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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대기업 비리백태, 당신은 자유로운가?

재산 대물림 위한 정·재·관·언론계 장악 로비 진풍경 담아
조정래 작가, 그들 지지했던 우리시대 일말의 책임도 되물어

허수아비춤

조정래 글|문학의문학 /448쪽|1만2천원.

올해로 등단 40주년을 맞은 조정래 작가가 ‘오, 하느님(사람의 탈)’ 이후 3년 만에 장편소설 ‘허수아비춤’을 출간했다.

이 소설은 우리 시대의 큰 화두인 성장의 빛과 그늘을 섬세한 필치로 그려냈다. 이 땅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기업 비리와 천민 자본주의를 신랄하게 파헤친 장편.

업계 2위인 일광그룹 소속 강기준 실행총무가 비자금 문제로 실형을 살고 나온 그룹 총수로부터 라이벌인 일류 태봉그룹처럼 ‘회장 직속 정보 조직체’를 꾸리라는 특급 지령을 받는다.

강기준은 자신의 대학 선배이자 태봉그룹의 1급 첩보원인 박재우를 스카우스 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100억 스카우트 보너스와 스톡옵션을 요구했다는 소문이 설왕설래하는 가운데 일광그룹에 영입된 박재우는 곧바로 그룹 내 사장급에 해당하는 기획총장에 임명된다.

첫 임무로 그룹의 태평성대는 물론, 정·재·관계와 언론계를 장악해 재산 상속과 그룹 승계를 마무리 지을 수 있는 업부를 전담하는 ‘문화개척센터’의 판을 짜는 전방위적 로비 작업에 들어간다.

그 레이더망에 걸린 검사와 국정원 국장, 정부 서기관과 7급 세무공무원, 언론가 사주까지 떡 주무르듯 펼쳐지는 ‘무한 감동 로비’는 예술의 경지에 달한다.

그렇게 꾸려진 ‘문화개척센터’의 어마어마한 비밀금고에서 치러지는 한가위맞이 떡값 봉투 작업은 진풍경을 이루는다….

조 작가는 ‘허수아비춤’을 통해 미완의 ‘정치민주화’ 시대를 넘어 자본과 분배의 원칙이 올바르게 지켜지는 ‘경제민주화’ 시대로의 전화이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고 말한다.

시민 세력들이 단결해 옳지 못한 기업에 대해서는 불매운동을 벌이고, 부패하고 타락한 조직은 투명하고 깨끗하게 정화시켜야 한다. 또 그 중추 세력은 양심과 도덕성이 뒷바침 된 시민사회단체임을 강조했다.

또 단순히 대기업과 권력자들의 비리만을 풍자한 것이 아니라, 그들을 믿고 지지해 준 우리의 선택이 과연 옳았던 것인가를 되묻는다.

이 책은 우리 시대의 자화상을 불편할 정도로 적나라하게 들여다보며, 정의가 물결치는 인간답게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대안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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