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앞두고 택배 물량이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4일 도내에 많은 눈이 쌓여 택배회사에 비상이 걸렸다.
26일 도내 우체국과 택배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제역 여파 때문에 선물로 귀향인사를 대신하려는 시민들의 소포와 택배가 급증해 지난해 설에 비해 평균 20~30% 증가했다.
하지만 지난 23일 오후부터 24일까지 도내 평균 9.1㎝의 눈이 내린 가운데 오전 평균 기온이 영하 11도까지 내려가면서 도내 곳곳에 주택가 및 이면도로 등에 빙판길이 만들어졌다.
이에 일부 도로와 주택가, 오지에 쌓인 눈이 낮에도 영하권 기온으로 얼어붙으면서 택배회사들이 배송에 차질을 빚고 있다.
특히 비탈길이나 좁은 골목의 경우 오토바이와 택배 차량의 진입이 어려워 배송기사들이 다치는 사고까지 발생하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24일 수원우체국에 근무하는 집배원 K씨와 Y씨는 각각 자신의 배달구역에 설날 선물세트를 배달하던 중 얼어붙은 골목길에 미끌어져, 발목인대와 허리를 다쳐 인근병원으로 긴급 후송돼 각각 전치 6주와 8주의 진단을 받았다.
수원우체국 김석규 소포실장은 “최근 들어 구제역과 한파로 작년 설보다 택배물량이 20~30% 이상 많아 일손이 부족한데, 영하의 날씨로 아직도 골목 곳곳이 빙판길이라서 집배원들이 배송하는데 어려움이 많다”고 호소했다.
이밖에 빙판길에 택배차량이 미끄러지는 등 차량사고도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 25일에는 수원시 우만동1동 주택가 골목길에서 미끄러져 택배차량이 전봇대에 부딪치는 사고가 발생했고, 24일에도 안양 호계동 주택가에서 택배차량이 택시와 충돌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도내 한 택배업체 관계자는 “비교적 제설이 잘 된 주요 도로는 교통에 큰 지장이 없지만 주택가 골목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쌓여 있는 곳이 있어 배송에 큰 차질을 빚고 있어 차량에 스노우체인을 장착하고 추가 인력을 투입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워낙 도로사정이 안좋아서 택배기사들에 사고가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날씨가 지속될 경우 설 물량 배송이 순차적으로 지연될 수밖에 없다”며 “한창 바쁠 때 뛰어다녀도 모자른데 날씨가 좋지 않아 걱정”이라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