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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lture] 파란 나비의 꿈 이혜령 시인

직정적 언어 여체의 미학으로 관념을 뛰어넘다
누드시화집 ‘파란 나비의 꿈’ 펴낸 이혜령 시인

“기존 시집들의 틀에서 벗어나 시에 누드를 넣어 시를 보고 싶도록 만든다는 생각에서 시화집을 펴게 됐어요”

 

글 l 정영선기자 bingo@kgnews.co.kr

 

 


시 와 여성의 누드를 통해 사랑, 그 원초적 그리움과 관능의 미를 독자들에게 알리고 싶다는 이혜령 시인(44). 외설이냐 예술이냐로 논란이 많은 누드. 우리나라 최고의 화가가 그린 누드화가 함께하는 시화집이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누드작가 류영도 화백과 의기투합

안산에 살면서 안산문인협회 사무국장, 국제 펜클럽 한국본보 회원이며, 시낭송가로도 활동 중인 이혜령 시인이 시화집 ‘파란나비의 꿈’을 출간했다.

독자들의 일반적인 관념을 뛰어 넘어 다소 파격적이라 할 수 있는 이 누드 시화집은 직정적인 언어로 원초적 사랑을 탐구하고 있는 시인과 살짝 감춰진 여체에서 안타깝고 황홀한 미학의 극치를 찾고 있는 누드 작가 류영도 화백이 뜻을 같이 했다.

“처음부터 누드화를 염두에 두진 않았어요. 일상 속에서 쉼 없이 살아가느라 표출하지 못했던 슬픔과 사랑과 희망에 대해 써놓았던 시를 모아 책을 준비하다가 우연히 누드화가 류영도 화백을 소개 받았고, 류 화백의 감성과 제 감성이 의기투합한 것이지요.”

파란 나비가 부르는 지독한 사랑노래

‘파란 나비의 꿈’ 에서 이혜령 시인은 지독한 사랑에 대해 노래한다. 이씨는 시에서 ‘사랑은 적우(赤羽)가 몰고 오는 아스라한 환상’이라고 노래한다.

도대체 사랑이 무엇이기에 그토록 지독한 것일까. 사랑에 대해 이씨는 “나의 사랑은 지치지 않는 뜨거움 그 자체”라고 말한다.

나의 사랑은 가슴 한 복판으로 들끓어 오르는 불의 열정을 유지 할 수 있어야 하며, 삶에 대한 강한 애착을 느끼게 해주는, 나를 살게 하는 힘이자 나를 지탱하는 정신과 육체를 아우르는 그 모든 것이라고.

이씨는 자신의 성격이 활동적이며 솔직하고 적극적이라고 말한다. 그렇기 때문에 파란 나비의 꿈에 그려진 사랑의 단어들은 강렬하다.

/너의 몸에 알을 낳고 싶었다./ 오늘밤만이라도 방사의 오르가즘을 맛보리라/ 남자인 너의 푸른 자궁안에서/ 여자인 내가.

이씨는 시에서 인간의 내면에 숨겨진 차마 하지 못한 말들을 그녀만의 강렬한 언어로 표출하고 있다.

어제와 오늘이 다르듯, 오늘을 사는 이들은 어제를 산 이들과는 확연히 다른 고향과 향수를 갖고 있다며, 시인은 그 중간의 다리가 되고 싶다고 말한다.

“서로의 마음속에 감춰 둔 것이 많은 세상이란 느낌을 자주 받아요. 나이 들어가면서 스스럼없이 ‘애인’을 이야기하는가 하면 말과 행동이 다른 것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기도 해요. 위선적인 사회에 대한 냉소를 통해 대리 만족을 줄 수 있다면 좋겠어요”

이씨는 “우리가 때때로 얼마나 저속하고 이기적이었던가를, 그러면서도 껍데기는 그럴싸하게 포장하고 사는 갑각류(甲殼類)의 기질이 다분한지를 명쾌하고 호쾌하게 토로해 버리고 싶다”고 말한다. 위선의 갑각을 벗어버리고 비록 그게 닿을 수 없는 헛발질이라도 시로써 사랑의 극한에 맞닿아 보겠다고 말한다.

지금은 시와 누드화가 만난 ‘누드 시화집’을 냈지만 필요하다면 “다이어트를 열심히 해 자신도 벗을 수 있다”고 말하는 이씨는 “다음에는 이번 작품보다 더욱 뜨겁고 강렬한 메시지를 던져주는 불같이 활활 타오르는 글을 쓰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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