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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스토리] 이정현 놀부갈비 대표

건축설계사에서 갈비집 대표로 화려한 변신
98년 ‘은빛잔치’ 초청노인 400명이 홍보역할 ‘톡톡’
人德으로 쌓은 놀부갈비의 명성

 

흥부 뺨칠 정도의 맛과 양을 자랑하는 ‘놀부갈비’

글ㅣ이재순 기자 ljskgnews.co.kr 사진ㅣ정재훈 기자 jjh2@kgnews.co.kr
 

 


“하늘아래 단 하나뿐인 광명 놀부갈비”

부산에서 나고 자란 평범한 가정주부였던 이정현(52·여) 대표의 ‘놀부갈비’를 말하는 주변 사람들이 이야기다.

알고 보면 이정현 대표는 광명시와는 어떤 관계도 없는 사람이었다.

그녀는 부산 중에서도 ‘예(禮)의 고장’으로 통하는 ‘동래’에서 나고 자란 순수한 부산 여자다.

아직까지 말투에서 부산 특유의 억양을 버리지 못하고 있는 이 대표는 “내가 광명에서 일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놀부갈비를 인수하기 전에 건축설계 일을 했었는데, 그때 알게된 지인에 의해서 이렇게 광명에 터를 잡게 됐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녀는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서울로 상경했다.

이후 그녀는 건축설계를 배워 계속해서 이 일을 해 왔었다.

같은 업종에 근무하던 남편 정호(56)씨를 만나 결혼을 하고, 큰딸 은정(30)씨와 태민(28), 태하(24) 3남매를 갖기까지 그녀는 그냥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이렇게 아이들을 키우던 중 건축설계를 하며 알던 지인에 권유에 지난 1998년에 ‘놀부갈비’를 인수하게 됐다.

전까지 광명 놀부갈비는 본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직영체제 였다.

이정현 대표는 놀부갈비를 인수하게 되면서 처음으로 요식업을 시작하게 됐다.

아니, 사업이라는 일을 처음으로 시작하게 됐다.

이 대표는 “처음 사업이라는 것을 시작했을 때는 무슨 가치관이나 업소의 경영방침 등 이런 거창한 것들에 대한 생각도 하지 않았다”며 “그저 내가 살아온 방식 그대로 하면 언젠가는 통할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지난 1998년 3월 놀부갈비를 인수한 첫 해, 광명시로부터 도움을 원하는 요청이 왔다.

광명시는 독거노인들을 위해 전부터 개최해 오던 ‘은빛잔치’에 이정현 대표의 도움을 원했던 것이다.

사실 누가 생각하던 사업을 시작한 바로 그해에 나 아닌 다른 누군가를 돕는 일을 한다는 것은 선듯 결정할 수 있는 사항은 아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것에 대해 하등의 고민도 하지 않았다.

“어디에서든 내가 쓰임이 있다면 그 자체가 나에게는 행복한 일”이라며 “이런 생각을 어릴적부터 하고 있다 보니까, 도움의 요청이 왔을때 고민을 하기 보다는 오히려 너무 행복했다”고 말했다.

이 대표가 처음 은빛잔치에 참여한 1998년에는 400명이 채 안되는 어르신들이 참여했었다.

그래도 이 대표는 “행사장 사회자가 놀부갈비 사장이라고 나를 소개하자 수많은 어르신들이 끊임없이 나에게 박수를 쳐줬다”며 “참가한 어르신들의 인원수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 스스로가 다른 사람들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너무 행복했다”고 그 순간을 기억했다.

 


이렇게 이 대표가 은빛잔치에 첫 발을 내딛은 것이 벌써 13년째를 맞았다.

이 대표가 은빛잔치에 참여한 처음에는 400명도 채 안되는 노일들이 잔치에 모였으나 지금은 1천 명을 훌쩍 넘는 노인들이 찾는 광명시의 대표적인 사회복지 행사가 됐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매년 2회씩 열리는 은빛잔치에 놀부갈비의 역할은 점점 커졌다.

이렇게 많은 노인들이 찾는 큰 행사가 된 은빛잔치에 놀부갈비가 매 번 행사에 참가하다 보니 덩달아 놀부갈비의 이름도 더 많이 알려지기 시작했다.

전혀 의도하지 않았던 광고효과가 나타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이정현 대표는 “처음에는 그저 나의 힘이 도움이 된다는 사실 자체가 기뻐 시작한 일이었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은빛잔치에 참가하는 것이 광고효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며 “그 덕에 은빛잔치 뿐만 아니라 광명의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일을 할 수 있는 나의 능력이 점점 더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놀부갈비를 인수한 첫 해부터 택시와 버스, 인터넷 등의 여러 가지 매체를 이용한 광고를 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이제 와서 생각해 보니 은빛잔치가 굉장한 광고효과가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며 “오히려 내가 광명에 터를 잡은 1998년 보다 더 많은 봉사활동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은빛잔치에게 고맙다”고 밝혔다.

은빛잔치 덕분인지, 이 대표가 운영하는 놀부갈비는 항상 인산인해를 이룬다.

물론 최고의 맛으로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을 음식도 자랑 이지만, 남다른 이 대표의 마음가짐도 한 몫을 했다.

 


이 대표는 놀부갈비의 직원들에게 ‘종업원’이라는 말을 절대로 쓰지 않는다.

또 써빙 직원이 부족하다 싶으면, 2층 홀을 텅텅 비워 놓고도 손님을 받지 않는다. 또 항상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

이런 것들을 ‘경영철학’이라는 단어로 거창하게 포장할 수 있지만 이 대표는 ‘경영철학’이라는 말을 쓰는 것도 꺼려한다.

“처음 놀부갈비를 인수할때 처음 마음 그대로 그냥 내가 생각했을 때 당연하다고 여겨지는 그대로 행동했을 뿐이다”라고 말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종업원’이라는 말보다는 ‘직원’이라는 말이 서로의 존중을 위해 옳다고 생각했다”며 “그냥 그렇게 행동했을 뿐인데, 직원들로부터 ‘종원원’이라고 부르지 않아 고맙다는 인사를 받기도 했다”고 자랑스러워 했다. 또 “써빙을 해야 하는 직원이 부족한데 계속 손님을 받으면, 직원도 힘들고 손님도 짜증난다”며 “그래서 모두가 즐겁게 일하고, 즐겁게 식사하기 위해 세운 방침이다”라는 신념도 밝혔다.

이 대표는 점심시간 많은 손님들이 휩쓸고 간 후 한적한 시간에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

사장이라고 해서 특별한 것은 전혀 없다.

그저 모든 직원들과 같이 식판에 밥과 국, 반찬을 떠서 직원들과 함께 식사를 한다.

이런 식사시간에 대해 이 대표는 “같이 일하는 식구들끼리 함께 모여 밥 먹는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라며 “식사시간이 아니면 직원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눌 시간이 없기 때문에 특별한 약속이 없는 한 직원들과 함께 식사 하면서 이야기를 나눈다”고 말했다.

지난 번 광우병이 전세계를 휩쓸었을 때도 광명 놀부갈비의 이정현 대표는 남들처럼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았다.

 


이것은 이정현 대표의 ‘인덕’(人德) 때문일 것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엉겁결에 시작한 놀부갈비였는데, 지금은 광명시민의 사랑덕에 많이 성장했다”며 “놀부갈비가 유명세를 타는 만큼 광명시에 할 수 있는 일이 많아지는 것에 행복한 동시에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광명시의 봉사왕 놀부갈비 이정현 대표의 더 큰 활약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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