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 경험 있는 대부분의 여성들은 임신 기간동안 힘들었던 일로 입덧(Morning sickness-아침증세)을 꼽는다. 임산부의 입덧은 자신과 사랑하는 이의 2세를 잉태했다는 기쁨과 함께 힘들고 괴로운 경험일 수 있지만 무조건 참고 감수하기 보다는 적절한 치료를 통해 극복해 나가는 것이 현명하다.
입덧은 통계적으로 임신부의 80%정도가 겪는 증상으로 통상 임신 5~7주에 시작해 14~16주에 끝나지만 10%정도는 임신 기간 내내 지속되는 경우도 있다. 입덧은 메스꺼움과 구역질, 식욕부진, 구토 등의 증상을 일으킨다. 임신부의 입덧은 일반적인 구토증과 달리 위가 비어 있는 이른 아침에 공복으로 인한 저혈당으로 증상이 심해지거나 하루 종일 증상이 계속되기도 해 NVP(Nausea and Vomiting in Pregnancy-임신 기간 구역질과 구토)라고 일컫기도하며 한방에서는 오조증(惡阻症)이라고도 한다.<도움말=분당차여성병원 산부인과 백민정 교수>
대표적인 증상은 반복해 입이 마르거나 냄새에 민감해지고 입맛이 변할 수도 있다. 식사 후 역겨움으로 토하기도 하며 두통과 함께 심리적으로도 불안감을 느낀다. 위통·발열 등이 일어날 수도 있고 점막이 마르거나 피부탄력 저하, 저혈압 등을 보이기도 한다.
심한 때는 구토로 음식물을 섭취할 수 없어 체중 감소나 영양결핍, 심한 탈수까지 초래해 전해질 불균형, 케톤뇨 등을 보일 수도 있고 아주 심한 경우는 간수치의 증가나 비정상적인 신장기능으로 전신상태가 악화돼 생명에 위협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런 경우에는 통상 입원치료가 요구되며 그 발생률은 0.5% 정도다.
입원치료를 할만큼의 입덧을 초래하는 산모의 위험인자로는 위장염, 담도질환, 간염, 장폐색, 위궤양 등의 소화기계 질환이나 갑상선 기능항진증, 산모의 정신적 문제, 당뇨 또는 천식 등이 있으며 한 배에 둘이상의 태아를 갖는 다태임신(多胎妊娠·쌍둥이)이 단태임신에 비해 위험도가 높다. 특히 헬리코박터균 감염으로 소화기계 문제점이 일 수 있어 임신 전 검사 및 치료가 요구된다.
입덧을 완화시키는 효과적인 식이요법으로는 기름진 음식을 피하고 소량씩 자주 먹는게 좋다. 또 수분이 없는 쿠키나 비스켓류를 먹는 것도 좋고 냄새에 민감할 때는 따뜻한 음식보다 온기가 없는 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할 때는 입덧을 줄일 만한 여러 방법들을 고려해 볼 수 있는데 비약물적인 요법으로 대표적인 방법은 생강 먹기와 P6 지압요법이다.
임산부의 63%가 생강을 먹고 구토가 완화됐다는 보고가 말해주듯 큰 부작용 없이 입덧에 효과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생강으로 만든 크래커나 캔디 등을 이용하면 효과적이다.
P6 지압요법은 한방에서 전통적으로 구토 치료 지압요법으로 다양한 원인으로 유발되는 구토에 대해 큰 부작용 없이 증상을 완화시켜 준다. P6 point는 손바닥을 하늘을 향해 펴고 손과 팔의 경계에서 팔쪽으로 손가락 3개 정도 위치에서 엄지손가락 쪽을 말하며 이 부위를 손가락으로 꾹꾹 눌러주는 것을 P6 지압요법이라 한다. P6 point를 활용해 구토치료용으로 활용되는 팔찌모양의 상품이 시중에 많이 출시돼 있다.
또 향기 이용 상품이나 입덧을 완화시켜주는 허브를 이용한 차들도 있지만 아직 그 효과에 대해서는 명확히 입증된 바 없다.
이러한 조치를 취함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성과가 없다면 산부인과 전문의진료 상담과 약물치료, 입원치료해야 한다.
미국 코넬대학 생물학과 폴 셔먼 교수와 대학원생 새뮤얼 플락스만 연구팀은 입덧을 규명하기 위해 수천명의 임산부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그 결과 입덧이 의학적으로 유익한 기능의 생명체적 작용이라는 사실을 발견했다. 특정 음식을 거부하는 것은 자궁내의 아기의 위험을 예방하고 임신으로 약해진 저항력을 스스로 극복하기 위한 현상이다. 영국 옥스퍼드대 보건과학원 레이첼 헉슬레야 박사팀은 연구를 통해 입덧이 태아가 적절하게 영양을 공급받아 잘 자랄 수 있게하는 자연적 현상임을 밝혀냈다. 때문에 입덧은 태아가 잘 자라는 걸 보여주는 증거라고 일단보면 된다.
요는 입덧을 고통으로만 여길 것이 아니라 태아 발달의 청신호로 여기면서 의연히 극복하며 행복한 임신을 유지하는 것이 현명한 엄마상이라 할 수 있다. /정리=노권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