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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생각에 잠 못드는 ‘하우스푸어’

집값 급등 당시 대출 끼고 구매 400만명 추산
최대 40% 하락…급매물조차 거래전무 ‘울상’

“집값은 하루 하루 떨어지고 대출이자 부담에 집을 팔고 싶어도 손실이 너무 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입니다”

용인의 한 자동차 제조업체 임원인 최 모(56)씨는 집 생각만 하면 매일 밤잠을 설친다. 최 씨는 지난 2007년 1월 용인시 수지의 150㎡ 아파트를 8억 원에 샀다. 집값 중 6억 원을 은행에서 빌렸다.

최 씨는 은행 이자로 월급의 30%인 220만원을 매달 꼬박꼬박 내고 있지만 아파트 값은 날이 갈수록 곤두박질치고 있다.

2006년 분양한 이 아파트의 당시 분양가격은 5억7천만 원이었고 매입한 이후 10억 원까지 시세가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2009년 외환위기 이후 집값이 지속적으로 하락, 현재 이 아파트의 시세는 분양가 이하로 떨어진 상태다.

최 씨는 “구입 당시 아파트 광풍이 불어 최소 2배이상 벌 수 있다는 사회 분위기속에 고금리의 은행 대출까지 끼고 구입했지만 현재는 분양가보다도 못한 가격에 급매물이 나오는 걸로 알고 있다”고 토로하고 “‘더 오르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지금까지 왔지만 언제까지 이 상황을 버틸 수 있을 지 모르겠다”라며 긴 한숨을 내쉬었다.

이처럼 아파트 가격상승을 기대하며 대출을 끼고 무리하게 아파트를 구입한 뒤 대출 이자를 견디지 못하고 아파트 가격을 낮춘 채 급매물을 내놓는 ‘하우스 푸어’족이 늘어나고 있다.

3일 부동산114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은행 대출을 끼고 아파트를 구매한 하우스 푸어는 400만가구가 넘을 것으로 추산했다. 이들은 서울·수도권에서 집값이 가장 비쌌던 2006~2007년 은행 대출로 집을 산 사람이 대부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본보 취재진이 도내 주요지역을 대상으로 2006년 분양한 아파트 매매가격을 조사한 결과 지난달 용인시 수지의 A아파트는 150㎡ 5억7천만 원, 85㎡ 4억7천만 원에 수원시 팔달구의 B아파트는 123㎡가 4억6천만 원에 각각 거래됐다.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2007~8년 당시 각각 9억~10억 원과 6억 원에 거래된 점을 감안하면 최대 40% 하락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대출이자가 부담돼 아파트를 내놓는 하우스 푸어가 늘고 있지만 부동산 매매 부진과 거래 실종으로 문의만 있을 뿐 매수자가 없어 이들의 고통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지난 8월 경매로 123㎡ 아파트를 처분한 이 모(64)씨는 “올해 초 집을 내놨지만 아무도 집을 구경하는 사람이 없었다”며 “빚쟁이가 될 수 없어 급한 마음에 경매를 통해 처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인근 부동산 업체 관계자는 “요즘 큰 평형 위주로 매달 2~3채씩 급매물이 나오지만 거래는 전무한 상태”라며 “최근 아파트 매도를 의뢰하는 집주인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은행 대출이자 부담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집을 내놓는 경우가 많다”고 전언했다.

하우스 푸어(House Poor: 집 가진 가난뱅이)란: 부동산 상승기에 무리하게 대출받아 내 집 마련에 성공했지만,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내놓아도 팔리지 않고, 매월 막대한 이자비용을 감수하고 있는 ‘집 가진 가난뱅이’를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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