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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bel] 이준성기자의 KTX 탐방기

 

수원에서 떠나는 KTX 부산시티투어
해운대, 동백섬, 자갈치시장 당일로 ‘OK’

글·사진ㅣ이준성 기자 oldpic316@kgnews.co.kr

2004년 11월 한국고속철도(KTX)가 개통, 그저 멀게만 느껴졌던 서울에서 부산까지의 거리가 약 2시간 남짓 정도 밖에 걸리지 않을 정도로 시간이 단축되는 효과를 가져와 전국이 반나절 생활권으로 접어들게 됐다. 또 지난해 11월부터 KTX 8개(경부선 상행 4개, 하행 4개) 열차가 수원역에서 운행하기 시작해 경기 남부권에 거주하는 도민들이 서울역까지 올라가 다시 내려와야 하는 번거로움 없이 도민들 전체가 반나절 생활권에 속해 문화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기왕 멍석이 깔렸으니 당일치기 장거리 여행을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전국 어디를 가도 당일 출발해 당일 돌아올 수 있으니 바쁜 일정에 쫓기는 직장인들도 넉넉한 마음으로 채비를 갖추고 떠날 수 있을 듯하다.

마침 수원역에서 ‘KTX 부산시티투어’ 정기열차 당일 관광상품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의 대표적 명소를 하루 동안 두루 둘러볼 수 있도록 다양한 코스를 선보이고 있다.

 


 


리듬을 타고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 기행’

오전 8시 20분 서울역에서 출발해 52분 수원역을 다음으로 대전, 대구, 신경주 등을 거쳐 오전 11시 45분 즈음해 부산역에 다다랐다. 재치있는 말솜씨와 친절함을 무장한 여행사 가이드의 안내에 따라 버스를 타고 처음 목적지 ‘동해 해동 용궁사’로 향했다.

일반적으로 사찰은 대부분 산에 가야 만날 수 있는데, 해동 용궁사는 해안에 자리를 잡고 있다. 또 다른 사찰과는 달리 계단을 오르는 것이 아니라 108계단을 내려가야 피안(彼岸)으로 이어지는 돌다리를 건너는데 거기에 가히 절경이라 할만한 위치에 아담한 절이 자리하고 있다. 이 절은 고려말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 없이 살라 하네’라는 노래로 유명한 공민왕의 왕사 나 옹 화상이 창건한 절로 양양 낙산사, 남해 보리암과 함께 바다를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사찰이다. 다른 수양 필요 없이 바라보면 그대로 마음이 트이고 파도소리와 불경 소리의 어우러짐이 여느 화음 못지않다. 또 작년 여름 개통된 수산과학관과 동암마을을 잇는 길이 600m, 너비 1.5~2m의 해안 산책로는 동해안 갯바위의 빼어난 절경과 동해의 장관을 함께 볼 수 있는 곳이어서 식사 후 산책을 하면 ‘가스 O명수’가 필요 없을 정도로 소화와 동시에 오장육부가 시원하게 뚫리는 느낌이 들 정도다.



한국 8경(景) 중 하나 ‘해운대 해수욕장’

한국 8경(景)의 하나로 꼽히는 명승지이며, 자체의 8경이 또 있을 정도로 예로부터 많은 사람의 찬탄을 받고 있는 해운대이다. 더 이상의 설명은 꼭 잔소리처럼 느낄 만큼 간첩도 그 내용을 세세히 잘 알고 있을 법한 해운대 해수욕장의 겨울은 한 여름 뙤약볕 아래 사람 반 파라솔 반이었던 모습과 전혀 다른 여유로운 모래사장의 모습이 새롭다. 한여름이 아니라면 해운대를 즐기는 최고의 방법은 걷기다. 고운 모래가 깔린 해변 뒤로 고층빌딩이 밀집한 해운대는 언뜻 보기에는 걷기와 어울리지 않는 듯싶지만, 해변과 이어진 길들을 잠시만 거닐면 이러한 생각이 금세 바뀐다. 사시사철 붐비는 관광객들 탓에 사람에게 낮을 가리지 않는 살찐 갈매기들에게 새우 과자를 주는 재미는 덤.

 



2005 APEC 정상회담이 열린 ‘꽃피는 동백섬’

해운대 백사장 끝을(웨스틴 조선호텔 방향) 보면 인어 여인의 동상을 볼 수가 있는데 바로 동백섬이다. 전체 길이가 8.4km로 부산 갈맷길 가운데 가장 짧은 해안길인 ‘해운대 삼포길’은 동백섬을 한 바퀴 도는 것으로 시작된다. 동백섬은 부산 해운대와 잇닿아 있는 대표적인 관광지다. 조용필의 ‘돌아와요 부산항에’의 도입부 “꽃피는 동백섬에”로 국민적 명소가 됐고, 2005년 부산 APEC 정상회담이 열린 ‘누리마루 APEC하우스’가 위치해 있다. 섬 대부분이 동백꽃으로 이루어져 동백섬이라 불리는 이 섬은 원래 군부대가 주둔한 군사보호지역이었으나 APEC을 계기로 군부대 이전과 관광지 개발 여론이 강해져 지난 2008년부터 평상시 군부대 부지를 시민들이 활용하게 됐고, 2013년 군부대를 외곽으로 완전히 이전하는 조치가 이뤄질 예정이다. APEC 정상회의가 열렸던 누리마루와 해운대의 경치에 감탄했다던 최치원의 동상을 지나치면 목재 데크로 된 산책로가 나타난다. 우거진 소나무 너머로 해운대의 전경이 펼쳐지는데, 젊은 연인들이 유독 눈에 많이 띈다.

 



부산하면 자갈치 시장이지예~!

부산하면 해운대만큼이나 유명하고 꼭 가봐야 하는 곳이 바로 자갈치 시장이다. 자갈치 시장은 대한민국 최대의 어시장으로 예부터 부산시내 음식점이건 여염집에서건 간에 집집마다 오르는 찬거리 가운데서 해산물이라면 으레 자갈치 시장에서 공급하고 있는 것이라 할 만큼 부산의 맛을 공급하는 곳이기도 하다. 잘 모르는 사람은 자갈치시장이 자갈치로 유명한 곳인 줄 아는데 자갈치시장에서 자갈치는 예전에 자갈이 많아 ‘자갈 처(處)’로 자갈밭이란 의미로 불려졌다는 해석이 가장 유력하다.

자갈치 시장의 관람포인트는 없는 게 없는 각종 해산물뿐만이 아닌 바로 ‘자갈치 아지매’라 불리는 시장의 상인들이다. “쌉니데이~ 한 마리 사가 회 한사바리 묵고 가이소~”라며 관광객들을 불러세우는 ‘자갈치 아지매’들의 말투는 짧고 삭막해 보이기도 하지만 흥정을 안 해도 덤으로 한 개, 두 개 비닐봉지에 척척 얹혀주는 그들의 행동에 인심많고 정 많은 경상남도 사람들의 특징을 체험할 수 있다. 시장 맞은편에는 부산의 명동이라고도 불리며 ‘부산국제영화제’로도 유명한 남포동을 둘러볼 수 있다.

부산역을 오후 7시 30분에 출발, 서울역에 10시에 도착하는 ‘부산시티 투어’는 휴무 없이 연중 내내 서울역을 거쳐 수원역에서 출발하며, 요금은 주 중 6만 9천 원(어른 기준), 휴일 7만 9천 원으로 기본 왕복운임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즐길 수 있다. 이는 왕복열차료, 연계차량료, 입장료, 여행자보험 포함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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