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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스테이지] 배우 박철민

 

 

 

 

 

 

 

행복 바이러스 전파하고 싶어요

살아가면서 화나고 우울하고 답답한 경우가 다반사겠지만, 대중들이 저의 연기를 보고 이러한 감정을 잠시나마 잊었으면 합니다.

지금 가장 행복한 사람이 진정한 프로라는 말이 있듯이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시키는 배우로 오래오래 기억되기를 원합니다.

사람들이 제 얼굴을 보고 기분이 좋아진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게 어디 있겠어요.

“쉭쉭~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영화 ‘목포는 항구다’) “이런, 뒤질랜드!”(드라마 ‘뉴 하트’) 영화와 드라마에서 이 두 대사를 통해 전국에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킨 배우 박철민(44). 그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주연급 배우는 아니다. 하지만 그가 없으면 왠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약방의 감초같은 존재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통해 비춰지는 박철민은 항상 즐거울 것만 같다.

 

살아가면서 화나고 우울하고 답답한 경우가 다반사겠지만, 대중들이 저의 연기를 보고 이러한 감정을 잠시나마 잊었으면 합니다. 지금 가장 행복한 사람이 진정한 프로라는 말이 있듯이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시키는 배우로 오래오래 기억되기를 원합니다. 사람들이 제 얼굴을 보고 기분이 좋아진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게 어디 있겠어요.“쉭쉭~ 이것은 입에서 나는 소리가 아니여.”(영화 ‘목포는 항구다’) “이런, 뒤질랜드!”(드라마 ‘뉴 하트’) 영화와 드라마에서 이 두 대사를 통해 전국에 자신의 존재를 각인시킨 배우 박철민(44). 그는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주연급 배우는 아니다. 하지만 그가 없으면 왠지 허전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약방의 감초같은 존재다.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통해 비춰지는 박철민은 항상 즐거울 것만 같다.

그러나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웃음을 선사하는 현재의 박철민은 세상의 희노애락(喜怒哀樂)을 겪은 소년, 청년, 무명시절의 박철민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지도 모른다. 그는 올해 누구보다 바쁜 한 해를 보내고 있다. 지난 10일 동시간대 시청률 1위(17.9%)를 기록하며 종영한 ‘무사 백동수’ 등 공중파 방송 출연작 4편에, ‘위험한 상견례’, ‘수상한 고객들’, ‘7광구’, ‘투혼’, ‘오직 그대만’,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 등 개봉했거나 개봉 대기 중인 영화 작품은 7여편에 달한다.

 

“지금이 전성기이고 이 순간이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가 지난 11일 경기대학생공연박람회 기간 중 예비문화예술인들에게 필요한 생생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하고 공연과 관련한 좋은 정보, 지식을 나누는 취지의 ‘현장전문가 초청강연’을 위해 경기도문화의전당 썬큰무대를 찾았다.

 

김현석 영화감독과 함께 한 강연시간 내내 그는 연기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때론 친형처럼, 때론 연기자 선배로서 따듯한 격려와 엄한 충고를 해 가며 강연 분위기를 즐겁고 훈훈하게 이끌어 갔다.강연을 마친 그를 경기도문화의전당 내 카페에서 만났다.

 

 

 

 

 

 

◆ 절대적인 존재였던 친형을 따라 시작한 연기

박철민은 전남 광주 출신이다. 영화나 드라마를 통해 쏟아져 나오는 그의 구수한 사투리를 보더라도 짐작할 수 있다.

그가 연기에 관심을 갖게 된 데는 배우와 KBS 성우로 활동했지만, 지금은 불의의 사고로 세상을 떠난 친형의 영향이 지대했다.

“제가 초등학교를 다닐 때 고교생이던 형은 당시 개성적인 연기와 독특한 희극적 연기술로 유명했던 고(故) 추송웅 연극배우(영화배우 추상미가 그의 딸)의 작품을 보기 위해 어머니의 지갑을 몰래 뒤져 서울과 부산을 왔다 갔다 했을 정도로 연극에 푹 빠져있었죠. 형은 연극을 보고 와선 자신이 겪었던 이야기와 연기를 유일한 관객인 저를 뒤뜰 마당에 앉혀 놓고 시연하곤 하셨죠. 제게 절대자 같은 형이 왜 연기에 깊이 빠져 있을까 궁금해하면서 자연스레 대본을 보게 되고 고등학교 연극반에도 들어가게 됐습니다.”

그는 교사였던 아버지의 권위에 못이겨 경영학과를 지원하게 됐지만, 대학 시절에도 연극 동아리 활동과 대학로 연극판에 진출하면서 꿈을 이어갔다.

