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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찰순례] 김포 용화사 석지관 주지

김포 변화에 앞장 서는 실천도량 김포용화사

“고발이 무슨 대수냐. 시의원들의 부당한 행위 알리는 시위 계속할 것”

불교계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석지관 스님

수행·문화·생명·나눔·평화, 어느 것 하나 게을리 하지 않고 용맹정진

글 ㅣ 최연식 부국장 cys@kgnews.co.kr

 

 

 


우 리는 사찰이라고 하면 깊은 산중에 자리 잡은 고요한 산사를 떠올리고 스님이라고 하면 참선 수행하는 인자한 구도자의 모습을 떠올린다. 하지만 중생을 구제키 위한 불법은 산중에서 참선을 행하고 도를 좇는 것만이 아니라 혼탁한 세속에서 사부대중과 삶을 함께하며 고통을 나누 것도 중요한 도(道)의 한 길임을 알아야한다. ‘불법을 말로 풀어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교와 도는 삶의 현장에 있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김포시민의 변화에 앞장서고 있는 김포용화사의 활동을 탐색해 본다.

도(道)는 곧 실천

“지금 이 시대에는 사찰과 일반의 경계가 없습니다. 도시 건물 안에 교회가 있듯 저자거리에 불교가 있습니다. 세상과 단절되고 중생과 떨어져 있는 불교가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국민과 시민이 아파하면 그 아픔을 온 몸으로 먼저 받으며 시민이 덜 아프게 하는 것이 수도자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김포시의회를 상대로 천막 100일기도도 하고 1인 시위도 하는 것입니다. 실천하지 않는 도가 무슨 필요며 행동하지 않는 구호가 무슨 필요가 있겠습니까?”

한강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김포 용화사 주지 석지관 스님의 일성이다.

석지관(智觀)스님은 최근 김포시의회 정하영, 조승현, 신명순, 유영근 의원 등의 통진초교 다목적 강당과 장애인보호작업장 예산을 삭감한 것에 항의하며 시청 정문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100일 기도 및 1인 시위를 전개하고 있다.

이러한 스님의 행위에 대해 시의회 관련의원들은 ‘법적 조치’ 운운하며 기자회견을 했지만 지관 스님은 “고발이 무슨 대수냐. 시민을 생각하고 사회적 약자를 우선해야할 시의원들의 부당한 행위에 대해 시민께 알리고 변화를 촉구하는 시위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석지관 스님은 불교계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학승으로 그 누구보다 계율과 율장과 불법에 해박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중생과 함께 부딪치고 함께 아파하지 않으면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수행·문화·생명·나눔·평화 이 다섯 가지 문제를 어느 것 하나 게을리 하지 않고 용맹정진하고 있다. 그러나 그 근간에는 자신을 성찰하고 불성을 쌓기 위한 불자로서의 정신적 수행은 물론이려니와 사부대중과 함께 하는 일상에서의 수행 즉 ‘실천의 도’에도 적극 임하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의 종단 운영기조인, 위에 열거한 5가지의 단어야 말로 구호가 아닌 행동과 실천으로 행해야 할 ‘도’라고 생각하고 있다. 이러한 스님의 실천적 행동은 전국적 범위에서 뿐만 아니라 김포의 시민정신과 운동으로 발전해 김포시민의식 변화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다문화 이주민들께 희망을

김포용화사는 ‘마하 이주민 지원센터’를 설립하고 김포지역의 이주민노동자들과 다문화 가정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 및 지원활동을 펼치고 있다.

‘마하’란 산스크리트 어로 ‘위대한’, ‘뛰어난’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조계종 사회부 소속의 마하 이주민지원단체 협의회는 지난 2006년 3월 서울에서 창립 발대식을 갖고 출범 했으며 이후 전국 각지에 이주민지원센터가 개설 됐다.

김포는 용화사 내에 마하 이주민지원센터를 설립하고 불교 국가의 이주민과 노동자들은 물론 여타 다문화가정과 이주 노동자들의 권익을 위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석지관스님은 중앙협의회 공동대표로서 이주노동자 쉼터 개설 및 지원, 불교계 이주민정책 토론회 개최, 이주민 체육대회, 스리랑카 해외 봉사 등을 실시하기도 했다.

