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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가는농업경영인] 33. 평택 소사뜰쌀 ㈜친환경쌀농업회사법인 윤상연 대표

250여 벼농가 ‘땀의 결실’맛과 영양 ‘가치 높인다’

 

“평택 소사뜰쌀 밥맛이 전국에서 최고입니다.”

가을이 익어가는 10월 어느 날 소사뜰 앞에는 누렇게 익은 벼가 고개 숙인 채 작렬하는 햇살을 머금고 있었다.

지난 1995년부터 평택시 소사동 384에서 쌀 도정공장을 운영해온 ㈜친환경쌀농업회사법인(www.sosadori.co.kr) 윤상연(52) 대표이사를 만났다.

수더분한 옷차림과 외모가 우선 편했다. 그의 평범한 미소 속엔 소사뜰쌀을 전국 최고 브랜드로 키워내겠다는 자부심과 강인한 의지가 배여 있었다.

지금은 벼농사를 짓지 않지만 그는 원래 농부였다. 당시 20년 전 이곳에서 모를 심으며 가을에는 추수 준비에 시간가는 줄 몰랐단다. 그래도 당시 쌀 가격은 괜찮았다. 쌀 한가마면 네 식구가 석 달 이상은 편히 먹고 살았으니 말이다.

그런데 쌀 가격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그의 표정이 갑자기 어두워졌다. “농협이 뭐하는 곳입니까. 농민들이 힘들게 생산한 쌀을 수매하면 그걸 다시 대형마트에 덤핑으로 처리해버려요. 그러니까 쌀 가격이 더 떨어질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는 주먹으로 가슴을 세 번 쳤다. 이유는 농협이 못해서가 아니라, 이 나라 이 땅에서 쌀 농사짓는 농업인들이 불쌍해서다.

1년 농사를 지어서 제대로 된 값을 받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 보니 빚만 잔뜩 업고 농협에 대출 이자를 물어줘야 한다. 올해 쌀 가격이 지난해보다 20% 가까이 떨어졌다. 농협의 수매가 현황을 전년도와 비교해봐도 전체적으로 떨어지고 있다. 선도금이라는 명목으로 농민들에게 돈을 쥐어주지만 그마저도 최종 가격이 결정되면 농민들은 한 숨 밖에 내쉴 것이 없다. 인건비라도 떨어져야 하는데, 더 이상 쌀을 재배해봐야 국가에서 인정해 주는 것도 아니다. 농림수산식품부는 내년부터 향후 3년 간 쌀 재배 면적을 해마다 4만㏊ 줄이기로 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농협의 올바른 역할 정립과 궤도 수정이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요즘 농촌에서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윤 대표는 “저의 도정 공장에만 평택 250여 벼 재배 농가와 계약재배로 쌀을 공급받습니다. 그렇지만 농민들의 하소연을 들으려니 정말 답답하기 짝이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그래도 그는 희망이 있다. 소사뜰쌀의 브랜드가 인지도와 고객망을 넓혀가고 있기 때문이다.

또 계약 재배하는 농민들이 그를 믿고 신뢰하기 때문에 쌀 물량 확보도 여유가 있다. 이러다보니 그의 쌀은 인터넷 홈페이지와 평택시내 초·중·고등학교 급식용으로 공급되고 있다.

인터넷을 통한 그의 쌀 판매 전략은 철저한 고객 프렌드리다. 그는 농업인이지만 아이폰을 갖고 다닌다. 현장 어디에서나 인터넷에 접속해 수시로 고객의 주문 요청을 접수 받고 쌀을 전국 어디든 보낸다.

이처럼 소사뜰쌀의 반응이 좋은 것은 햅쌀 특유의 달달한 맛 때문이다. 밥솥에서 다 익으면 밥이 찰지고 빛깔이 매우 선명해 식욕을 키운다.

