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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딱한 대리석에서 온화한 정서를 다듬다

풍부한 윤곽과 절제된 작품 선봬
조각가 이경재 개인전/30일까지 갤러리 아트링크

 


용인에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조각가 이경재는 딱딱한 대리석을 포슬 포슬한 밀가루처럼 빚어내는 작가다. 조각 작품임에도 칼날 닿은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만큼의 유연함이 느껴진다. 그는 돌이라는 영속적인 재료에 정반대 의미인 가벼움과 경쾌함, 편안함과 안온함을 주고자 한다. 잊혀가는 우리네 품성인 온화함과 고졸한 인간미를 ‘모자상’, ‘부부상’ 등으로 표현한다. 더불어 오케스트라의 하모니를 느끼게 하는 다양한 악기 연주자 들의 조각상은 절제됐으나 금방이라도 아름다운 소리가 날 것 같은 생생함을 전한다.

이 작가의 작품은 편안하고 사랑스러운 우리 이웃의 모습과 닮았다. ‘더불어 존재하는 관계’에 집중한다. 사람들의 모습은 저마다 풍만하고 볼륨감 있다. 이는 조상들이 돌에 새겨놓은 고졸한 불상의 얼굴과 맥이 통한다고 할 수 있다. 절제된 표현을 통해 정적이며 관조적으로 한국적 정서를 표현하는 것.

그는 “작품은 조각적 프로세스를 최소화하고 가급적 동세 표현을 절제한 형상으로 나타내고 있다”며 “시간을 정치시킨 듯 정적이고 관조적인 형상을 추구한다”고 설명했다.

이 작가는 이탈리아 카라라 국립미술아카데미에서 7년간 실행한 인체표현 연구를 바탕으로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 세계를 구축했다. 또 르고 미토라이, 콘스탄틴 브랑쿠지와 페르난도 보테로, 이사무 노구치의 영향을 받아 축약되고 추상적이지만 전체적 윤곽이 풍부한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무엇보다도 ‘촉각에 의한 상상력’을 중시한다. 대리석, 사암, 화강암 등 돌의 텍스쳐를 살리기 위해 조각적 프로세스를 최소화하고 가급적 동세 표현을 절제한 형상으로 깎아 작품을 완성한다. 따라서 보는 사람들은 한 번쯤 ‘사랑스럽다’, ‘편안하다’라는 느낌을 갖게 되는 것이다.

그는 “시대적인 흐름과 역행하지 않으면서도, 어떻게 하면 원하는 작업을 할 것인가가 숙제”라며 “예술이라는 것이 시작도 끝도 없는 것이므로 앞으로 초심으로 돌아가서 새롭게 시작하는 마음으로 작품 활동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과중한 노동력을 쏟아 부으며 돌 조각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그의 작품을 통해 개념이 물질을 간과한 시대에도 여전히 정신과 영혼이 존재한다는 믿음을 갖게 할 것이다. 이경재 작가의 작품은 오는 30일까지 서울 종로 갤러리 아트링크에서 만날 수 있다. (문의: 02-738-0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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