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전 11시30분 쯤, 성남 모란 시장 사거리에서 유시민 후보와 김문수 후보는 4차선 도로를 경계로 마주섰다. 시장 반대쪽에선 김 후보의 유세 마지막이 이어졌고, 길 건너쪽인 시장 앞쪽은 노란 풍선 물결로 가득했다.
김 후보와 유시민 후보의 유세단이 오버랩 되면서 시장 사거리는 금새 노란 물결로 넘쳐났다. 유시민 후보의 로고송이 분위기를 끌어 올리고, 김진표 민주당 최고위원의 지지유세에 이은 유 후보의 유세는 그야 말로 ‘짠’한 감동을 불러왔다.
“목소리가 참 안됐네. 나라도 한표 줘야 할까봐” 시장 앞에서 야쿠르트를 아줌마는 그저 유시민 후보의 목소리가 안됐다고 혀를 찼다.
오랜 시간 도내 곳곳을 다닌 탓일까. 유 후보는 목이 쉰 채로 유세일정을 이어갔다. 마지막 남은 3일 모든 것을 쏟아 내겠다는 그의 목소리는 낮았지만 분명하게 유권자들의 표심을 흔들었다.
“대한민국을 전쟁위기로 몰아넣고 있는 한나라당에 지면 안된다”고, “퇴행하는 정치를 바로잡는 열쇠가 바로 이 유시민”이라고 성남 시민들에게 약속하는 순간이다.
그러면서 그는 야권 대표 후보로서의 책임감이 그를 짓눌렀던지 유세 중간중간 힘든 표정이 역력했지만, 표정을 이내 감추면서 “투표로써 증명해 달라”며 여러분들이 심판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6월2일 야권단일후보와 야권연대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이 투표장에 가서 표로 찍어서 승리를 확인하는 것만 남아있다”고 다시한번 강조했다.
그는 이어 투표장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의 언론장악도, 기본권을 탄압하는 것도, 4대강 삽질도, 이 모든것을 수용하는 김문수 후보도 모두 심판된다”면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죽게 만들었던 잔인한 정치탄압과 무도한 정치보복을 잊지말자”고 시장을 찾은 유권자들에게 손을 내 밀었다.
유 후보의 일정은 그야말로 ‘난코스’다.
새벽 6시가 되기도 전부터 이날 일정을 시작해 8시30분 광주시 남한산성 유원지에서 첫 유세일정을 시작했다. 오전 11시30분 성남 모란시장을 지나 오후 1시30분 구리일정을 소화했다. 식사는 중간중간 가는길에 자장면과 분식 등으로 떼우기 일쑤다.
그런 그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은 유권자들이다. 유 후보가 가는 길길 위에는 20대 젊은이들이 노란 도화지에 ‘전쟁 NO, 평화 YES’ 라고 쓴 문구를 들고 유시민을 연이어 외치며 지지했다. 양주 유세에선 생각지 못한 소나기로 곤역을 치루기도 했지만 도민들과 함께하는 유 후보 지지행렬은 더욱 무르익었다.
이날 마지막유세가 열린 일산 라페스타 앞은 3천여명의 시민들이 대거 몰려 그야말로 북새통을 이뤘다.
유 후보는 이 유세에서 “1987년 6월 모두 하나였던 우리는 지난 20년동안 헤어져서 많이 다퉜다”면서 “이제는 민주당을 지지하는 정통 야권 지지층과 국민참여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창조한국당을 지지하는 신진 야권 지지층 모두가 하나가 되어서 대한민국을 책임져야 한다”고 일성했다.
이날 일산시민들의 환호는 밤 9시가 넘어서 최고조에 달했고 유세가 끝난 이후에도 많은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유시민에 대한 이야기를 꽃 피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