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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날로그 감성을 디지털 트렌드에 담아라

 

최근 기업들이 디지털화돼 가는 시대에 차별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아날로그 제품 프리미엄화에 성공하고 있는 가운데 기업이 고객 가치 발굴 프로세스 안에서 디지털의 트렌드뿐 아니라 아날로그 시절의 감성을 결합할 경우, 고객들에게 더 의미있는 가치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현재 사람들은 디지털화의 홍수 속에서 살아가고 손가락 터치 몇 번으로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과 공짜로 전화할 수도 있으며 태블릿 PC로 직접 E-book을 만들어 쉽게 배포할 수도 있다.

또 디지털 시대라는 말을 붙이는 것이 무색할 정도로 디지털은 지나가는 하나의 흐름을 넘어 이제 사람들의 삶 속에 깊숙히 자리잡았다.

하지만 또 한편으로는 시대가 디지털화 되어감에 따라 아날로그에 대한 고객들의 향수는 더욱 증가해 구시대의 산물이라고 여겨졌던 LP를 찾는 사람들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현상을 찾아볼 수 있다.

최근 ‘첨단 기술’이라고 일컫는 것들을 적용했다고 하면 대부분이 디지털 기술과 연관돼 있다 보니 아날로그라고 하면 최신의 것들의 반대말 즉, ‘과거의 방식, 과거의 디자인’을 일컫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아날로그로 구현된 환경 속에서 더 편안함과 아늑함, 프리미엄을 느끼며 차별적인 가치를 추구하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아날로그 제품들은 프리미엄화에 성공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은 손목 시계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데, 손목 시계는 이전부터 Handmade 제품의 프리미엄화가 강하게 이루어진 제품이다. 같은 시계 모델 내에서도 배터리를 사용하는 쿼츠(Quartz) 대비 태엽을 감아 사용하는 더욱 불편하지만 더욱 아날로그적인 오토매틱(Automatic) 모델이 두 배 이상의 가격으로 팔리기도 한다. 이렇게 고객들에게 차별적인 가치를 제공하며 디지털화의 홍수 속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는 사례들을 살펴보도록 한다.

▲ 라디오를 통한 아날로그 감성의 재발견

본래 라디오는 방송국에서 발신하는 전파를 잡아 이것을 다시 음성으로 복원해 우리가 들을 수 있었다. 다이얼을 돌려 주파수를 잡고, 가끔 지지직 소리와 함께 흘러나오는 음악과 사연에 공감하며 웃고 울었던 기억은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추억일 것이다.

하지만 최근 라디오 방송은 급격히 디지털화 되면서 스마트폰에서 어플리케이션을 작동만 시키면 언제나 잡음 없이 또렷한 라디오 방송을 들을 수 있다.

이러한 어플리케이션은 과거처럼 전파를 잡아 음성으로 복원하는 아날로그적인 방식이 아니라 무선 인터넷 망을 통해 라디오 방송 데이터 자체를 전송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물론 가끔 인터넷의 끊김 현상에 의해 방송이 조금 불안정할 수는 있지만 과거처럼 어떤 방송이 어떤 주파수에서 나오는 지 기억해 주파수를 잡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없어 라디오를 감상하는 행위 자체가 더욱 편리해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편리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편리함보다는 아날로그 감성의 음원을 감상하는 것, 그리고 더 좋은 음질의 음원을 감상하는 것에 가치를 두는 사람도 분명 존재한다.

▲ 사진이 아닌 추억을 기록하라

시장에 첫 진입한 제품이 대성공을 거두면서 그 제품의 일반명사로 자리잡은 경우가 있다.

대표적인 예로 ‘폴라로이드’를 들 수 있다. 폴라로이드는 주로 즉석카메라를 지칭하는 말로, 1948년 최초로 즉석카메라를 출시한 폴라로이드사의 이름을 따서 지금도 즉석카메라를 지칭하는 말로 사용되고 있다.

폴라로이드사는 1948년 즉석카메라의 최초 출시 이후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누리며 지속적으로 성장했고, 1994년에는 매출이 23억 달러에 달했다. 하지만 1990년대 후반 이후로 디지털 카메라가 대중화되면서 즉석카메라의 인기가 주춤하게 됐고, 회사 사정이 급격히 나빠지면서 2005년에는 결국 미국 피터스 그룹(Petters Group Worldwide)에 매각됐다.

그리고 2006년에는 결국 즉석카메라 생산을 중단했고, 2008년에는 필름 생산도 중단했다.

이렇게 디지털 카메라에 밀려 사람들의 기억 속으로 밀려나는 것 같았던 즉석카메라 시장이었지만, 국내에선 달랐다. 한국후지필름이 출시 및 판매한 ‘인스탁스’ 덕분이었다.

1999년 최초 국내 출시 시점에는 디지털 카메라의 인기에 밀려 즉석카메라가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당시 즉석카메라는 성능 측면에서 월등히 뛰어난 디지털 카메라와 함께 전자제품 판매점에서 전시·판매 되어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한국후지필름은 즉석카메라가 추억을 기록하는, 이 세상의 단 한 장뿐인 사진을 남길 수 있는 기기로서의 가치를 포착했다. 따라서 주요 고객인 20~30대의 여성들에게 이러한 가치를 중심으로 어필하며 서점으로 판로를 확대함으로써 큰 규모의 매출 성장을 이뤘다.

이렇게 고객들이 원하는 가치를 생각하고 아날로그적인 감성을 강조한 덕분에 사장되고 있다고 생각했던 국내 즉석카메라 시장에서 인스탁스는 2006년 이후 매년 20%가 넘는 성장을 이룰 수 있었다

이윤하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 프리미엄은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으며 역설적으로 들릴지 모르지만 사회 전반에서 디지털화가 만연하는 이런 시대에서는 향후 좀 더 인간이 받아들이기 쉽고 편리한 아날로그적 요소들이 첨가될 기회가 더 많아진다”며 “디지털에 비해 아날로그는 마이너한 시장이지만, 메이저인 디지털 시장이 커짐에 따라 마이너인 아날로그 시장의 기회가 더불어 커지고, 그뿐 아니라 프리미엄도 가지기 때문에 충분히 주목할 만한 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어 “고객 가치 발굴 프로세스 안에서 최근 디지털의 트렌드뿐 아닌 아날로그 시절의 감성을 결합해 본다면 고객들에게 더 의미있는 가치를 발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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