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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한편의 시] 설날 아침에

매양 추위 속에

해는 가고 또 오는 거지만

새해는 그런대로 따스하게 맞을 일이다.



얼음장 밑에서도 고기가 숨쉬고

파릇한 미나리 싹이

봄날을 꿈꾸듯

새해는 참고

꿈도 좀 가지고 맞을 일이다.



오늘 아침

따뜻한 한 잔 술과

한 그릇 국을 앞에 하였거든

그것만으로도 푸지고

고마운 것이라 생각하라.



세상은

험난(險難)하고 각박(刻薄)하다지만

그러나 세상은 살 만한 곳

한 살 나이를 더한 만큼

좀 더 착하고 슬기로울 것을 생각하라.



아무리 매운 추위 속에

한 해가 가고

또 올지라도

어린것들 잇몸에 돋아나는

고운 이빨을 보듯

새해는 그렇게 맞을 일이다.



 

시인소개: 1926년 11월 5일 경북 안동 출생. 1955년 현대문학에 시 ‘성탄제’ 데뷔. 2007년 제8회 청마문학상, 2005년 제2회 이육사 시 문학상 수상. 현 고려대 영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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