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스피싱(전화사기)에 속아 1천만원대 피해를 입은 80대 고객이 추가로 4천만원을 송금하려다 우체국 직원의 기지로 추가 피해를 막을 수 있게 돼 화제다.
23일 경인체신청에 따르면 지난 18일 A씨(83)는 경찰청을 사칭하는 사기범에 전화를 받고 “00은행으로 입금하면 높은 금리를 준다”는 말에 속아 군포우체국을 찾았다.
A씨는 우체국의 정기예금 4천만원을 해약해 사기범이 일러준 계좌로 송금하려했으나, 만기일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이상히 여긴 이향숙(48·여)대리가 시간을 끌며 보이스피싱 사례를 꼼꼼히 설명했다.
때마침 사기범으로부터 전화가 걸려와 이 대리는 딸 행세를 하며 “누구냐? 나한테 얘기하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기범은 “상관말라”는 말과 함께 전화를 끊어버리고, 다시 A씨에게 전화해 “좋은 기회 놓치면 안 된다. A씨의 돈이니 딸에게 말하지 말고 빨리 보내라”며 송금을 재촉했다.
이에 보이스 피싱을 확신한 이 대리는 A씨에게 “혹시 우체국에 오기 전 다른 금융기관에서 돈을 보내지 않았느냐”고 물었고 A씨는 “00은행에서 1천100만원을 송금했다”고 말했다.
이후 이 대리는 00은행에 확인한 결과 사기범에게 송금한 계좌는 벌써 1천100만원이 인출된 상태였지만 다행히 추가 피해는 막을 수 있게 된 것.
A씨는 다음날 우체국을 찾아 이 대리에게 “은행에서 1천100만원은 사기를 당했지만 우체국 직원이 아니었다면 4천만원도 날릴 뻔했다”며 감사의 뜻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