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사동 편집실에서 영화를 봤는데 울컥했어요. 내 작품 때문에 정말 많은 사람이 고생했구나 싶었죠. 믿기지 않을 정도로 좋았어요.”
박해일, 정재영 등이 출연한 강우석 감독의 새 영화 ‘이끼’(14일 개봉)에 언론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빼어난 스릴러 영화 ‘이끼’의 바탕에는 탄탄한 원작 만화가 있었다.
만화가 윤태호의 원작은 포털사이트 다음에서 2008년 8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10개월여간 매주 2차례씩 80회가 연재됐다. 새 작품이 올라올 때면 당일에만 수십만 명이 읽을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윤 씨는 연재를 시작할 때만 해도 영화로 만들어질 거란 생각은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첫회를 만들고 너무 불안해서 친구인 강도하 작가에게 보여줬더니 ‘이거 영화 된다. 잘만 끝내라’는 말을 들었지만 격려하는 말이라고만 생각했어요.”
그의 걱정과는 달리 ‘이끼’는 순식간에 인기를 끌었다. 연재 2개월 정도 지났을 때는 영화 판권을 계약하자고 연락해온 곳이 18군데나 될 정도였다.
그가 렛츠필름의 김순호 대표에게 판권을 팔았을때만 해도 제작비 10여억원 정도의 작은 영화가 될 줄 알았지만 김 대표의 투자 제안을 받은 강우석 감독이 직접 연출하기로 마음먹으면서 스케일은 생각지도 못하게 커졌다.
“강 감독님이 하기로 했다는 얘기를 듣고 친구들한테 다 문자를 돌렸어요.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가 싶었어요. 마치 보통 사람이 연예인을 생각하는 것처럼 나와는 다른 영역에 있는 분이라 생각했죠.”
연재 초반 영화화가 결정됐기 때문에 윤 씨는 연재를 계속하면서 시나리오 작업에도 깊이 참여했다. 그는 “시나리오 때문에 계속 회의하면서 이야기를 맞추고 대사도 써서 보내기도 했다. 거의 스태프로 참여한 것 같아 영화가 남의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강우석 감독은 그간 여러 인터뷰에서 원작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만화가 너무 여러 결을 묘사하다 보니 그랬던 것 같아요. 저를 만날 때도 ‘이 사람의 욕망은 뭐냐?’ 이런 질문을 계속 하셨어요.”
‘이끼’ 영화는 원작과 달리 유선이 연기한 이영지 캐릭터를 의미심장하게 비추면서 끝이 난다. 영화에서 이영지는 사건의 열쇠를 쥔 핵심 인물이다.
“만화에서 영지를 반전의 도구로만 써먹은 것 같아서 캐릭터에 미안했습니다. 감독님은 처음부터 영지는 그렇게 끝나서는 안 되는 캐릭터라고 생각하셨고 저도 같은 생각이었어요. 사실 만화는 몇 회가 더 필요했는데 3개월이나 연장했기에 더는 연장할 수 없었어요. 후다닥 끝낸 미련이 있었죠.”
그는 ‘이끼’를 연재하는 10개월간 방대한 분량을 정해진 날짜에 꼬박꼬박 올리기가 너무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작업할 땐 사생활이 없었죠. 집에서 작업실이 500m인데 아이들 얼굴도 못 볼 정도였어요. 이게 사는 건가 싶기도 할 정도로 괴로웠어요.”
그는 “제때 안 올린다는 비난이 많아서 진짜 힘들었다”면서 “다음 쪽에서도 더 일찍 올리면 클릭 수가 월등하게 나온다고 설득하는데도 안 됐다. 스토리를 더 생각하고 싶고 그림도 더 시간을 갖고 붙들고 싶어 마감이 늦어질 때가 많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