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31 (수)

  • 구름많음동두천 25.5℃
  • 맑음강릉 30.4℃
  • 흐림서울 27.0℃
  • 구름많음대전 26.2℃
  • 맑음대구 25.4℃
  • 맑음울산 25.7℃
  • 구름많음광주 27.1℃
  • 맑음부산 27.4℃
  • 맑음고창 25.9℃
  • 맑음제주 27.1℃
  • 구름많음강화 24.6℃
  • 구름많음보은 24.1℃
  • 맑음금산 24.3℃
  • 구름조금강진군 25.6℃
  • 맑음경주시 26.0℃
  • 맑음거제 26.6℃
기상청 제공

국화도에 울려 퍼진 흥겨운 노랫가락 '늦더위 싸악~'

살풀이 부채춤 장고춤 탈춤 등 공연
음악·무용에 손장단 맞추며 환호성
사물놀이 무대선 모두 일어나 하나돼

 

■ 도문화의전당 무용단 국화도 순회공연

화성 궁평항에서 배로 40분, 당진 장고항에서 배로 20분 거리에 위치한 화성시 우정읍 국화리 ‘서해바다에 아름다운 꽃처럼 피어난 섬’이라는 뜻의 국화도.

국화도와 형제처럼 나란히 떠 있는 토끼섬 사이에는 바닷물이 합류되는 지점이 있다. 이 지점은 썰물 때가 되면 물이 양쪽으로 갈라지면서 두 섬을 연결해 주는 ‘만남의 길’이 생겨난다.

두 섬을 이어주는 이 길처럼 국화도 주민들과 문화를 연결해 주는 ‘만남의 길’이 지난 1일 활짝 열렸다.

그 길은 바로 경기도문화의전당 산하 도립무용단이 공연을 접할 기회가 적은 낙도 주민들을 위해 마련한 분교투어 프로젝트 ‘춤 사람 큰 희망’ 순회공연.

마을주민과 섬을 방문한 관광객 40여 명은 이날 1995년 폐교 후 현재 마을회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우정초교 국화분교 2층에서 모여 흥겨운 마을 잔치를 벌였다.

에어컨 수리공이 불의의 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마을 회관 내부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땀이 흐를 정도로 무더웠지만, 삼삼오오 모인 마을주민이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에선 무더움 따위는 저 멀리 창 밖으로 사라져버린 듯 했다.

오후 6시40분부터 살풀이(정은하), 부채춤(고은심), 초립동(김지은), 진도북춤(김용범), 민요(이윤경, 박진하), 장고춤(나신영), 탈춤(김용범, 박눈실, 정은하), 사물놀이(이용문, 국철민, 이규석, 길준섭, 강구철) 순으로 진행된 공연은 주객이 따로 없을 정도로 신명나는 무대로 꾸며졌다.

살풀이를 통해 흩날리는 흰색 천은 공연자와 관람객의 마음을 하나로 이어주는 듯 했고, 화려하고 아름다운 부채 춤사위는 후끈 달아 오른 마을회관 분위기를 시원하게 만들어 주었다.

음악과 무용에 손장단을 맞추고 박수를 치고 환호성을 지르며 공연에 호응하는 이들의 모습은 그 어떤 수준 높은 관람객 못지 않았다. 진정 공연을 즐기고 있다는 것이 그대로 전해졌다.

특히 마지막으로 펼쳐진 사물놀이 무대에서는 너나할 것 없이 자리에서 일어나 사물놀이 장단에 몸을 맡겼다.

경기도립무용단 송종표 기획실장은 “공연장소와 무대 장치 등이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공연을 즐기시는 어르신들과 관광객들을 볼때마다 항상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문화 소외계층과 소외지역을 직접 찾아가는 공연을 계속해 진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인터뷰] 관광객 정석원-안나 커플

“한국의 전통소리 좋아요”

“한국의 전통소리와 장단, 너무 좋아요~~”

지난 1일 국화도에서 펼쳐진 경기도립무용단의 분교투어 순회공연에 뜻밖에 관객이 찾아왔다.

1박2일 일정으로 국화도에 왔다 우연히 공연 소리를 듣고 마을 회관으로 발걸음을 옮긴 정석원(27)-안나(22) 커플이 그 주인공.

러시아 출신인 안나 씨와 평택에 살고 있는 정 씨는 서로 약혼한 사이로, 한국의 문화와 관광에 관심이 많은 약혼녀를 위해 국화도를 방문한 것.

안나 씨는 공연 내내 약혼자에게 공연에 대해 물어보는 등 많은 관심을 보였다. 신기해 하면서도 즐겁게 공연을 관람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의 전통 소리를 들으면 그냥 기분이 좋아져요. 너무 좋습니다. 러시아에도 이같은 공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가 많았으면 좋겠어요.”

그녀는 약간 격앙된 톤으로 말했다.

정석원 씨는 “국화도에서 이러한 공연을 볼 수 있다는 자체가 색다른 경험이었다”며 “문화나 공연을 접할 기회가 적은 소외지역을 직접 찾아다니며 공연을 하는 ‘찾아가는 공연’을 자주 접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인터뷰] 명하섭 국화도 이장

 


“내년에도 공연 기대해요”

“마을 주민 여러분, 수원에서 직접 찾아온 경기도문화의전당 도립무용단 공연에 많은 참석을 부탁드립니다.”

공연이 시작되기 전 마을회관 마이크를 통해 공연 홍보에 열을 올리는 명하섭(54) 국화도 이장.

그는 지난해 3월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국화도를 직접 찾아와 공연을 하겠다는 소리를 듣고 반신반의했다. 주민들의 반응이 시원찮을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의 예측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마치 마을 잔치를 하는 것 마냥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공연을 관람해 좋았다는 마을 사람들의 전언을 들은 그는 올해도 전당과의 공연에 무척 적극적이었다.

이렇게 인연을 맺는 그와 국화도 주민들은 지난해 11월과 올 5월 전당 초대로 수원을 방문하기도 했다.

“주민들이 좋아하기만 한다면 이장으로서 이보다 기쁜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국화도를 위해 전당에서 찾아와 주시는 것만으로도 저는 감사하지요.”

그는 이어 “한가지 바라는 점이 있다면 이러한 공연이 일회성으로 끝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라며 “1년에 한 번이라도 공연을 가져 국화도 주민들이 문화 및 공연에 대한 흥미를 잃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