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31 (수)

  • 맑음동두천 30.7℃
  • 맑음강릉 35.9℃
  • 구름조금서울 32.3℃
  • 구름조금대전 33.3℃
  • 구름조금대구 34.1℃
  • 맑음울산 33.3℃
  • 맑음광주 32.0℃
  • 맑음부산 30.6℃
  • 맑음고창 31.5℃
  • 맑음제주 31.6℃
  • 구름조금강화 27.7℃
  • 맑음보은 31.8℃
  • 맑음금산 32.9℃
  • 맑음강진군 31.7℃
  • 맑음경주시 36.3℃
  • 맑음거제 29.1℃
기상청 제공

[창간특집] 6.2지방선거 결과분석

북풍 선거정국 요동… 민심동요는 미미
젊은층 선거참여 증가·중산층 표심 흔들
신도시 ‘탈서울’ 상실감 여권심판 동조

 


안보론 ‘미풍’ 심판론 ‘강풍’ 보혁론 ‘약풍’


여소야대의 결과를 낳은 이번 6.2전국동시지방선거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운 열기를 내뿜었다. 각 당에서는 사활 건 한판 승부로 맞부딪쳤고 여권 성향이 강했던 지역에서 조차 야권 후보가 당선되는 이례적인 결과를 낳기도 했다. 경기도의 경우 지난 2006지방선거에서 거의 모든 지역을 휩쓸다시피 한 한나라당이 그때의 바람을 이어가지 못해 2012년 총선도 장담하기 어려운 결과를 낳았다.특히 2006년 지방선거에서 대승을 거둔 한나라당이 2007년 총선에서도 만족할 만한 결과를 낳은 것을 놓고 보면 이번 선거에서 승리를 거머쥔 민주당 등 야권의 다음 총선 결과도 장밋빛 청사진을 기대할 수 있을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풍(北風) 선거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쳤나

이번 선거는 크게 북풍과 노풍, 정권 연속성과 정권 심판론, 보수와 진보의 대결이 그 어느 때보다 강하게 작용했다. 특히 북쪽에서 내려온 안보 바람은 결국 대한민국 선거 정국을 크게 흔들어 놓았지만, 결과적으로 민심의 동요는 그리 크지 않았다. 과거 먹히던 안보위기 논리는 ‘이제 더 이상 선거에 사용할 수 없다’는 결과만 초래하게 됐다.

선거를 리뷰해보면, 이번 선거 대부분의 점유율은 북풍이 차지했다. 하지만 골(?)을 넣기에는 역부족인 결과를 보였다. 지난달 20일 대통령 담화로 시작한 안보바람은 선거 내내 야권 후보들을 괴롭혔고, 초반 상승세를 꺾기에는 충분했다. 하지만 북풍은 끝까지 휘몰아치지 못하고 ‘1번 전쟁, 2번 평화’ 구호가 야권 수문장 역할을 해 내면서 선방했다. 선거 2~3일 전을 기해 북풍은 찻잔속 태풍으로 전락하고 오히려 야권의 결집과 젊은 층들의 반발을 초래해 선거 참여로 이어졌다.

1번: 전쟁 VS 2번: 평화, 선거 2~3일 전 강타

한나라당의 자체 여론조사와 분석을 토대로 보면 선거 4~5일 전만해도 도내 19석이 최소 목표점이었다. ‘AGAIN 2006’구호가 나올 정도로 한나라당은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다. 이기는 지역은 이기는 데로 지고 있던 지역도 박빙의 승부로, 혼전세가 나타나면서 한나라당 내부에서는 ‘논공행상’이야기도 흘러나왔다.

그만큼 ‘안보’는 선거에 있어 호재로 작용했다. 선거가 임박할수록 분위기는 더해져 그야말로 선거에서 손 놓고 있는 지역도 나타날 정도였다. 당 내부적으로는 ‘빨리 선거했으면’하는 바람도 있었다.

민주당과 야권의 분위기도 한나라당에서 읽히는 분위기처럼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웠다. 민주당 도당에서 조차 ‘이번 선거 힘들겠다’는 자조 섞인 말들이 흘러나왔지만, 한편으로는 ‘현장 분위기는 좋다’는 이야기가 함께 나왔다.

선거 2~3일 전 5월31일을 전후해 이 같은 분위기는 반전되기 시작했다.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꼭짓점은 이날을 포함한 하루 이틀 사이에 모든 게 정리됐다.

다만 경기지사 선거에서만 유시민 후보가 선거 전날인 오전까지 7%내외에서 추격해 나가는 양상을 띠게 됐다.

각 당에서는 유권자들이 이 같은 평화와 전쟁 구도에 민감하게 반응했다고 보고 있다. 당장 군대 간 내 자식이, 내 친구가, 전쟁이 나면 전쟁에 참여할 내 후배가 걱정되는 개인적 유불리 성향이 나타난 것으로 정치권에서는 분석하고 있다.

