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파고 공생과 나눔으로 넘는다
글 ㅣ 김예나기자 kyn@kgnews.co.kr
‘왜 최고가 농산물인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던져준 또하나의 과제가 엄연한 현실로 다가왔다. 이미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으로 한차례 거센 폭풍우를 온몸으로 부닥쳐 극복했던 또하나의 난관이라 할 수 있다.
당장 한미FTA가 발효되면서 국산 농산물 1천450여 품목 중에서 40% 안팍에 대한 관세 100%의 보호장벽은 사라졌다. 한국의 경우 관세 철폐로 당장 320여만명의 농어민이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거슬러 가보면 WTO 가입 후 17년동안 농산물의 일반 관세율 감축률은 평균 24%에 불과했다. 농어민들이 입을 피해는 발효 6년차에 7천279억원, 10년차에는 1조3천162억원, 15년차에는 1조8천46억원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
한미FTA로 인한 농어민들의 직접적인 피해도 녹록지 않다. 이 점은 정부도 인정하고 있다. 국회 처리여부를 놓고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22조원 규모의 지원대책을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자유무역협정(FTA) 체제의 핵심이 바로 ‘시장’이다. 두 나라 간의 관세장벽을 허무는 것을 전제로 한다. 국가가 지금까지 ‘관세’를 통해 보호해왔던 영역을 시장에 맡기겠다는 의미다.
이제 또하나의 답을 찾아야 한다. 공생(共生)이고, 나눔이다. 바로 ‘나눌수록 배가되는 원칙이 있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농수축산인 스스로를 성공하게 만들고, 나아가 나눔의 일부이자 실천하는 농수축산인이 늘어날수록 서로 나누고 공유할 몫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
경기도가 농수축산업의 경쟁력 확보는 물론 소득증대 등 경기농업 발전에 기여한 공이 큰 우수 농수축산인 10명을 올해의 ‘경기도 농어민대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공교롭게도 한미FTA 비준안 처리를 둘러싸고 막판 극한대치의 정점에 다다르던 시기인 11월11일, 이른바 ‘빼빼로데이’, ‘가래떡데이’에 시상식을 가졌다.
농어민대상 수상자들은 한결같이 ‘홀로살기’보다는 ‘같이살기’를 택했다. 그래서 끊임없이 노력했고 혼자 성공하기보다 함께 성공하는 농수축산인의 나눔을 실천한 점이 두드러지게 평가받았다. 덤으로 해외 선전농업에 대한 선진지연수의 기회도 갖게 된다.
앞으로 우리 농수축산업의 앞날을 예고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가야할 길이기도 하다. 무엇이 그들을 어떻게 올해의 농어민대상으로 이끌었는지 짚어봤다.
고품질 쌀생산 부문 : 이천시 설성면 원종규(54)
지 난 2005년부터 최고의 품종, 최고의 기술로 최고의 전문가들이 만든 쌀 브랜드인 ‘탑라이스’ 단지 대표를 맡아 전국 최고의 쌀을 생산해 시비량 절감은 물론 농약 사용을 줄이는 방법과 육묘, 모내기, 맞춤비료, 물관리, 병충해 방제, 수확작업 등에서 체계적인 매뉴얼을 갖춰 고품질 쌀생산단지 조성에 힘을 기울여왔다. 특히 전량 보급종 파종으로 재배 기술 및 생산성 향상에 힘써 재배 면적을 늘리기 위한 영농규모화 및 생산비 절감을 위한 영농기계화 실천으로 고품질 ‘이천쌀’ 생산에 기여했다.
과수 부문 : 안성시 양성면 박찬욱(57)
배 재배시 유박비료, 발효퇴비 등 유기물 사용으로 배의 당도를 증대하는 효과를 거뒀고, 유용미생물 및 병해충 종합관리를 활용한 친환경 과수재배 기술을 실천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통 및 판매방법도 개선, 잎맞춤 공동브랜드 32t 공동출하 및 생산량의 60% 가량을 현장 소비자와 직거래로 유통해 비용 절감을 이뤄냈다.
배 재배 신기술의 노하우에 대해서도 지역내 과수농가 보급에 힘쓰는 등 과수농업 발전에 선도적 역할을 해왔다.
화훼부문 : 화성시 팔탄면 박정근(48)
육 묘기간 및 개화 소요일수를 단축시켜 출하시기를 조절했으며 연중 생산시스템을 도입, 안정적인 농가소득을 창출하는데 기여했다. 고품질 화훼 생산을 위해 저온시설, 팬엔패드, 보광시설 설치로 2기작 재배도 가능케 했다. 온실면적의 이용 효율을 증대시켜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대한민국 난 전시회, 아시아 태평양 난 전시회, 화성 꽃 전시회를 추진해 화훼 소비 촉진에 기여했다.
