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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성 자아낸 섬세한 동작·풍부한 연기

 

발레리나 김주원의 발랄한 지젤은 특유의 사랑스러운 몸짓으로 관객의 시선을 사로잡았고, 고난이도 동작도 실수 한번 없이 멋지게 성공한 윌리들의 노련함과 우아함은 관객의 탄성을 자아냈다.

독무가 끝날 때마다 박수가 터져나왔으며, 커튼콜이 끝나 배우들이 퇴장하고도 한참이 지나도록 관객들의 기립박수와 ‘브라보!’ 소리는 멈출 줄을 몰랐다.

발레 ‘지젤’은 시골처녀 지젤이 신분을 숨긴 귀족 알브레히트와 사랑에 빠지지만, 그에게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충격에 빠져 죽게 된다는 1막과 숲 속을 지나가는 남자들을 죽을 때까지 춤추게 만드는 윌리(결혼 전에 죽은 처녀들의 영혼)가 된 지젤이 포로로 잡혀온 알브레히트를 사랑의 힘으로 구한다는 2막으로 구성된다.

지난 15일과 16일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 국립발레단이 공연한 낭만 발레의 대표작 ‘지젤’은 120분이라는 시간이 짧다고 느낄 만큼 강렬하고 긴 여운을 남기고 끝났다.

‘지젤’의 안무 버전에는 여러가지가 있지만, 이번 공연에선 러시아 버전에 마임적인 살을 붙여 스토리의 이해도를 높인 프랑스 파리오페라발레단 버전이 무대에 올랐고,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이날 관객중에는 발레에 익숙치 않은 관객도 더러 있었지만, 섬세한 안무에 연기자들의 뛰어난 표현력이 더해져, 지젤의 슬픈 스토리가 울림이 있는 한국적 감성으로 관객에게 그대로 전달될 수 있었다.

2막의 윌리들의 군무는 정통 발레에서만 볼 수 있는 우아함과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여줬다. ‘지젤’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윌리들의 군무는 몽환적인 무대 배경, 조명과 어우러져 환상적인 무대를 만들어냈다.

윌리들이 가진 슬픔과 원한이 고난이도 군무로 표출되는 순간, 관객들은 마치 세이렌의 노래에 홀리듯, 그녀들의 몸짓에 빠져들었다. 특히 알브레이트의 목숨을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지젤에게 안된다고 말하는 윌리들의 단호한 팔과 고개를 돌린 가녀린 목선은 전율을 느낄정도로 아름다웠다.

지젤과 알브레이트의 솔로도 말이 필요없을 정도로 훌륭했다. 2막에서의 슬프면서도 아름다운 지젤의 솔로 연기는 왜 김주원이 ‘천상지젤’이라 불리는지 알게했고, 알브레이트가 보여준 선 굵은 연기와 무결점 앙트르샤(높이 뛰어올라 두 다리를 교차하는 스텝)는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다만 1막에서 지젤과 알브레이트의 호흡이 다소 맞지 않아, 사랑에 빠진 두 남녀가 추는 2인무의 몰입도가 다소 떨어졌던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밖에 알브레이트의 약혼녀가 등장하는 장면에선 실제 개를 등장시키고, 무덤가에 나타나는 흰색 그림자를 순간적으로 나타났다 사라지게 한 무대연출도 관객에게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공연의 재미를 톡톡히 살렸다는 평이다.

서울공연에서 국립발레단 50년 역사상 첫 전회전석 매진을 기록하고, 이번 경기도 공연에서도 매진을 기록한 ‘지젤’은 한국에서도 클래식 발레가 흥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앞으로 우리를 찾아올 클래식 발레는 어떤 작품이 될지,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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