쌀 재고 증가와 수요 감소로 국내 쌀 산업 경쟁력이 갈수록 약화되고 있는 요즘 소사뜰쌀은 마케팅 능력을 키우고 맛으로 승부를 펼쳐 고지에 다가서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의 성공도 지난 1970년대 고생이 없었으면 이뤄질 수 없는 것이다. 40년 이상 쌀 분야에 종사해온 윤 대표는 이렇게 쌀을 통해 현실을 개척하고 미래를 밝히는 경기도 대표 농업전문경영인이다.

쌀 소비가 워낙 떨어지다 보니 요즘 정부는 물론이고 지자체에서도 갖가지 묘안을 짜내고 있다.

윤대표가 속해 있는 평택시가 조만간 평택쌀을 원료로 천연 막걸리 제조 공장을 설립할 계획이다. 오성과 청북, 소사 3곳에 막걸리 공장이 들어서면 쌀 소비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지 않을까라는 기대 때문이다.

정부가 북한에 쌀 5천 톤을 지원하기로 한 것도 말이 많았다. 윤 대표는 북한 쌀 보내기 찬성론자다. 왜냐하면 재고량을 감소시켜야 쌀 가격이 오를 수 있으니 말이다.

윤 대표는 “그래도 같은 핏줄이자 동포 아닌가요. 전투용으로 전용되지 않고 굶주린 북한 주민에게 남한 쌀, 평택 쌀이 제대로 전달된다면야 좋은 일 아니겠습니까? 쌀은 더 보내야 합니다. 그래야 우리 농민들이 웃을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윤 대표의 쌀에 대한 사랑과 열정은 스스로도 밝히듯 끝이 없었다. 다만 쌀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 당국이 진정으로 농민을 위한 쌀 농정을 펼쳤으면 하는 바램만 가슴 한 구석에 묻어두고 있었다.

그는 한 때 쌀 도정으로만 한해 70억 원의 매출을 올린 적도 있었다. 지금은 20억 원 가까이 줄었지만 그래도 앞으로 쌀 도정 및 가공 분야에 대한 전망은 밝다고 자신했다. “믿음과 품질 높은 소사뜰쌀이 농수산물 홈쇼핑 채널에 공급을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인터넷과 홈쇼핑을 통해 맛이 뛰어난 소사뜰쌀, 평택쌀을 전국에 알려나가겠습니다.” 문의: ☎(031)651-4706

※인터뷰

 



소통으로 고객 확보… 농민들에 도움됐으면

- 소사뜰쌀의 경쟁력은 무엇인가.

▲ 무엇보다 수분 함유량을 절묘하게 조합해 15% 안팎으로 맞췄다. 이렇게 해서 도정 시설을 통해 가공하면 빛깔과 맛이 우수한 쌀이 나오는 것이다.

특히 평택 땅은 쌀 농사에 적격이다. 소사벌의 소사뜰쌀은 소비자와 상호 커뮤니케이션하고 있다. 1년 365일 1일 24시간 말이다.

- 소사뜰쌀이 학교 급식에 공급되고 있는데.

▲ 교육청과 학교에서 요청이 오고 있다. 소사뜰쌀로 밥을 지으면 학생들에게 균형있는 영양 공급이 가능하다. 소사뜰쌀에 들어있는 풍부한 섬유질과 미네랄, 탄수화물, 수분이 절묘하게 조화를 이뤄 성장기 청소년에게 사랑받고 있다.

앞으로 쌀을 요청하는 학교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 앞으로의 계획은.

▲ 크게 욕심을 내지 않겠다. 다만 인터넷과 홈쇼핑 채널을 통해 소사뜰쌀의 마케팅과 소비처 확보에 더욱 노력할 것이다.

이렇게 되면 결국 쌀 재배 농민들이 좋은 것이다. 농협에 주지 않고도 충분히 좋은 가격에 소사뜰 도정 공장으로 쌀을 공급하는 농민들이 점차 늘어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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