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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시 사람들] 일산소방서 장항119센터 변내언 소방교

도내 최고의 ‘하트세이버’
긴급출동은 나의 천직

 

5년전 대학병원 박차고 소방관으로 전향

선진국 응급처치법 도입해 신뢰받는 소방대원이 꿈

글 ㅣ 이보람 기자 lbr486@kgnews.co.kr 사진 ㅣ 최우창 기자 smicer@kgnews.co.kr

“의식이 없던 환자가 제가 한 심폐소생술로 다시금 맥박이 돌아오고 숨을 쉴 때… 그때만큼 가슴 뛰고 행복한 순간은 없습니다.”

언 제 어떤 일이 어떻게 닥칠지 모르는 상황이지만 늘 우리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는 이들이 있다. 주황색 옷에 빨간색 차를 타고 위험한 현장만을 누비는 이들. 바로 119대원들이다.

특히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그 누구보다 빨리 현장에 도착해서 신속하게 생명을 살리고 처치를 하는 구급대원들의 하루는 그 누구보다 바쁘고 치열하다.

그 중 경기도내에서 심폐소생술을 통해 생명을 살린 이에게 수여되는 ‘하트세이버’가 가장 많은 일산소방서 장항119안전센터 변내언(36)소방교를 만났다.

지난 2006년 1월 소방대원 중 구급분야로 임용된 변 소방교는 그동안 수많은 시민들의 생명을 살리고 삶의 소중함을 되찾아줬다.

사실 그는 처음부터 소방관을 꿈꾸던 건 아니라고 한다. 응급구조과를 졸업한 후 일산에 위치한 대학병원에서 5년 동안 일하면서 능력을 인정받아오던 그는 어느 날 병원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일에 한계를 느꼈고 소방대원으로서의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그의 결정에 대해 주변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위험한 현장을 다녀야 하다 보니 안정적인 병원 일을 그냥 하라는 권유도 이어졌다.
 

 

 


‘소방관 하길 참 잘했다’

그러나 소방관으로 살아온 지 5년차에 접어든 그는 ‘소방관 하길 참 잘했다’라는 생각이 든다고 전했다.

병원에서 일하면서 쌓은 경험과 지식이 현장에서 잘 녹아들면서 신속하게 위급 환자들의 생명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사실 병원에서 일하던 것보다 힘든건 사실이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보람은 정말 크다”며 “리더로서 생명을 살릴 수 있다 보니 성취감도 큰 것 역시 나에게 소방관이란 직업이 주는 기쁨이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잊을 수 없는 순간이 있다. 소방대원이 되고 얼마 지나지 않았던 2006년 여름. 저녁식사를 앞두고 화재출동 벨이 울려 나갔던 현장에서 초기 진화를 마치고 복귀하려던 순간 갑자기 변압기가 폭발했고 변 소방교와 함께 현장에 나갔던 직원 4명이 중·경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었던 것.

5년이란 시간이 지난 지금도 그때 그 충격이 가시지 않는다는 그의 이야기는 사건·사고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소방대원의 두려움이 고스란히 묻어났다. 그렇다면 그 두려운 사건·사고 현장에 나갈 때마다 어떤 마음으로 나가는 것일까.

변 소방교는 “119를 통해 시민이 신고해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 어느 곳이든지 가릴 것 없이 출동하는 게 119의 사명이다”며 “특히 구급대원이다 보니 현장에서 내 도움을 필요로 하는 환자에게 내가 어떻게 응급처치를 해야 할까라는 생각뿐이다”고 말했다.


 

 

 


그런 마음으로 현장에 나간 지 5년째.

그는 도내에서 가장 많은 생명을 구한 하트세이버(Heart Saver= 심장박동이 멈춘 환자에게 적극적인 심폐소생술(CPR)로 응급조치를 취해 생명을 구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처음 생명을 구한 것은 지난 2008년 4월, 한 아파트상가 화장실 앞에 호흡과 맥박이 없이 쓰러진 70대 여성을 현장에서 신속한 CPR 등을 한 후 병원으로 이송한 이후 지금까지 4명의 생명을 살렸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시민은 며칠 전 목에 낀 이물로 인해 생명이 위독했던 60대 할머니였다.

실수로 바둑알을 삼킨 할머니는 기도 일부가 막혀 괴로워하고 있었고 신속하게 바둑알을 제거해 다시 할머니는 숨을 고를 수 있었다.
 

 

 


숨을 고른 할머니는 변 소방교의 손을 꼭 붙잡고 연신 고개를 숙여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고 그는 다시금 소방대원하기를 잘했다고 생각했다.

그는 “소방대원으로서 소중한 생명을 지키는 일은 당연한 일이고 나의 사명이다”며 “이제는 미국 등 선진국의 응급처치 등을 연수를 통해 배운 후 시민들에게 더 많은 신뢰를 받는 소방대원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자신의 꿈은 시민들을 위해 더 좋은 응급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수줍게 말하던 변 소방교. 그의 앞길에 늘 안전이 함께하는 것은 물론 그의 손에서 더 많은 이들이 소중한 생명을 잃지 않기를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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