김포에서는 지역의 이주민을 위해 외국인 근로자 구직활동 지원 및 쉼터 제공, 법회 지원, 인권노동상담소 운영, 구호물품 지원, 긴급위기 다문화가정 지원, 다문화가정 자녀교육 지원, 의료지원, 예체능 행사 지원, 시설 안내 및 지원, 한국어 교육 등을 실시하고 있으며 외국인 근로자와 이주민들에 대한 각종 정보를 수집, 지원 방안 등을 마련하고 있다.

또한 연중 사업으로 주말농장 개설 운영, 이주민 근로자 컴퓨터 교실 운영, 다문화가정자녀초청 행사, 이주민 근로자 생태여행, 이주 사망 노동자 추모제 등도 준비하는 등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에서 미처 실시하지 못하는 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환경이 생명

김포용화사는 지역의 환경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자연의 섭리는 자연 그대로일 때 생명이 살아 숨쉽니다. 우리 인간이 눈앞의 이익이나 편의를 위해 자연환경을 파괴하면 그 대가는 고스란히 우리 자신에게 고통으로 다가옵니다. 시민들께 이러한 진실을 알려야 하는데 앞장서는 사람들이 없으니까 종교인인 우리라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모든 생명이 함께 더불어 살 수 있을 때 우리 인간도 살 수 있는 것이며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 눈앞의 이익을 버리고 자연그대로의 환경 보전을 위해 노력해야만 합니다.”

석지관 스님은 환경에 대한 자신의 소신을 실천하기 위해 김포용화사가 주관이 되어 지역 환경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이를 위해 사찰에서는 ‘김포생명마당 시민 환경 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해 실시하고 있으며 용화사가 위치한 김포시 운양산 앞 한강 습지에 대해 ‘한강하구 하천부지 습지조사 연구보고서’를 내기도 했다.

이를 근거로 금년부터 한강변 철책 안에 위치한 600여 평의 습지에 대해 군부대의 협조를 받아 생태체험 교육을 실시할 예정이다.

사회적 약자를 위한 실천 도량

김포용화사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지원센터로서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대한불교조계종사회복지재단 김포용화사 지회’에서 준비 중인 ‘장애인보호작업장’이다.

김포용화사에서는 오는 3월 개관을 목표로 장애인보호작업장을 건축 중인데 지난해 김포시에서 3차 추경에 세워 준 장애인엘리베이터 설치, 석공사, 정화조 설치 등 1억5천만 원을 시의회에서 삭감하자 이를 규탄하며 시청앞에 천막을 설치하고 100일 기도에 들어갔다.

오는 3월 장애인보호작업장이 개관하면 김포용화사는 김포관내 교등학교 특수학급 자폐학생과 지적장애 학생들을 대상으로 제과제빵, 바리스타, 짚풀공예 등의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이곳에서 친환경 제조방식과 전통사찰 방식으로 만들어진 제품을 소규모 매장을 마련해 판매해 이들의 자립, 자활을 가능토록 한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이밖에도 김포시종합사회복지관 운영, 김포시성인장애인 주간보호센터, 김포시건강가정지원센터, 김포시다문화가족 지원센터 등도 운영해 소외 받는 소수와 사회적 약자를 위해 운영 지원에 앞장서는 사찰을 표방하고 있다.

맺는말

김포용화사는 변화하는 김포와 사회의 혼돈 속에서 오직 불심에 입각한 판단으로 현실 속에서의 소외 받고 어려운 중생구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혹자는 스님의 1인 시위를 두고 ‘종교인으로서 너무 과격한 것 아니냐’는 비난도 있지만 석지관 스님은 ‘나를 위한 일이 아니라 약자를 위한 일이기에 자신에게 부여된 의무’라고 이야기 한다.

이는 곧 모든 중생이 부처인데 고통 받고 어려운 사람을 위해 나부터 실천하는 것이 보살행이고 도의 실천이라는 의미로 해석 된다.

그래서 ‘실천 불교’에 앞장서고 있는 김포용화사의 활동과 석지관 스님의 행보에 대해 시민들의 시선이 집중 되고 있는 것이다. 시민들과 함께 그 미래를 지켜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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