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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특집] ‘강화경제’ 피서철 목함지뢰로 초토화

강화군 최악 경기 침체 주민들 한숨

 

민족의 성지로 불리는 인천시 강화군이 최악의 경기 침체로 말미암아 주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올해 들어 관광객이 가장 많이 찾는 봄철에는(4월 8일) 구제역 발생으로 인해 모든 축제가 취소되고 강화로 진입되는 국도와 지방도에서 차량소독과 통제가 실시되면서 ‘강화는 가서는 안 되는 섬’으로 인식되어 내방객의 발길이 끊겼다. 이로 말미암아 진달래 축제시기에는 강화내륙지역이 밀려드는 손님으로 경제 호황을 누렸으나 찬물을 맞았고, 쭈꾸미와 병어 및 밴댕이 등 한철 특수를 누렸던 수산물 취급 횟집들이 폭탄을 맞아 예년의 10%도 안 되는 매출로 한숨지었다.

구제역이 성공적으로 차단되고 본격적인 피서철로 접어들면서 해안가와 해수욕장을 중심으로 상권이 활성화되고 방학을 맞은 학생들과 휴가를 얻은 관광객들의 강화도 전적지와 갯벌체험 등에 대한 발길이 꾸준히 증가 하면서 강화경제의 침체기가 끝난 듯 했다. 그러나 지난달 31일 북한지역의 폭우로 경기도 연천과 강화도 해안에 ‘목함지뢰’가 떠내려 오면서 강화도는 다시 한번 폭격을 맞았다.<편집자 주>

해안지역에 대해 주민 출입 통제가 실시되고 연일 매스컴에서 지뢰 수색 병사들의 모습이 방영되며 목함지뢰 발견 소식이 전해지면서 밀려들던 관광차와 동막, 민모루, 주문도 해수욕장을 찾던 피서객 행렬이 자취를 감췄다. 일순간 강화의 식당과 횟집과 구멍가게까지 손님의 발길이 끊기고 매출은 50%이하로 급감했다.

그동안 발견된 목함지뢰가(8일 현재) 91발에 이르고 또다시 지난 7일 북한지역의 폭우로 대량의 지뢰가 떠내려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번 여름은 더위만큼이나 강화도를 힘들게 하는 악재가 되고 있다. 강화군은 이러한 문제를 완화키 위해 지난 4일과 5일 강화도 모든 해수욕장에 높이 3m, 길이 300m의 지뢰차단 그물막을 설치하고 해수욕장의 안전성을 홍보하고 있으나 이미 타 지역으로 발길을 돌린 피서객들의 숫자는 늘지 않고 있고, 언론에서 보도되는 사례는 위험성을 계속 강조해 올 여름 특수는 끝났다는 게 주민들 시각이다.

강화 본섬에서 석모도와 주문도 등을 운항하는 삼보해운 문영수 전무의 말에 따르면 “승선인원이 예년의 몇분의 일로 준 것이 아니라 휴가 군인들을 제외하면 기존주민들 조차 없는 형편”이라며 “지뢰 사건 이전에는 차량과 승객이 넘쳐 났는데 요즘은 거의 빈 배로 다니는 꼴”이라고 걱정을 털어놓았다. 또한 강화군 화도면 동막리 리장 박성원씨에 따르면 “밤낮 없이 피서객이 넘쳐나던 해수욕장이 평소처럼 한산하다”며 “인근 식당과 상점들이 여름 한 철 장사로 일년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손님이 없어 근심만 쌓인다”고 걱정했다.

이러한 현상은 삼산면의 민모루 해수욕장과 주문도, 말도 등은 말할 것도 없고 강화도 내륙과 해안도로변의 모든 곳에 똑 같은 크기의 파장을 몰고 오고 있다.

식당 경영주 K모(56)씨는 “강화가 민족의 성지인데 지금은 험지가 된 것 같다”며 “올해 들어서는 인건비와 가게세 등도 지급하기 어려운 적자 운영이었다”고 울상을 지었다.

한편 강화군관계자는 “해수욕장에 지뢰차단 그물막 등을 설치하고 피서객 유치에 나서고 있으나 이에 대한 대국민 홍보가 여의치 않다”며 “하루빨리 사태가 안정돼 가을철에라도 강화도가 수도권 제일의 문화관광 유적지로서의 명성을 회복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밝혔다.

◆강화주민들 위기사태 때 군의원 및 공무원 태도 비난

강화군민들은 최근 목함지뢰로 인한 지역경제 추락과 관련해 강화군 공무원들의 태도와 군의회의원들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달 31일 목함지뢰 사건이후 강화군 전체 상권이 추락하고 주민들이 시름에 빠졌으나 군과 군의회는 일상적 업무로만 인식하고 주민 위안이나 대책마련 등에 소홀했다는 인식에서다.

특히 강화군은 목함지뢰 발견 후 마을별 스피커 방송과 주민홍보를 통해 해안가 접근을 하지말라는 계도만 해 주민들의 불안을 증폭시켰으며 이는 곧바로 관광객들에게도 전파돼 서둘러 강화를 떠났고 목함지뢰 발견 닷새 후에야 그물막을 설치하는 등 초동대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다.

특히 군의회는 이러한 사태가 벌어졌음에도 의회차원의 논의가 없었고 주민 격려행위도 없었으며 심지어 해수욕장 그물막 설치 때도 의원들은 한 명도 나타나지 않아 이를 두고 선거때 ‘주민의 심부름 꾼이 되겠다’고 한 말이 헛 공약이었다고 분개했다.

또한 공직자들도 지난 구제역 당시에는 밤을 새워 주민과 함께 해 주민들로부터 칭송이 자자했는데 이번에는 다수의 간부 공무원과 일반실무직 직원들도 예정대로 모두 휴가를 실시해 사안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위민행정’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대해 군관계자는 “직원들의 여름 휴가를 실시하지 않을 수도 없고 또 군에서 취해야할 조치에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니어서 예정대로 휴가를 실시했다”며 “군에서는 부군수를 중심으로 대책회의를 열고 그물막 설치 등 주민 안전조치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강화읍에 거주하는 L모(52)씨는 “(지난 선거에서) 잘 사는 강화, 주민을 주인으로 모시는 행정과 군의회가 되겠다고 철썩 같이 약속 했으면서도 정치적 약속을 소홀히 하는 선출직 공직자들은 정말 반성해야 하고 이러한 사태 발생시 지도력을 발휘해 주민과 함께 아파하고 위로하며 대책마련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니냐”며 “쉴 거 다 쉬고 저 찾아 먹을 거 다 먹는다면 그게 무슨 위민이고 봉사냐”고 울분을 토로했다.

또한 화도면에 거주하는 K모(76)씨는 “강화군 공무원들이 정말 주민을 위하는 마음이 있고 주민이 어려울 때 함께 한다는 정신이 있다면 ‘함께 한다’는 의미로라도 휴가실시를 미뤘어야 했다”며 “특히 군의원들은 의회 차원의 회의라도 실시해 주민을 위한 대책 마련 등을 해야 하는데 어려울 때는 쏙 빠지고 생색 내는데는 얼굴을 내밀고 있다”고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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