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8.01 (목)

  • 맑음동두천 26.6℃
  • 맑음강릉 31.2℃
  • 맑음서울 28.3℃
  • 맑음대전 28.4℃
  • 맑음대구 29.7℃
  • 맑음울산 28.5℃
  • 맑음광주 27.7℃
  • 맑음부산 28.3℃
  • 맑음고창 26.9℃
  • 맑음제주 29.3℃
  • 맑음강화 26.6℃
  • 맑음보은 26.5℃
  • 맑음금산 27.2℃
  • 맑음강진군 26.5℃
  • 맑음경주시 28.0℃
  • 맑음거제 27.1℃
기상청 제공

[책] 인간 백남준… 그의 일상으로의 초대

연인·아내로 반평생을 살아온 구보타의 생생한 기록
추상의 작품세계에 온기를 불어넣는 백남준의 재발견

나의 사랑, 백남준

구보타 시게코·남정호 글|이순

376쪽|1만5천원.

독일에서 플럭서스 행위예술가로 활약하던 백남준은 비디오 아트에 관심을 갖게 되면서 컬러TV와 로봇을 연구하기 위해 일본에 체류한다. 1963년 신문 기사를 통해 백남준을 알게 된 구보타는 ‘갸름한 얼굴에 우수에 젖은 듯 깊게 그늘진 눈매를 가진’ 그에게 첫눈에 반한다.

당시 일본 내에서 플럭서스 운동에 관여하고 있던 구보타는 이를 계기로 도미한다. 그리고 맨해튼의 플럭서스 본부에서 운명처럼 백남준과 재회한다.

한동안 일방적이었던 구보타의 연모와 그리움은 그들을 연인 사이로 발전시킨다. 백남준과 구보타의 관계를 깊어지지만 한 여자의 품에 들여앉히기에 백남준은 너무나 자유로운 사람.

결국, 백남준과의 관계를 포기한 구보타는 작곡가 데이비드 베어먼의 끈질긴 구애를 받아들여 첫 번째 결혼을 하는데….

‘나의 사랑, 백남준’은 연인으로, 아내로, 예술적 동반자로 故 백남준(1934~2006)과 40여 년을 함께한 구보타 시게코(久保田成子, 73) 여사의 생생한 육성을 담아냈다.

백남준은 일본, 독일, 미국, 한국 등을 무대로 활동했던 세계적인 예술가였지만 이제껏 그에 관한 전기적 사실이 제대로 정리된 적은 없다. 이 책에서는 백남준과 거의 반평생을 보낸 아내의 회고를 통해 미처 알려지지 않았던 백남준의 행적과 흔적을 찾아 그의 삶을 재구성한다.

‘비디오 아트의 창시자’라는 명성 뒤에 가려진 백남준의 가난, 외로움, 좌절의 장면까지 상세히 그려냈다.

또 어린아이 같은 천진함에 유쾌하고 낙천적인 정서를 갖춘 사람이었던 모습, 비상한 기억력의 소유자였지만 지독한 건망증이 있던 인간적인 면모를 담아냈다.

아울러 구보타의 회고는 ‘추상’으로 머물던 백남준의 작품세계에 살을 붙이고 온기를 불어넣어 그의 예술에 더욱 풍성한 이야기를 제공한다. 또 1960년대 아방가르드 문화운동과 비디오 아트 등과 관련된 일화들은 생생함을 더한다.

이 밖에도 ‘버자이너 페인팅’의 진짜 기획자, 조지 마키우나스와 오늘날 소호의 탄생, 10년간 결혼만은 한사코 거부하던 백남준이 돌연 구보타 시게코에게 청혼한 까닭, 1998년 백악관 만찬장에서 벌어진 일, 간호사 스티븐과 도난당한 작품에 관한 이야기 등 세간에 알려지지 않은 몇 가지 일화들과 90여 컷의 자료 사진은 흥미를 더한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