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6.23 (일)

  • 구름많음동두천 25.1℃
  • 흐림강릉 22.8℃
  • 흐림서울 25.0℃
  • 흐림대전 23.4℃
  • 흐림대구 26.3℃
  • 흐림울산 23.8℃
  • 흐림광주 23.1℃
  • 흐림부산 22.9℃
  • 흐림고창 23.0℃
  • 흐림제주 22.6℃
  • 구름많음강화 25.5℃
  • 흐림보은 22.9℃
  • 흐림금산 22.3℃
  • 흐림강진군 23.8℃
  • 흐림경주시 25.4℃
  • 흐림거제 22.7℃
기상청 제공

‘후계자 가뭄’ 타들어간 농심

도내 농업인 2세 도시문화 익숙 영농 회피
작년 후계인 신청 179명… 양평군은 4명뿐
일손부족 문제 여전 자녀 이탈현상 과제로

“자식들이 힘든 농사일이 싫어서 떠나다보니 언제까지 농사를 지을 수 있을지 걱정입니다.”

양평군 양평읍 공흥1리에서 30년 째 양봉업을 해온 농업인 주찬일(58)씨. 그는 요즘 하나뿐인 아들(27)만 생각하면 속이 부글부글 끓어오른다. 양봉업 특성상 후계자를 빨리 선정해야 하지만 아들의 반대로 일찌감치 물거품이 됐다. 특히 양봉 체험장 등 사업 계획도 일찌감치 세웠지만 그는 이미 포기한 상태다.

한 동안 후계자 물색을 하던 주씨는 결국 종친의 자녀 중 한 명을 삼고초려했다.

주씨는 “양봉이 위험하고 힘들지만 보람도 커 자식에게 권유해 왔지만 소용없다”며 “대신 아들은 일찌감치 그래픽 디자이너가 돼 독립해 살고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파주시 적성면에서 화훼업에 종사 중인 농업인 채원병(57)씨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외동딸을 둔 그는 태어나 줄곧 농사만 지어온 딸(29)이 아직까지 반려자를 만나지 못해 고민에 빠져 있다.

그는 “딸이 농장에만 있다 보니 결혼 계획도 세우지 못하는 실정”이라며 “이대로 가다간 농사일을 언제까지 할지도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도내 농업인들이 2세 자녀들의 영농 분야 종사 기피 현상으로 영농후계자 선정에 골치를 앓고 있다.

어릴 때부터 힘든 농사일을 해온 부모 세대를 지켜봐온 이들 2세들은 안락한 도시 문화에 길들여져 있다.

또한 서울로의 접근성이 좋아 취직하거나 해외 유학을 가면 좀처럼 국내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용인시 백암면에서 육계 농장을 해온 농업인 정모(53)씨의 경우 아들을 호주로 유학 보내 해마다 수 천 만원의 등록금을 대줬다. 하지만 정씨 아들은 졸업 후 현지에서 취직했고, 결혼까지 했지만 아버지의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이러다보니 정씨는 육계농장을 언제까지 운영할지 장담 할 수 없어 농장을 매각할 생각을 해본적도 한두 번이 아니였다.

실제 통계도 이 같은 현상을 뒷받침하고 있다. 1일 통계청과 경기도의 집계결과 지난해 도내 영농후계인은 179명으로 2008년 188명보다 오히려 줄었다. 양평군의 경우 지난해 영농후계인 신청자는 고작 4명으로 지난 1990년대 한해 평균 30~40명이던 수준과 비교하면 90% 가량 감소했다.

경기도 농정국 관계자는 “최근 귀농 붐이 일고 있지만 여전히 농촌의 일손 부족과 2세 자녀의 이탈 현상은 농업인들에게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