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08.06 (수)

  • 흐림동두천 29.3℃
  • 흐림강릉 30.6℃
  • 흐림서울 32.3℃
  • 구름많음대전 30.7℃
  • 구름조금대구 32.7℃
  • 구름많음울산 30.7℃
  • 구름조금광주 31.8℃
  • 맑음부산 32.0℃
  • 구름조금고창 32.7℃
  • 구름조금제주 31.6℃
  • 흐림강화 30.0℃
  • 흐림보은 29.2℃
  • 구름많음금산 31.4℃
  • 구름조금강진군 31.5℃
  • 맑음경주시 32.0℃
  • 맑음거제 31.0℃
기상청 제공

[사설] 교통사고, 안전 홍보·경각심 고취로 줄일 수 있다

작년 발생 전국 교통사고 55%가 ‘안전운전의무 위반’

  • 등록 2025.08.06 06:00:00
  • 11면

해마다 수천 명이 사망하는 등 교통사고로 인한 피해가 여전하지만 이에 대한 안전 활동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사고 예방을 위한 정책적 노력조차 진전되지 않는 등 불감증이 만성화돼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대다수 교통사고가 ‘안전의무 위반’인 현실을 감안하면 안전 홍보 강화, 안전교육 등을 통해서 얼마든지 줄일 여지가 있다는 분석이다. 날마다 발생하고, 시시각각 죽고 다치는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울 복합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경찰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간 교통사고 사망자는 8202명으로, 같은 기간의 산업재해 사망자 6319명과 자연재난 사망자 91명을 합친 것보다도 훨씬 많았다. 또 지난해 발생한 전국 교통사고 19만 6249건(사망자 전국 2521명, 경기도 472명) 중 55%는 ‘안전운전의무 위반’에 의한 것으로 나타나, 주의를 좀 더 기울였다면 충분히 예방할 수 있는 ‘인재’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제는 엄청난 사회적 비용을 유발하는 교통사고 사망자가 매년 2500명을 넘기고 있음에도 국가나 지자체의 관심에서 사실상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자연·산업재해는 매년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부상하며 피해 예방을 위해 중앙·지방정부 차원의 총력 대응이 이루어진다. 그런데도 이미 일상으로 자리 잡은 교통사고는 중대 재난으로조차 취급하지 않는 등 대책이 무디기 짝이 없다. 사실상 안전 논의의 우선순위에서 밀려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한국교통안전공단 경기남부본부가 지난달 말 ‘2025년 하반기 언론 간담회’에서 공개한 교통사고 통계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경기도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는 총 5만 2175건으로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특히 경기도의 화물차 교통사고는 25%, 고령보행자 사고는 19%나 증가하며 일부 취약 분야에서 사고 위험이 급격히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경기도에서 발생한 화물차 관련 사고는 총 88건으로서, 이 가운데 41%는 후미추돌 사고로 생긴 인명 피해였다. 고령 보행자 교통사고는 전년 대비 19%, 연평균 기준으로도 13.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사망자는 총 81명으로, 이 가운데 31명(38%)은 무단횡단 중 사고를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령 운전자들의 교통사고 증가도 문제다. 65세 이상 운전자가 낸 전국의 교통사고는 2020년 3만1072건에서 지난해 4만 2369건으로 36%나 증가했다. 전체 교통사고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1.6%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특히 고령 운전자에 의해 교통사고 사망 비율이 2019년 23.0%에서 2023년 29.2%로 늘어났다. 2023년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 수 2551명 가운데 48.6%가 65세 이상이다. 고령층은 다른 연령층에 비해 사고가 나면 부상에 그치지 않고 사망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고령자 교통사고 사망 유형에서는 보행자 사고가 44.4%로 절반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교통사고의 경각심을 심어주기 위한 시스템 구축이 부족하다는 점을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한다. 폭염·폭우 등 자연 재난 피해에 적용하는 재난안전문자 시스템에 비하면 교통사고 예방조치는 미흡한 게 사실이다. 물론 전국에서 상시 다발적으로 발생하는 교통사고를 관리하는 일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도 교통사고가 우려되는 상황에 대해 실시간 정보 문자를 보내는 시스템, 주의력을 높이기 위한 사고 위험 통보 등은 도입이 얼마든지 가능한 영역이다. 


“교통사고 대부분은 운전자 부주의로 인한 것이기 때문에 교육·홍보 등으로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는 한국교통안전공단 경기남부본부 관계자의 견해에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국가와 지자체 등이 교통사고 문제에 관심을 높여 대책 마련에 앞장서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교통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오는 바로 나와 내 가족의 문제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