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이경진기자 lkj123@kgnews.co.kr
사진|노경신기자 mono316@kgnews.co.kr
김 지사는 4대강, GTX, 무상급식 등 도내 산적한 현안과 한나라당의 선거 패배 이유를 묻는 민감한 질문에도 특유의 정제되지 않은 말투로 답변을 쏟아냈다.
그 는 이번 선거에서 최초의 재선 경기도지사에 이름을 올리며 야당 주도의 선거에서 한나라당의 자존심을 세웠다.
“부족한 점이 많은데 다시 뽑아 주셔서 감사드린다”
그의 목소리에는 재선의 기회를 준 도민들에 대한 고마움이 묻어났다. 하지만 향후 도정 수행에 대한 복잡한 심경도 읽혔다.
“4대강, 북풍, 세종시 이런 문제보다는 여당에 대한 견제의 바람이 원인이라고 본다”며 “여기에 견제의 바람이 불었고 여당의 소통 부족이 문제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시군 통합과 같은 것을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잘못된 것이고 시대에 맞지도 않는다. 4대강 같은 문제도 현지 주민들은 다 찬성한다. 문제는 소통 부족이다. 청와대와 행정부, 한나라당이 시민·사회단체 등과 소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선 5기 김문수 도정의 핵심은 소통과 화합으로 정리할 수 있다.
31개 기초단체장 가운데 21곳, 도의회 112석 가운데 76석이 야당에 넘어갔다.
도 교육감 역시 진보돌풍의 주역 김상곤이다.
도 최초의 여소야대 구도가 형성되면서 소통과 화합은 김 지사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하다.
김 지사는 “야당 단체장, 야당 도의원들과 대화와 소통을 통해 원만한 경기도정을 수행하겠다”며 “이번 선거에 내건 공약이나 민선 4기 때 추진해 왔던 주요 정책들은 경기도민의 복지와 경기도 발전을 위해 중요한 것인 만큼 도민을 섬기는 자세로 임하면 소통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초단체장은 여·야를 떠나 시민과 군민을 먼저 생각하는 위치에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라는 것이 김 지사의 설명이다.
4기 때와 비교해 5기는 도에서 추진하는 모든 사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4기 때와 연장 선에서 사업을 운영해 나가기 때문이다.
김 지사는 “앞으로의 도정은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어 속도감있게 풀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며 “특히 국제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규제 완화를 적극 추진하고 도를 남북통일의 거점, 한반도 중심으로서 리더십을 가진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GTX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어 “GTX는 수도권 주민의 가장 큰 민원인 교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획기적인 수단이자 베이징 상하이 도쿄 싱가포르 등 세계 대도시와 경쟁하기 위해서도 필수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4대강 사업에 대해서도 낙관했다. “여주 광주 남양주 양평 가평 등의 단체장이 모두 한나라당 후보가 당선됐고 해당 지역 모두 찬성하고 있다”며 차질없는 사업 추진을 자신했다.
김 지사는 “인천시민을 비롯한 수도권 주민의 교통 문제를 외면하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그래도 싫다면 인천은 안하면 된다”고 밝혔다.
무상급식, 학교용지부담금으로 마찰을 빚었던 김상곤 교육감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김 지사는 학교용지부담금제도 자체가 잘못 됐다고 말하면서도 도가 미납한 학교용지부담금은 다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내 재임 기간에 학교용지 부담금을 다 줬는데 돈이 없어 학교를 못 짓는다고 하는 등 사실을 왜곡하는 것은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무상급식 문제도 우리가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며 “다만, 도교육청이 일방적으로 계획을 세워서 추진하는데 문제가 있고 예산을 분담해야 할 시군의 동의를 먼저 받아야 한다”고 말하며 한 발 물러선 입장을 보였다.
김 지사는 인터뷰 중 ‘섬김’, ‘겸손’이란 말을 많이 사용했다. 낮은 곳에서 도민을 살피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보였다.
그는 야간에 출근해야 야간에 일하는 분들을 위해 “민선 5기는 아무래도 보육, 교육 이런 부분에 신경을 더 쓸 것이다”며 “그런 분들이 적어도 자식 걱정 없게 해 드리겠다”고 말했다.
김 지사는 보육, 교육과 더불어 규제 철폐를 통한 경기도와 국가의 발전 전략 마련을 핵심으로 꼽았다.
“규제 철폐 부분에서 속도를 내야 하는데, 이건 대통령이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명박 정부의 역사적 소명이 규제 철폐다. 그러지 않고는 이 나라 경제 살릴 길이 없다. 대통령이 뭐로 경제를 살릴 것인가. 규제를 풀어주는 거 말고는 없다.”
끊임없이 흘러나오는 대권도전 설에 대해서 김 지사는 “아직 당선돼 취임도 하지 않았는데 이런 얘기가 나오는 것 자체가 도민들에게 불경이다”며 전혀 생각해본적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선거 기간 중 경기도 발전과 1천200만 도민을 위해 더 낮은 곳에서 더 뜨거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하겠다고 분명히 말씀드렸다”며 “도지사로서 경기도민을 잘 섬기느냐에 모든 힘을 집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