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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현재의 경계 窓, 인화지가 되다

사진 20여점 내달 20일까지 전시
‘순간’ 통한 기억 되살리는 기회
하형선 ‘WINDOW’展/닥터박갤러리

 

투명한 창의 경계에서 찍은 겹의 풍경이 사진에 담긴다. 나고 죽는 일이 만연한 이 세상에서 바라보는 피안의 세계는 ‘먼 훗날 자신의 모습’ 혹은 그 전신인 ‘지금의 나’를 보여준다.

작가 하형선은 사진을 통해 보여지는 그 창을 외부와의 분리인 동시에 연결 통로라는 의미로 표현한다. 창을 통해 현재를 중심으로 연속적인 매 순간을 보여주며, 그 순간은 과거·현재·미래를 끊임없이 반복하게 된다. 창 앞에 서서 풍경을 바라보던 자신의 지금은 기억된 과거의 순간이다.

곧, 작가의 지금은 차안과 피안의 경계를 나누는 창 앞의 존재가 아니라 차안과 피안 사이의 경계에 서 있었던 기억 속 자신의 ‘지금’인 것이다.

하 작가는 작가노트에서 “나에게 창은 분리의 의미이며, 접속이기도 하다”며 “‘실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내가 어디에 존재하고 있는가’는 매우 중요한 문제다”라고 말한다.

그는 그 ‘순간’을 담은 인화지에 쌀을 뿌리는 퍼포먼스를 통해 완성의 단계로 나아간다. 풍경에서 오는 따뜻한 느낌과 쌀이라는 메타포로 전해지는 시각적 잔상이 여운을 준다.

작가는 여행하며 머물던 창밖 풍경을 담아내고 그곳에 머물렀던 자신의 위치를 ‘지금’으로 회자한다. 또 작업실로 돌아와 인화과정 중 쌀을 뿌리고 회자된 그 순간에 축복의 의미를 부여하며 다시금 자신을 만끽한다.

그 풍경들은 오는 6월 20일까지 양평 닥터박갤러리에서 열리는 ‘WINDOW’전에서 만날 수 있다. 피안과 차안, 외부와 내부의 경계를 투명성이 강조된 창을 통해 한 화면에 연출한 20여점의 사진 작품들은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기억의 세계를 선사할 것이다.

한편, 작가 하형선은 서울예술대학, 스쿨 오브 비쥬얼 아트 사진학과, 프랫 인스티튜트 대학원을 졸업하고 다수의 개인전과 단체전을 열어왔다. 그는 2002년 En Foco 2002 뉴 워크 사진상을 시작으로 2003년에는 Eleanor Clark French Fellowship, 지난해 뉴욕문화재단 예술지원금 사진부문 등에서 수상한 바 있다.(문의: 031-775-5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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