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시의회 보사환경위원회 소속 시의원들이 21일 오후 구제역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동남아지역으로 해외연수를 떠나 물의를 빚고 있다.
특히 구제역에 따른 축산농가의 고통을 함께 하자는 인식이 확대되면서 시민들도 해외여행을 자제하고 있는 시점에 최초 구제역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동남아지역으로 시의원들이 단체여행을 떠나자 시민들의 비난이 커지고 있다.
21일 시의회에 따르면 보사환경위원회 소속 시의원 7명은 공무원 2명을 대동하고 이날 5박7일간 일정으로 싱가폴과 말레이시아로 해외연수를 떠났다.
이들에 소요예산은 1인당 216만원으로 총 1천944만원으로 동남아지역 단체여행 경비로는 상당히 비싼 액수다보니 여행사 선정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이들 의원들에 해외 연수 명분은 선진 보육시설과 교육시스템, 요양센터에 대한 벤치마킹이지만 말레이시아의 보육시설이 과연 벤치마킹할 수준이 되느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 17일 안양시 공무원노조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열 받는 시민’이라는 닉네임으로 “지나가는 X한테 물어보시오. 싱가폴과 말레이시아가 복지선진국인지… 제대로 알고 의정활동 하시오”라며 비난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의원들에 연수일정에는 노인요양시설과 어린이 보육시설 방문, 학교 두 곳 방문 등의 일정을 빼면 대부분이 관광으로 짜여있다.
일정 가운데 문화답사 명목으로 머라이언 공원, 왕궁, 이슬람사원, 바투동굴, 센타사 섬 방문 등 관광 일색이다.
의회사무국 관계자는 나름대로 많은 걸 고려해서 일정을 짰다며 구제역 파동과 관련 시기가 부적절하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대답을 회피했다.
하지만 시의원들이 해외연수를 떠난 21일에도 이미 청정지역인 충남 태안군 안면도에서 새로 구제역이 발생하고 울산에서 구제역 추가의심 신고가 들어오는 등 구제역 여파는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있다.
정부에서도 구제역 발생 지역으로 해외여행을 자제해 달라는 안내문을 발표하고 있지만 안양시의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해외여행을 강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