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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가인하 첫날...약국에 약 동났다

“약국에 약이 떨어졌는데 일단 처방전을 맡겨 놓으시면 2~3일후에 약을 지어 연락드릴께요. 오늘부터 약가가 전체적으로 인하돼 재고를 모두 반품한 상태라 고혈압 약이 하루분량밖에 없어요.”

2일 수원 팔달구 A 약국의 김모 약사는 처방전을 들고 온 60대 고혈압 환자에게 사정을 설명하기에 바빴다.

정부가 건강보험을 적용받는 전문의약품 1만3천814개 품목 중 6천506개 품목의 보험약가를 평균 22.3% 인하한 후 대부분의 약국에서 벌어진 진풍경이다.

고혈압 약 등 일부 의약품의 경우 아직 진품 비중이 높아 다국적 제약사들이 약가 인하에 대비해 한두달 전부터 공급을 줄여와 부족사태가 더욱 심각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김 약사는 “환절기라 지난 주말부터 감기환자가 눈에 띄게 늘었는데 아목실린 등 보험급여 비중이 낮아 본임 부담액이 높은 항생제를 구하기 어렵다”며 “고가 항생제는 모두 반납한 상태라 복통이나 목이 아픈 감기약은 제대로 짓기조차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장기처방이 많은 당뇨약과 고혈압, 항생제 등은 약가인하와 함께 가장 구하기 어려운 실정”이라고 말했다.

화성시 동탄신도시 B약국 이모약사는 “지난해 약국관리료 등 조제수가 인하에 이어 약가 인하로 약국경영이 아주 힘들다”면서 “경기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몇몇 대형약국과 제약사 도매상들이 모여 오더메이드 약을 개발하려는 추세까지 있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오더메이드 약이 늘어날 경우 일반 약의 가격이 오르는 결과가 돼 환자입장에서는 전문약에서 낮아진 약값지출이 일반약에선 늘어나게 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도매업체도 사정은 마찬가지. 약국으로부터 반품주문을 받는 즉시 직원들이 제약사로 반품처리해 버린 상태에서 2일 오전 한꺼번에 주문이 밀리자 오후에는 아예 주문을 받지 않고 있는 상황.

한 도매상 관계자는 “전문약에 대한 반품과 그에 따른 정산과 재주문 등으로 이어지는 혼란이 앞으로 2~3주는 지속될 것 같다”면서 “일선 약국에 약이 제대로 공급되는 것은 약국별로 정산이 끝난 뒤에야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시민들의 반응은 고무적이다. 약가 인하에 따른 일시적인 불편도 감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오전 수원의 한 대형 종합병원 앞에서 만난 직장인 박모씨는 “뇌졸중 환자인 어머니가 복용하는 2가지 대표 약인 글리아티린 연질캡슐과 플라빅스 정의 가격이 인하돼 연간 14만6천400원을 아낄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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