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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나혜석 ‘돌려막기’

수원시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소설가로 활동했던 ‘정월 나혜석’의 생가 복원을 지난해 추진하다 적정성 논란을 빚은 끝에 무산된데 이어, 이번엔 ‘나혜석 기념관’ 건립을 짓기로 해 말썽을 빚고 있다.

4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팔달구 신풍동 92-2번지 일대 1천237㎡ 부지에 사업비 45억원을 들여 ‘나혜석 기념관’을 건립할 계획이다.

시는 내년 3월 착공에 들어가 연말까지 기념관을 완공한다는 계획으로 오는 5월 중 실시설계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특히 시는 기념관이 건립되면 기존의 화성행궁과 화령전에 더해 나혜석 기념관과 생가 터로 이어지는 관광벨트를 구축, 본격적인 관광객몰이에 나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이같은 기념관 건립계획과 관련, 나혜석의 이력과 인물 평가는 물론 지역사회 공감대 등 기본적인 여론수렴 과정조차 생략된데다 과거 무리한 사업추진 끝에 무산된 생가 복원에 이어 또 한번의 막무가내 행정이란 논란을 낳고 있다.

더욱이 수원시가 대표적인 수원출신 인물로 내세우고 있는 나혜석에 대한 평가는 지역 문화계에서조차 의견이 엇갈리는 등 여전히 논란의 불씨를 안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나혜석은 3·1운동에 가담해 투옥되는등 항일운동에 기여하기도 했지만, 부친의 친일행위로 축적한 재산을 이용해 일본 유학과 세계여행을 하는 등 의문스런 행적 끝에 1948년 행려병자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져 뚜렷한 인물평가도 내려지지 못한 상태다.

특히 국내 미술계에서 나혜석의 기여도 등은 인정된다 하더라도 확증되지 않은 생가 인근에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는 것은 관광사업 확충을 위한 수원시의 무리수가 아니냐는 지적이 비등하다.

문화계 관계자 A씨는 “생가 복원이 논란끝에 무산되자 뜬금없이 기념관을 세우겠다는 시의 계획을 이해할 수 없다”면서 “전형적인 돌려막기 행정으로 논란을 자초하는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사학계의 한 관계자는 “나혜석이 일제 때 독립운동을 했던 지역인물은 맞지만 그 뒤의 삶이나 실천양식을 놓고 독립운동가라고 보기 어려운게 많다”며 “수원시는 나혜석을 앞세운 돈벌이보다 시민들의 여론수렴과 평가에 먼저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기념관 건립은 기본계획수립 타당성 조사를 통해 문화·관광인프라 구축에 적절하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최초의 신여성으로 문학과 미술작품 등을 통해 수원을 알릴 인물이라고 생각돼 기념관 건립을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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