학부모 ‘니즈’ 읽은 무상급식 공약 표몰이
공천갈등 여권결집 실패 야권단일화 약진
보수인물 고배 세대교체론 신호탄 전망도

젊은 층 선거 참여 높았고 보수지지자도 상당수 돌아서

개인의 유·불리가 선거 막판 크게 작용하면서 보수와 진보의 색채보단 소위 ‘중도’ 노선을 걷는 중산층의 표심이 크게 흔들린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도 이 같은 선거 분위기를 선거 당일 오전 10시를 기해 ‘전통’으로 전했고, 이는 후보 진영까지 빠르게 전달됐다. 하지만 전세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나라당 핵심 관계자는 “선거 당일 오전 선거장 분위기가 젊은 층들이 상당히 많이 보였다. 그래서 전통으로 각 후보자 캠프까지 연락을 다 한 것으로 안다”면서 “보궐 선거 같으면 이런 전통이 분위기를 상당 수 뒤집을 수도 있겠지만 전국단위 선거는 이런 분위기 선거를 뒤집을 수 있는 요인이 사실상 불가능 하다”고 말했다.

보수 지지자들도 상당수 돌아선 게 아니냐는 분석도 여권 일각에선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도내 전체를 놓고 볼 때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성향이 강하지만, 결과론 적으로 야권의 손을 들어 준 것은 그만큼 보수층 이탈 표가 많았다는 방증이다. 심지어 한나라당 당원들조차 야권 후보를 찍었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흘러나왔다. 결국 적극보수지지층에서도 이탈 표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는 적극보수층의 공천에 따른 반말 심리로 풀이된다. 내 선거, 내가 좋아하고 따르는 사람의 선거를 치르지 못했다는 당원들의 분석도 있다. 당원들은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는 사람들조차 힘이 나질 않는 선거 였다”고 이번 선거를 설명했다. 이런 말들은 결국 위로부터의 선거 바람이 아래로부터의 선거 흥행에 실패한 요인으로 꼽힌다.

신도시 여권 성향 어느 선거보다 약했나

대체적으로 신도시지역은 여권 성향이 강하다는 일반론을 지니고 있다. 그만큼 중산층에서 부동산을 통한 재산증식이 가능하리라는 기대심리가 작용해 선거에 있어 여권성향으로 흐른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아주 재미있는 해석을 내놨다.

신도시지역이 야권 성향으로 돌아섰다는 게 분석의 요지다. 민주당 도당에서는 그 대표적인 지역으로 수원시 장안구를 꼽았다.

영화동 일대의 구도심은 민주당이 선거를 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보수성향이 강한 지역으로 꼽히지만 정자동일대의 아파트촌들은 야권성향이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는 샘플링 분석이다. 이런 분석의 이면에는 지난 보궐선거의 영향과 승리, 그리고 유시민 후보가 장안구에서 한나라당 김문수 후보를 2천여표 앞섰다는 점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경기도 전체를 놓고 볼 때도 신도시 지역이 여권성향이 강하다는 분석은 오래전 이야기로 치부되고 있다.

신도시 지역은 구도심과 지방에서의 신도심 이동 보다는 서울에서의 2세대, 2.5세대 등의 이주가 많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이사한 유권자들 대부분이 서울서 학교를 다니고 자랐는데 자신은 경기도에 거주하는 ‘OUT서울’에 따른 상실감이 여권 심판 론에 상당수 동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교육감·교육의원 뽑는 첫 선거

여권에서는 교육감 선거와 교육위원 선거가 처음으로 함께 치러진 이번 선거가 한나라당에 상당히 불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일부 여권인사들은 결국 책임론 회피로 치부하고 있지만, 상당수 여권 인물들은 인정하는 분위기다. 무상급식 등 학부모들이 바라는 사항들을 여권에서 받아주지 못했다는 것이다. 사교육비 절감 문제도 여권의 몫이지 야권의 몫은 아니라는 게 선거에서 ‘영향력이 있었다’는게 중론이다.

‘전교조’도 더 이상 보수에서 조차 시큰둥한 반응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보수 결집을 이뤄내지 못한다는 게 또 다른 여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거기에다 야권단일화는 지난 선거에서 일부지역에 국한된 것이었지만, 이번 선거는 전국적인 사안으로 떠오르면서 진보의 세가 자치단체장과 도의원, 기초의원 선거에까지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는 게 분석의 요지다.

반대로 한나라당에서는 보수의 분열을 초래했다.

현직 단체장들이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의정부와 용인, 화성, 수원 등 굵직굵직한 지역들에서의 패배를 자인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특히 수원의 경우 수원의 표심이 화성과 용인, 성남, 안양 권까지 미치는데 막판까지 가는 공천파장이 결국 보수의 이탈까지 가져왔다.

고개 드는 세대교체론·새인물론

도내 상당수 지역에서 이번 선거를 놓고 ‘세대교체의 신호탄’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오래전부터 정치판에서 활동한 인물들은 안정감은 있을 수 있지만, 신선함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유권자들이 8년을 주기로 찾아오는 인물들의 식상해 하는 것이 새인물론을 부채질 하고 있다.

특히 이번 선거 결과로 인해 상당수 여권인물이 고배를 마시면서 자연스레 정치권 세대교체 바람이 불지 않겠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로 인해 다음번 총선에서 공천자 상당수가 바뀔 수도 있다는 후일담이 소개되기도 한다. ‘A시 B인물은 이번 단체장 공천과정에서 불협화음을 일으켰기 때문에 안 된다’는 우스갯소리도 결국 세대교체 바람에 불을 지핀다. 아울러 선거에서 패배한 정당이 우일신(又日新) 하지 않을 수 있겠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점차 커지고 있다.

우일신을 통한 총선 승기를 대선과 다음 지방선거까지 이어가야 한다는 장기플랜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것. 이런 인물론은 결국 ‘개각’으로 까지 이어질 전망이어서 한나라당이 어떤 ‘우일신’ 승부카드를 들고 나올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