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8 (토)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테마가 있는 찻집] 전통찻집 ‘시상’ 강성금 사장

옛것의 멋과 맛이 숨쉬는 곳
마음으로 우려낸 전통차 한잔 어때요?

 

찻종지

무강 강성금

손안에 쏙 들어온 찾종이 살가웁다
본디부터 제 할 일을 알고서 태어났다
인연의 손길에 따라 다소곳이 안긴다

우려낸 차 향으로 어지러움 갈앉히고
연록색 은은한 빛 번뇌마저 잠재우니
서로에 길들여면서 헤아리는 마음 발

은밀히 나눈 정분 사연도 깊어지면
균열간 틈 사이로 찻물 곱게 들어가서
막막히 삶의 뿌리를 적셔주곤 하구나

전통차의 맛은 서양식 대용차(커피, 쥬스, 콜라 등)의 강한 자극으로 인해 현대인의 혀끝에서는 점차 밋밋한 맛으로 변해가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작금의 세태를 역행이라도 하듯, 변함없는 맛으로 24년간 고객의 관심과 사랑을 받아온 전통찻집이 있어 이곳을 찾았다.

아련한 향수 가득한 수원 장안문 전통찻집 ‘시상’

글·사진|최영석기자 choi718@kgnews.co.kr

 수 원 장안문(북문)사거리 인근에 위치한 전통찻집 ‘시상’에 들어서면 흡사 과거로 시간여행을 온 듯한 착각에 빠져든다.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각종 문예지, △생산년도를 짐작할 수 없는 다양한 종류의 찻잔, △다이얼이 달려있는 공중전화기 등, 실내 구석구석에 아련한 향수를 간직한 물건들이 빼곡하게 정돈돼 고풍스런 멋을 내고 있기 때문이다.

자리에 앉아 메뉴판을 고르다보면 ‘엽차’ 한잔이 제공되는데, 무료다.

물론, 엽차만 먹고 가는 손님이 있을리 만무하지만, 이곳 사장의 인심을 엿 볼 수 있는 부분이다.

 


‘시상’의 주요메뉴는 각각 효능이 다른 전통차, 다섯가지다.

△곡우 전후해 딴 향기로운 작설차인 ‘녹차’ △피로와 간기능 회복에 좋은 ‘대추탕’ △감기치료에 좋고 기운을 돋궈 주는 ‘쌍화탕’ △원기 보강에 특히 효험이 있다는 ‘십전대보탕’ 그리고 △다섯가지 맛이 오장을 튼튼하게 한다는 ‘오미자차’ 등이 그것.

주문한 차와 곁들여 클래식, 팝송, 바이올린 연주곡 등, ‘시상’을 찾는 다양한 연령대에 맞춰 흘러나오는 장르를 아우른 음악에 취하다 보면 어느덧 온몸의 긴장이 풀어지기 마련이다.

변함없는 차 맛 비결은 ‘정성’

“가장 휼륭한 예의는 모든 형식으로부터 자유로워야 합니다. 그에 앞서 기본은 잘 알고 있어야 합니다. 기본을 모르는 것은 무례한 것이며 상황에 알맞은 자유로움이야 말로 가장 큰 예의입니다”

전통찻집 ‘시상’의 강성금 사장은 다례(茶禮)에 대한 자신의 철학으로 화두를 열였다.

강 사장은 현재 (사) 수원차인회 회장과 수원 차문화연합회 회장 등을 맡고 있을 정도로 차에 관해선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박식한 인물이다.

그녀는 “차 맛과 사람은 ‘간’이 맞아야 하는 공통점이 있다”고 주장한다.

차의 간은 너무 싱겁지도 않고, 짜지도 않아야 알맞은 다는 것.

특히 “차의 간은 마음에서부터 나온다”고 말하는 그녀는 “차를 한잔 만들기 위해서는 내 남편, 내 자식, 내 애인에게 보약을 만들어 준다는 정성과 마음으로, (재료를) 씻고, 안치고, 찌는 것이 차의 간을 맞추는 비법”이라고 귀뜸한다.

강 사장은 “어쩌다 몸이 아파서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은, 고객들이 먼저 ‘오늘 차 맛은 싱겁다’고 허물없는 한마디를 던진다”고 한다.

‘시상’의 영업은 365일 연중 무휴이다. 때문에 언제 이곳을 찾아도 헛걸음 할 기우는 하지 않아도 된다.

이로인해 ‘시상’은 ‘설날’과 ‘추석’ 등 민속 명절땐, 고향을 찾지 못하는 이들에게 위로가 돼 주기도 한단다.

고객들은 ‘시상’을 찾는 이유를 “스피드 시대에 변한게 없어서 좋다. 항상 그 자리에 ‘고향집’처럼 있어 편하다”고 한결같이 입 모아 말한다.

또 “정성과 마음이 듬뿍 들어간 몸에 좋은 약을 한잔 먹고 가는 기분”이라고 덧붙인다.

“장사해서 돈 벌 생각으로 일을 했다면 지금까지 못했지요” 지난 세월을 회고하는 김성금 사장은 “앞으로 (시상경영을) 40년까지 채우는 것이 바람”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인스턴트 식품의 홍수에서 정성이 가득 담긴 전통차 한잔을 찾는이가 있다면, 항상 그 자리에서 변함없는 맛을 잇고 있는 전통찻집 ‘시상’을 찾아 보는것은 어떨까.

(전통찻집 ‘시상’ ☎031-246-9030)

문여는 시간 : 오전 10시 문닫는 시간 : 오후 12시

‘시상’ 주요메뉴

△곡우 전후해 딴 향기로운 작설차인 ‘녹차’

△피로와 간기능 회복에 좋은 ‘대추탕’

△감기치료에 좋고 기운을 돋궈 주는 ‘쌍화탕’

△원기 보강에 특히 효험이 있다는 ‘십전대보탕’ △오장을 튼튼하게 한다는 ‘오미자차’



강성금 사장은…

 



◆ 학력

△조선대학교 졸업 △성균관대 대학원 졸업

◆ 경력

△(사)수원차인회 회장 (1997년~ 현재) △수원 차문화연합회 회장(2009년~ 현재) △경기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강사(2000년~현재) △경기도립국립국악당, 행자부 지방혁신인력개발원, 아주대 평생교육원, 경기평생학습교육관 출강.

△‘현대시조’ 등단(1994년 여름호) △‘현대시조문학상’ 수상(2005년)

◆ 활동

△‘화령전’<정조대왕 탄신다례> 주관 (2009년) △‘화령전’<고유별다례> 주관 (2003, 2004, 2007년) △‘다산 정약용 헌다의식 주최 (2003년) △‘한국전통다례법 주최 (1997, 2000, 2001, 2002년) △‘수원시장 표창장’ (2003년 화성행궁복원 고유별다례)

◆ 저서

△‘생활 茶禮’ (2001년 민속원) △시집 ‘얼음새 꽃’ (2002년 가린나무)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