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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감출수 없는 치명적 욕망

1960년작 ‘하녀’ 임상수 감독 리메이크… 전도연 농도짙은 연기 시선 사로잡아
하녀/ 13일 개봉

‘칸의 여왕’ 전도연 주연에 제63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 진출로 화제를 모았던 임상수 감독의 영화 ‘하녀’가 오는 13일 개봉된다.

고(故) 김기영 감독의 1960년 작 ‘하녀’를 리메이크해 기획 단계부터 관심을 모았던 이 영화는 원작과 리메이크작의 비교 구도를 피할 수 없었다.

김기영 감독의 ‘하녀’는 한국영화사의 대표적인 스릴러로 손꼽힌다. 배우 김진규, 이은심을 주연으로 불륜과 살인, 비틀린 욕망이 불러온 한 중산층 가정의 파국과 몰락을 그리고 있다. 당시 이 영화는 산업화 과정에서 여성의 계층 간 갈등, 하녀와 여공들의 잠재적 불안감, 사회적으로 미치는 영향 등을 보여주기도 했다. 또 당시 하녀 역을 맡았던 여주인공 이은심은 성적 욕망을 지닌 괴물 같은 악녀 역할을 충실히 연기했으나 너무나 강한 인상을 남겨 이후 영화에 출연하지 못하고 사라진 바 있다.

2010 ‘하녀’는 시대상을 반영하는 사회성을 배제하고 인간의 욕망에 집중한다. ‘처녀들의 식사’, ‘눈물’, ‘바람난 가족’, ‘그때 그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과감한 스토리텔링으로 호평을 받은 임상수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치밀한 미장센을 통해 농밀하고 스타일리시한 화면을 만들어냈다.

스토리는 이혼 후 식당 일을 하면서 살아가던 ‘은이(전도연)’가 상류층 대저택의 하녀로 들어가면서 시작된다. 완벽해 보이는 주인집 남자 ‘훈(이정재)’, 쌍둥이를 임신 중인 세련된 안주인 ‘해라(서우)’, 여섯 살 난 ‘나미’, 집안일을 총괄하는 나이 든 하녀 ‘병식(윤여정)’과의 생활은 낯설지만 즐겁다.

어느 날, 주인집 가족의 별장 여행에 동행하게 된 은이는 자신의 방에 찾아온 훈의 은밀한 유혹에 이끌려 육체적인 관계를 맺고 본능적인 행복을 느낀다. 이후에도 은이와 훈은 해라의 눈을 피해 격렬한 관계를 이어간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병식이 그들의 비밀스런 사이를 눈치채면서 평온하던 대저택에 알 수 없는 긴장감이 감돌기 시작한다.

원작에 비해서는 서스펜스적 요소가 느슨하다. 또 관객에게 어필할만한 강력한 소재도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전도연의 노출 등 에로틱한 장면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또 디테일한 시선으로 파고든 인간 내면의 미묘한 욕망을 잘 표현해냈다.

이 영화는 세련미와 화려함을 내세워 2천314여㎡ 규모의 대저택 세트로 고급스러운 상류층의 모습과 현대적인 하녀 의상 역시 화제가 됐다. 배우들의 열연도 개봉 전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또 한번의 도전을 감행한 전도연의 몰입도와 연기 내공에 임 감독은 “전도연만큼 내게 희열을 안겨주는 배우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과감한 도약을 시도한 이정재, 중년 여배우의 한계를 넘어서 독보적인 연기 지평을 열어가고 있는 윤여정, 소녀와 여인의 이미지를 넘나드는 서우의 연기 앙상블은 관객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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