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주요도시의 일부 지하보도가 방범에 취약한 것으로 드러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23일 성남과 용인 등 도내 일부 지하보도가 관리부실로 인해 시민들이 기피하면서 취객과 청소년의 탈선장소 등으로 전락, 대책마련이 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실제 이날 용인 수지구청 사거리 인근 용인시여성회관 앞 지하보도에서는 정비공사를 한다는 명목으로 고작 붉은색 백열전구 한 개만을 켜놓아 지하보도안이 밤인지 낮인지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침침한 모습을 보였다.
심지어 방범용 CCTV도 없고, 중계기 또한 제구실을 하지 못하면서 휴대폰까지 먹통이 돼 긴급상황에서 무방비상태에 놓일 수 있다는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7일에는 성남 분당구 BMW자동차매장 부근 지하도에서는 청소년들이 술을 마시며 싸우며 소란을 피우는 일이 발생했다. 이에 대해 주민들은 밤에는 무서워 지나다닐 수가 없다며 방범카메라는 있어도 무용지물이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일고있다.
학부모 김모(43·여)씨는 “이 근처에 3년째 살고 있는데 지하보도가 너무 음침하고 취객들도 많아 한번 이용한 후 다시는 가지 않는다”면서 “김수철같은 사람이 또 있을까 봐 초등학생 딸에게도 좀 멀지만 꼭 큰 길로 다니라고 신신당부했다”고 말했다.
용인시 여성회관 인근에 사는 정모(31·여)씨는 “백열전구 달랑 하나 켜놓고 청소년과 취객들의 탈선장소를 양산하는 것이냐”며 “예전부터 구토와 각종 쓰레기, 깨진 유리들이 즐비하고 관리와 순찰이 소홀해 밤에는 무서워서 절대로 가지 않는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용인시 수지구청 건설교통과 관계자는 “현재 노후조명교체 공사중으로 자제수급이 지연되고 있다”며 “조속한 시일내에 조명설치를 마무리 하고 안전한 환경을 위해 앞으로 사후관리에도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지자체에 방범용 CCTV설치를 요구해 관리에 만전을 기하겠다”면서 “담당구역의 주변순찰을 더욱 강화해 주민의 안전에 더욱 힘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