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9.27 (금)

  • 구름많음동두천 22.4℃
  • 구름많음강릉 23.7℃
  • 맑음서울 24.0℃
  • 구름많음대전 24.7℃
  • 구름많음대구 23.5℃
  • 구름조금울산 24.7℃
  • 구름많음광주 25.8℃
  • 구름조금부산 27.9℃
  • 구름조금고창 26.8℃
  • 구름조금제주 27.7℃
  • 구름조금강화 23.1℃
  • 구름많음보은 23.4℃
  • 구름많음금산 24.8℃
  • 구름많음강진군 25.9℃
  • 구름많음경주시 24.7℃
  • 맑음거제 25.1℃
기상청 제공

[Police] 이현주 경기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검시관

'국내 1호 주부 검시관' CSI로 범인검거 일등공신

 

경기지방경찰청 과학수사계 소속 이현주(42) 검시관은 국내 1호 여성 검시관이다. 각종 살인사건이나 변사사건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 일반인들에게는 너무나도 끔찍한 장면들을 일상처럼 목격하고 분석하는 검시관의 업무를 여성이 한다는 것 자체가 아직까지는 생소해 보인다. 특히 이현주 검시관은 11살 아들과 9살 딸을 둔 평범한 주부이기에 놀라울 따름이다.

“아동·여성범죄 끝까지 추적 하겠다”

 

성폭행 여아 치료하다 검시관 결심… 경찰남편 권유도 한 몫
사인 밝혀 경찰수사에 도움줄 때 자부심

글ㅣ오영탁기자 oyt@kgnews.co.kr 사진 ㅣ 노경신기자 mono316@kgnews.co.kr

 


왜 검시관인가?

지난 2005년 11월 국내 최초로 1기 여성검시관이 된 이현주 검시관은 동기 14명과 함께 검시관 업무를 해오고 있다.

중환자실 심혈관계와 가정간호사 등 14년의 간호사 경력을 가지고 있는 이 검시관은 의료전문가들에게만 유리한 의료법 문제 등으로 국내의 의료사고의 문제점을 유독 인식해오다 성폭력을 당한 9살 여자아이를 치료하는 과정에서 검시관이 되기로 결심했다.

이 검시관은 “중환자실 등에서 오랫동안 근무하면서 정확한 죽음의 원인 등이 제대로 밝혀지지 않고 의료사고가 나도 의사들에게만 유리한 문제점을 겪으면서 유족들을 위해 제대로 된 문제점을 밝히고 알리는 일을 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검시관이 된 결정적 계기에 대해 “가정간호사를 하면서 9살 여자아이가 성폭행을 당해 수십시간 수술하고 치료하는 과정을 겪으면서 충격을 받았다. 특히 그 당시에는 성폭행 가해자와 피해자가 합의를 하면 형사처벌 대상이 아니어서 큰 충격을 받고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일조하고 싶었다”고 강조했다.

인터뷰 내내 웃음을 잃지 않던 이 검시관은 그러면서 “그 계기로 검시관이 된 이후에도 경찰인 남편한테 직업에 대한 자부심과 자긍심을 매번 강조하니까 남편이 당신 같은 사람만 있으면 이 세상이 정말 밝아질 텐데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이것이 검시관이다.

평소 변사와 관련된 업무를 하면서 의사가 진단을 내릴 수 없는 죽음에 대한 살인사건, 자살사건, 화재사망사고 등의 원인을 밝히고 이를 수사경찰들에게 자문해주는 업무를 하는 이 검시관은 직업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했다.

사망사건의 원인을 밝히고 유족들과 경찰수사에 매번 큰 도움을 주는 검시관 직업에 대해 이 검시관은 “검시관은 현재 수사권이 없어 정확한 원인을 밝혀내기 위한 부검 등의 결정을 내릴 수는 없지만 매번 수사하는 경찰들로부터 큰 도움이 된다는 말을 들으면 기쁘다”며 “특히 정확한 사인을 밝혀내고 이를 통해 범인이 검거되는 일을 보면 매번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특히 이 검시관은 땅이 넓은 만큼이나 사건이 많은 경기도에서 이 업무를 해오면서 각종 큰 사건들도 두루 경험했다.

그는 “강호순 사건, 혜진·예슬이 사건 등 많은 큰 사건들을 경험하면서 특히 혜진이 예슬이 사체를 인양할 때에는 검시관이 된 계기가 됐던 9살 여자아이 성폭행 사건이 떠오르며 이 일을 더 열심히 해야 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사건 현장에서는 그 어떤 무엇도 단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신중히 검시업무에 임한다”고 말했다.

검시관 업무에 대해 “항상 시체를 보며 의문이 가는 것들이 한 두가지가 아니고 종종 3차 의료기관에서 사망하는 경우도 차트분석을 통해 원인파악에 집중 한다”며 “특히 부검을 하지 않으면 원인을 찾기 어려울 때가 많은데 그렇지 않는 경우를 보면 수사권 등의 문제가 시급하다고 느낀다”고 덧붙였다.

 


엄마 이현주씨가 바라는 세상

두 아이의 엄마인 이 검시관은 아이들에 대해서는 “이 일을 하기 위해서는 사건이 발생하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바로 출동해야 하기 때문에 아이들한테는 0점 엄마다”며 “이런 일을 하다 보니 항상 아이들이 걱정되고 염려돼 수시로 연락하려고 하고 쉬는 시간이 있을 때면 최대한 아이들에게 신경을 쓰면서 100점짜리 엄마가 되고 싶은 소망이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특히 딸에 대해 “매일 아침 아이들을 학교까지 데려다주고 있고, 특히 딸은 더 걱정이 되는 게 사실”이라며 “아이들이 한참 엄마 손이 필요할 때인데 그렇지 못해 항상 미안하고 이렇게 불안한 마음이 안 드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더 열심히 일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뷰 내내 아이들에 대한 범죄를 얘기하며 안타까워 하던 이 검시관은 “정말 아이들이 피해를 당하고 여성들이 피해를 당하는 범죄가 있을 때마다 눈물이 난다”며 “범죄 없는 세상이 정말 바라는 것인데 이 업무를 맡고 있는 한 사망에 대한 원인을 제대로 밝혀 범인 있다면 잡을 수 있도록 끝까지 일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사회 안전망이 구축되기 위해 경찰이 가야할 길이 멀다고 생각하고, 더 이상 처참하거나 충격적인 사건이 안 벌어져 밝은 세상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