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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시사람들] 이상식 평택시 충효단 협의회 회장

안중5일장서 맛보는 ‘무료국수’

 

평택시 충효단 협의회 13년째 어르신 무료봉사
사단법인 아니란 이유로 공동모금회 지원 배제

글 l 김서연기자 ksy@kgnews.co.kr 사진 l 최우창기자 smicer@kgnews.co.kr

“마음을 나누는 따뜻한 국수 한 그릇 드시러 오세요”

평택시 안중시장은 5일 장이 서는 날이면 항상 시끌벅쩍 하다. 시장 일대에 울려 퍼지는 흥겨운 노랫가락과 곳곳에서 물건 값을 두고 흥정하는 상인과 손님들의 실갱이는 영락없는 시골 장터의 모습이다.

시장 입구에 위치한 중앙공원에는 이 흥을 한층 더 돋우고, 출출한 배까지 든든하게 채워주는 따뜻한 국수 한 그릇도 무료로 맛 볼 수 있다. 주로 찾는 이는 지역 어르신들이다.

이 무료 국수는 5일장이 서는 날이면 어김없이 찾아온다.

13년째 항상 이곳에서 어르신들에게 무료 국수를 대접하고 있는 ‘평택시 충효단협의회’.

대한적십자사 평택지사, 한국부인회, 자유총연맹 평택지부 등 평택시의 16개 기관·단체들로 구성된 충효단 협의회는 이상식 회장을 중심으로 매주 이곳에 모인다.

 



새벽 6시면 국수준비 시작

여러 단체가 함께 구성된 단체다 보니 매번 봉사하는 단체는 바뀌지만 새벽 6시부터 어르신들에게 대접할 국수 준비는 시작된다. 11시 반 부터 배식이 시작되기 때문에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어르신들의 반응은 뜨겁다. 장이 서는 날이면 친구도 만나고 따뜻한 국수도 먹을 수 있는데다 흥겨운 노랫가락에 맞춰 흥겨운 스트레스도 날려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활동의 중심에는 이상식 회장이 있다. 사회 다방면에서 왕성하게 활동 하면서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지만 언제나 봉사단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 주고 있다.

이 회장이 이 같은 봉사활동에 뛰어든 것은 남다른 계기가 있었다. 17년간 해오던 청소년 선도 활동이 계기가 됐다. 청소년 선도와 어르신 국수 대접은 무슨 연관이 있었을까? 이 회장의 생각은 이랬다.

당시 청소년 선도 활동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질풍노도의 시기에 있는 그들을 선도하기는 한계가 있음을 느꼈다. 고민을 거듭한 끝에 그가 생각해낸 묘책은 바로 어르신 공경이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는 말이 있듯이 어르신들을 공경하면 청소년들이 이를 본받아 바른 길로 인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다.

아내는 든든한 지원군이 돼줬다. 청소년 선도 시절 아내와 함께 방황하는 청소년 선도를 위해 2주 동안 밤·낮으로 같이 다녔다. 선도 활동은 대개 새벽 3시까지 이뤄졌다. 이 모든 것을 몸으로 직접 느낀 아내는 이후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준 것이다.

 



좋은 일은 금방 소문나는 법

좋은 일은 금방 소문이 나는 법. 이 회장의 선행에 주변의 도움도 이어졌다. 지인들의 후원은 많은 도움이 됐다. 하지만 어느 덧 한계에 부딪히기도 했다. 매번 이들의 도움만 받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고민에 빠져 있을 때 즈음. 이번에는 지역에 소재한 기업들의 후원의 손길이 이어졌다.

한국가스공사, 한라공조 등 지역 기업들인데 일부는 몇 년간 후원금을 지원해 오다 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후원금을 주면서 후원이 끊어지기도 했다. 봉사 활동을 이어가려면 후원도 있어야 했기 때문에 문을 두드린 곳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였다. 하지만 뜻대로 되지는 않았다. 사단법인이 아니어서 지원을 받을 수 없다는 것 이었다.

때문에 이 회장은 경기도에 사단법인 신청을 하기도 수 차례였지만 매번 미끄러지기 일쑤였다. 서류 조건이 까다로웠기 때문이다.

어르신 국수 대접 역시 처음부터 순탄하지는 않았다. 시장이라 괜찮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했다. 주변 지역은 주요 상권이지만 인근에 주거 지역도 밀집해 있어 소음 민원이 심심치 않게 들어왔던 것이다.

어르신들의 흥을 돋우기 위해 틀어놓은 확성기가 화근이었다. 주변 상인들의 시선도 따갑기만 했다. 장사가 안 된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좋은 일을 한다는 것을 알고 나서는 주민들과 상인들은 토를 달지 않는다. 물론 가장 반기는 것은 상인들이다.

5일 장이 설 때만 하는 봉사 활동이지만 이 시기가 되면 어르신들이 많이 모이는 탓에 시장을 활성화하는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이상식 회장은 어르신들이 고마움을 뜻으로 가끔 집에서 키운 고구마나 감자를 가지고 올 때 가장 보람 있다고 했다. 부모님의 정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럴 때 그는 참 봉사와 순수한 사랑을 모두 느낄 수 있다고 했다.



“평범한 국수 아닌 마음을 나누는 정”

이 회장은 “어르신들에게 대접하는 국수는 그냥 평범한 국수가 아니다”며 “마음을 나누는 정이라는 생각을 갖고 매번 어르신들에게 국수를 대접하고 있다”고 말했다.

건강이 허락되는 한 60살까지만 어르신 국수 대접을 하고 싶다는 그는 “꼭 제가 아니라도 어르신을 공경하는 마음 착한 사람들이 많아 이들에게도 선행할 수 있는 기회를 줘야할 것 아니냐”며 바쁘게 국수를 날랐다.



이상식 회장은

△평택 홍원초등학교 총동문회장

△경기물류고등학교 운영위원장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경기도연합회 수석부회장

△충효단협의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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