그는 대학 시절, 범상치 않은 학생이었다. 조금 별났다고나 할까. 누가 놀자고 하면 끝없이 놀기도 하고, 대학교 호수에서 낚시를 하기도 하고, 비둘기를 잡아먹기도 했다고 한다. 하지만 또 진중할 때 진중할 줄 알았던 학생이었다. 단과대 학생회장을 거쳐 총학생회장 대행을 했던 그는 1980년대를 나름 치열하게 살았던 ‘386’ 운동권 출신이기도 하다.

이러한 대학 시절의 삶이 지금의 연기에 어떤 영향을 줬는 지를 물었다.

“도움이 직접적으로 됐는 지는 모르겠어요. 다만 틀을 지키지 않고 마음대로 왔다 갔다하는 박철민 식의 연기를 하게 되는 과정이기는 했던 거 같습니다, 하하”

그는 대학 시절을 보내고 본격 연극판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초기 배우 시절이 다 그렇듯 과일, 생선, 운동화, 뻥튀기 장사 안 해본 일이 없을 정도로 어려운 생활을 해야 했다. 그는 20년의 무명 연기 생활을 하면서 자신을 지탱할 수 있게 해 줬던 원동력은 지금의 아내라고 말한다.

 

 

 

 

“극작가였던 아내가 과외를 하면서 경제적인 부분을 책임졌어요. 하지만 남편의 경제적 무능함을 한번도 탓하지 않았죠. 지금도 제가 씩씩하게 철없이 연기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내의 내조가 있었기 가능했다고 생각해요. 항상 감사하죠.”

그는 1996년 영화 ‘박봉곤 가출사건’으로 스크린에 데뷔했지만, 그의 이름을 대중에게 각인시킨 작품은 2004년 ‘목포는 항구다’라 할 수 있다. 당시 조폭 지망생 가오리 역을 맡은 그는 기발한 애드리브와 대사로 유행어를 만들어 냈으며, 물 만난 물고기처럼 스크린에 명품 조연으로 우뚝서게 됐다.

◆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시키는 배우 되고파

박철민의 장기는 뭐니뭐니해도 즉흥 연기, 애드리브라 할 수 있다. 그는 순간순간 쏟아내는 탁월한 애드리브를 통해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그에게 애드리브를 어떻게 하면 잘 할 수 있는 지 물어봤다.

“애드리브를 잘 치기 위해선 두 가지가 필요한 거 같아요. 우선 현장에서 나오는 순발력, 즉흥성이 있어야겠지만, 저는 이 대사를 어떤 감정으로 읽을 것인가를 넘어 비틀어보면 어떻게 될까, 문장을 도치하거나 은유, 의인해 보면 어떻게 될까 연구하고 반복해 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애드리브가 잘 나오는 거 같습니다.”

하지만 애드리브는 그가 연기하는 데 있어 가장 민감한 부분이기도 하다. 그 자리에서 생각나는대로 할 경우 자칫 극 전체를 망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촬영에 들어가기 전 연출자와 이렇게 연기해도 되겠느냐고 미리 협의를 한다고 한다.

그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배우가 연기를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자신감’이라고 말한다. 배우 스스로가 ‘이 캐릭터를 이렇게 연기하는 것이 가장 맞고, 매력적이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모두 다르겠지만, 가장 어울린다는 자신감은 있어야 한다고 한다.

“후배들에게도 네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연기를 하는 사람은 너 밖에 없다고 충고해 줍니다. 그런 자신감이 없다면 어떤 연기를 하더라도 나만의 색깔을 나타내기란 불가능하죠.”

그는 지금까지 출연한 영화에서 조연 역만 맡아 왔다. 주연에 대한 욕심이 있을 법도 하지 않을까.

“부담스럽습니다. 저는 한 부분을 깊게 파고 임펙트를 주는 연기가 더 어울리는 배우인 거 같습니다. 저를 가장 잘 아는 것은 자기 자신이잖아요.”(웃음)

그는 ‘무사 백동수’를 통해 악역을 맡기도 했지만, 앞으로 여러가지 색깔을 만나고 싶다고 말한다. 지금의 나이에 맞는 가슴아프고 애절한 멜로도 하고 싶다고 한다. 하지만 정형화된 방식은 ‘No’란다. 즐거움과 웃음을 선사하는 현재의 박철민의 색깔로 이러한 역할에 도전할 것이란다.

“살아가면서 화나고 우울하고 답답한 경우가 다반사겠지만, 대중들이 저의 연기를 보고 이러한 감정을 잠시나마 잊으면 합니다. 지금 가장 행복한 사람이 진정한 프로라는 말이 있듯이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시키는 배우로 오래오래 기억되기를 원합니다. 사람들이 제 얼굴을 보고 기분이 좋아진다면 그것만큼 행복한 게 어디 있겠어요.”

그는 인터뷰를 마치면서 현재 상영 중인 영화 ‘투혼’에 대한 홍보도 잊지 않았다. 관객들이 많이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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