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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자원봉사 ‘진학용 점수따기’ 전락

힘든 복지시설엔 지원자 없고 사무보조 등
손 쉬운 곳엔 희망자 넘쳐…도입 취지 퇴색

중·고교생들의 봉사활동이 상급학교로의 진학을 위한 필수조건이 되면서 청소년들 사이에서 자원봉사가 단순히 점수를 따기 위해 거쳐야 하는 ‘귀찮은 절차’로 전락, 당초의 취지가 퇴색되고 있다.

특히 2010년부터 실시한 헌혈 자원봉사 제도가 청소년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면서 사실상의 ‘매혈성 봉사’ 논란이 커지고 있는 반면, 정작 봉사의 손길이 필요한 복지시설을 찾는 청소년들은 줄어드는 등 자원봉사의 의미가 변질되고 있어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12일 경기도교육청과 경기도자원봉사센터에 따르면 학생들의 권장 봉사활동 시간은 연간 초등학생 10시간, 중·고생 20시간으로 고교진학 평가점수 반영은 물론 대다수 대학들의 신입생 평가에 활용되고 있다.

이처럼 자원봉사가 고교와 대학진학에 필수요소로 자리잡으면서 청소년들 사이에서 조금이나마 편안한 봉사활동을 찾는 일이 보편화되면서 자원봉사가 본래 취지와 달리 변질되고 있다.

실제 청소년들 사이에서 헌혈을 비롯해 행정업무 보조 등의 경우엔 지원자가 폭주하고 있지만, 노인·장애인시설 봉사에는 지원자 찾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실정이다.

‘동수원지킴이’가 모집해 오는 16일 실시 예정인 노인말벗과 발마사지, ‘천주교수원교당 자원봉사’ 노인요양시설보조 역시 지원자가 전무했다. ‘수원팔복나눔센터’가 25명을 모집하는 칠보산환경정화 활동도 달랑 3명만이 지원한 상태로 자원봉사를 희망하는 학생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반면 도 청소년활동진흥센터가 9명을 모집하는 사무보조는 지원자가 넘쳐나 이미 모집이 마감됐다.

더욱이 2010년부터 헌혈에 대해 자원봉사 4시간 인정이 시작되면서 지난해 청소년 헌혈자는 전년도 보다 2만여명이나 증가한 99만여명에 이르고 있다.

수원 A고 차모(16)양은 “10분동안 누워서 피만 뽑아주면 4시간짜리 봉사활동 확인증을 받을수 있는데 누가 노인·장애인복지관에서 봉사활동을 하겠느냐”며 또다른 ‘매혈성 봉사’로 자리잡고 있는 실정이다.

양주 B요양원 관계자는 “우리처럼 힘든 봉사처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2D(힘들고 더러운) 직종’으로 분류됐다는 이야기까지 나돌고 있다”면서 “자원봉사제 도입 초기와 달리 학생들의 발길이 끊겨버린 상태”라고 말했다.

이창호 ㈔한국자원봉사포럼 부회장은 “대학입시 위주의 현행 교육제도에서 학생들의 자원봉사활동이 점수로 환산되는 현상을 바꿀 수 없을 것”이라며 “청소년들이 봉사활동의 진정한 의미를 깨달을 수 있도록 현재의 단순 봉사점수 반영제도를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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