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뚱보 변신이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 이후 보편화한 뚱보 특수 분장은 준비 기간이 오래 걸리고 배우가 감내해야 하는 수고도 만만치 않지만, ‘깜짝 변신’이 주는 효과는 크다.

▲완벽한 그녀의 상처는 ‘뚱보 과거’
SBS 드라마 ‘검사 프린세스’의 마혜리(김소연 분) 검사는 여성 피의자를 신문하다가 방울 토마토를 얄밉게 집어 먹으며 “그러니까 살을 못 빼지”라는 실언을 하고, 결국 혐의를 벗은 여성에게 으깬 토마토 세례를 받는다.
든든한 집안에, 타고난 두뇌로 검사가 돼 빼어난 외모를 치장하는 게 최고의 낙인 ‘된장녀’ 초임 검사 마혜리의 수난이다. 하지만, 마혜리의 실언에는 배경이 있었으니, 학창 시절 마혜리는 몸무게 90㎏의 거구였던 것.
‘핑크 돼지’라 불리며 왕따를 당했기 때문에 현재처럼 사회성 부족하고 개념 없는 ‘된장녀’가 되었다는 설정이다. 과거 회상 장면을 위해 김소연은 3시간에 걸친 특수 분장을 거쳐 뚱보로 거듭났다.
또 다른 ‘된장녀’인 KBS ‘부자의 탄생’의 부태희(이시영 분)도 뚱보 과거를 감추고 있다. 열량이 높은 음식을 먹는 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었던 부태희는 여전히 화가 나면 케이크를 찾는다.
사진 속 뚱뚱했던 과거 모습은 컴퓨터 그래픽으로 합성했고, 실제 과거 장면을 연기할 땐 바지를 여덟 벌 껴입고 상의 안에 솜을 채워 넣었다. 이시영은 뚱한 표정으로 특수 분장 못지않은 뚱보 변신에 성공했다.
▲‘현실 반영’, ‘고민 없는 쉬운 설정’
뚱보 변신은 ‘미녀는 괴로워’ 이후 드라마에서도 종종 선보여왔다.
‘칼잡이 오수정’(2007)의 만수(오지호 분)는 뚱뚱한 만년 고시생이라는 이유로 여자에게 버림받고 나서 변신을 시도하고, ‘내사랑 금지옥엽’(2008)의 치과의사 백세라(유인영 분)도 짝사랑하던 과외 선생님이 자신을 ‘피오나‘라고 놀리자 피나는 다이어트에 성공해 날씬해진 모습으로 나타난다.
이들 드라마에서 뚱뚱했던 모습은 감추고 싶은 과거일 뿐 아니라 큰 상처이고, ‘대변신’의 계기로 작용한다. 특히 코믹 드라마에서 극적인 반전을 만들기 위한 장치로 사용된다.
예쁘고 멋있는 배우들이 고생 끝에 우스꽝스럽게 망가진 모습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기에도 충분하다. 하지만, 이에 대한 비판적인 시선도 있다.
충남대 윤석진 교수는 “등장인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성격이나 상황이 변화하는 것에 당위성을 부여해 시청자를 설득해야 할 때 뚱보 설정을 너무 쉽게 이용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외모 지상주의나 뚱뚱한 사람에 대한 편견은 오래전부터 얘기돼 왔지만 사회적 파급력이 있는 드라마에서 단순한 설정으로 일반화하는 건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