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추운 날씨에 외국인근로자를 배정받기 위해 이틀 밤을 밖에서 보냈어요”
수원에서 소규모 종이박스 제조회사에 근무하는 직원 서미영(39·여) 씨의 푸념이다.
서씨는 베트남 근로자를 채용하기 위해 지난 10일 오후부터 고용노동부 수원고용센터(이하 고용센터)에 이불과 난로를 가지고 자리를 맞고 있다.
고용센터는 ‘외국인인력정책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우리나라와 업무협약을 맺은 베트남과 방글라데시, 스리랑카 등 11개국 국민들을 대상으로 국내 근무 희망자를 접수받아 올해 상반기에만 제조업 2만5천명과 농·축산업 2만7천명 등 총 5만4천여명의 외국인근로자를 채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에 따라 고용센터는 이미 마감된 농·축산업과 건설업, 서비스업 근로자 2만9천명 외에 12일부터 제조업 취업을 희망하는 외국인근로자를 채용하기 위한 사업체의 접수를 받기 시작했다.
이 결과 서씨와 같이 외국인근로자의 채용을 원하는 기업의 관계자는 선착순으로 채용기회가 주어지는 방침에 따라 추운 날씨를 이겨 내며 이틀밤을 지새고 있는 것이다.
서씨는 “회사에 2명의 베트남 근로자가 있어 이들과 같은 국적의 일 할 사람을 채용하기 위해 직원들끼리 순서를 정해 줄을 서고 있다”며 “한겨울 추위를 견디기가 만만치가 않다”고 말했다.
그나마 서씨처럼 건물 내부에 줄을 선 사람들은 다행이지만 건물 밖으로 밀린 사람들은 추위로 인해 고용센터에 항의하는 혼란이 벌어지기도 했다.
강모(38·여) 씨는 “이렇게 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는데 고용지원센터는 아무런 대책을 마련해 주지 않느냐”며 소란이 빚기도 했다.
그러나 고용센터는 특별한 대안을 내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채용 예정의 외국인 근로자가 2만5천명으로 제한된데다, 상급부서인 고용노동부의 정책에 따라 선착순 접수를 받을수 밖에 없는 처지다.
고용센터 관계자는 “번호표와 같은 방법이 있을수도 있지만 그렇게 하더라도 번호표를 받기 위해 줄을 서는 일이 생길 것”이라며 “야간에는 기다리는 분들을 위해 고용센터 사무실을 개방하고 있다”고 전했다.
12일 시작된 제조업 외국인근로자 채용 예약은 이날 오후 8시 현재 약 1만여명에 대한 접수가 완료돼 빠르면 12일 오후 모두 소진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