼 악기를 쓴 것도 전자음의 홍수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의도였다. 남들 다하는 오토튠(음정보정 기계장치)도 배제했다.
그러나 ‘남들과 달라야 한다’, ‘트렌드를 이끌겠다’는 강박관념이 10~20대 걸그룹과의 경쟁에 대한 반작용은 아닐까.
“사람들은 걸그룹 강세를 위기처럼 말하는데 오히려 기회예요. 걸그룹들이 많으면 다른 모습으로 나올 때 차별화도 되고 혹시 그간의 지루함도 덜 수 있을 테니까요. 패션, 헤어, 메이크업도 걸그룹처럼 귀엽고 여성스럽기보다 힙합 음악에 맞게 카리스마 있는 중성미에 초점을 맞췄고요.”
그는 “솔직히 힐을 신고 춤추는 건 육체적으로 힘들지만, 이번 음반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보며 미래에 대한 생각이 밝아졌다”며 “‘결혼한 여자도 댄스 가수를 할 수 있겠다’는 낙관적인 생각을 하게 됐다. 연기에도 도전하고 MC로도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