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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이 색깔이라면

아마도 흰색일 게다

아직 채색되지 않은 신(神)의 캔버스

산도 희고 강물도 희고

꿈꾸는 짐승 같은 내 영혼의 이마도 희고



1월이 음악이라면

속삭이는 저음일 게다

아직 트이지 않은 신(神)의 발성법(發聲法)

가지 끝에서 풀잎 끝에서 바람은 설레고



1월이 말씀이라면

어머니의 부드러운 육성일 게다

유년의 꿈길에서 문득 들려오는 그녀의 질책

“아가, 일어나거라, 벌써 해가 떴단다”



아, 1월은

침묵으로 맞이하는 눈부신 함성



 

시인소개: 1942년 5월 2일 전남 영광 출생,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미국 버클리대학교 방문교수, 1968년 시 ‘잠 깨는 추상’ 데뷔, 은관문화훈장, 제4회 김삿갓문학상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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