대가축 부문 : 파주시 법원읍 황인식(47)
지역 한우 사육 농가와 마정영농조합법인을 설립해 자원순환농업을 실천했으며 한우 개량을 위한 전두수 혈통등록 및 계절번식으로 송아지 육성율 향상과 송아지생산안정제 전두수 가입 및 유전자 분석 사업에 참여해 사육 기술 및 생산성 향상에 기여했다. 또한 매년 논을 활용해 생볏짚곤포사일리지 500여톤을 제조, 이용하고 겨울철에는 호맥 등 사료 작물을 재배해 사료자급율 향상에 노력했다. 지역내에서도 농업인후계자 선정, 파주시 4-H 연합회장, 파주연천 축협 감사 및 대의원을 역임했으며, 서울대학교 최고농업경영자 과정을 수료하는 등 항상 배우고 연구하는 모습으로 지역 축산업에 기여했다.
채소 부문 : 양평군 양동면 부추작목회
G -마크, 친환경 농산물 인증을 획득했고 결속기·수확기 등 현대식 농업기술로 생산성을 향상시켜 재배면적도 확대하고 경쟁력도 확보했다. 가락시장·농협 하나로마트 등으로 출하, 지난해 65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한편 전국 부추 유통물량의 15%를 공급하는 등 유통망을 개선하는 성과를 올렸다. 지난 97년 불과 4농가에서 시작, 최고가격을 받는 여러 노하우 등을 메뉴얼로 만들어 주변 농가에 전파하면서 현재 147농가로 확대하는 등 지역내 농가소득을 높이는데 톡톡히 한몫했다.
농산물 가공·수출·유통부문 : 평택 포승원예영농조합법인
지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일본 농가에 토마토 묘종을 수출, 4억4천여만원의 외화를 획득했다.
지난해에만 25만9천개의 육묘를 수출해 1억2천여만원의 외화소득을 올리는 등 육묘강국에 접목묘를 역수출, 한국농업의 위상을 높이는데 일조했다.
또한 고객리스트를 작성해 작물별로 고객을 분류, 병해충이나 기후변화에 따른 주의사항을 문자로 알려주는 등 세심한 고객관리로 소비자와 유기적인 관계를 유지해 호평받고 있다.
환경농업·신기술 부문 : 양주시 삼숭동 우호희(66)
경 기북부지역에 밀집돼 있는 축사 및 가구공장에서 나오는 가축분뇨 및 대패밥을 퇴비 제조에 활용했으며, 토양 유기물은 0.5% 이상 유지하게 하는 등 친환경 농업을 실천했다. 또한 친환경 재배로 소비자에게 인정을 받아 생산량 전량을 농협에 납품했으며, 특히 사사로운 이익만을 쫓지 않고 자신이 운영하는 비닐하우스를 지역 농가에게 공개해 영농 기술 전파에 기여했다.
수산 부문 : 화성시 서신면 경기남부수협 백미리어촌계
백 미리 어촌계는 2007년부터 2010년까지 자율관리어업 모범공동체로 선정돼 2009년에는 농림수산식품부 어촌체험마을 성공사례 대상을 수상하는 등 경기도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자율관리 공동체의 귀감이 되고 있다. 어촌계원들의 일심단결로 수산물 직거래를 위한 수산물 공동판매장을 설치·운영 중이며 직영하고 있는 백미리 슬로푸드 마을 운영으로 어촌계 소득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
중소가축 부문 : 용인시 백암면 박상도(49)
유 정란 브랜드 사업(안심 2배)으로 소비자 인지도 향상 및 자체 포장재를 개발했고, 유명 백화점(롯데, 신세계)과의 직거래 계약으로 유통 시스템을 정비해 소득 증대에 기여했다. 선별에서 포장까지 수작업을 거치지 않고 자동처리가 가능한 위생포장시스템을 갖춘 유정란 집하 센터를 설치했으며, 농촌진흥청 지원 ‘우리맛닭’ 생산을 위한 시범사업을 실시중이다.
또한 동애등애 사업을 위한 부지를 물색 중으로, 새로운 양계 기술 습득 및 개발을 위해 항상 배우는 자세로 임하고 있다.
임업 부문 : 이천시 대월면 조해석(32세)
표 고버섯 원목재배 방식은 재배 기간이 길고 봄·가을에만 버섯을 생산할 수 있어 자금 회수에 2년 이상이 걸리고, 원목을 다뤄 노동 강도가 높았으나, 재배 방식을 톱밥배지 방식으로 전환해 사계절 버섯 생산을 할 수 있어 연중 계획 생산이 가능하다. 또 재배기간 단축으로 단기간에 자본회수가 되며, 고령자나 부녀자도 취급이 가능하는 등 임업인 경쟁력 향상에 기여했다. 또한 무농약 농산물 인증과 G마크 인증을 획득해 우수한 품질의 버섯을 온라인으로 판매하고, 냉동탑차를 활용한 콜드체인 시스템을 통해 경기도 관내 학교들에 급식재료로 다량 납품함으로써 미래 세대의 성장과 건강지킴이로의 역할에 충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