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은 지는 아픔으로 우는 것이 아니다.
내 사랑을 얻은 날 아침
정원의 꽃을 바라볼 때
이슬에 젖은 꽃이
연봉홍 기쁨을 활짝 펴 울고 있었다.
내 사랑이 떠난 날 저녁
정원에 앉아 숨죽여 울 때
벌레 먹은 꽃이
푸른 색 슬픔을 말아 울고 있었다.
- 강경호 시집 ‘휘파람을 부는 개’ /2009년/시와 사람
투영된다는 말이 있다. 꽃에게 내가 투영된다. 내가 울 때 꽃도 울어준다. 내가 기뻐 울 때 꽃도 울어준다. 감정이입이니 반영이니 여러 말이 있을 수 있으나 지상의 모든 꽃은 우리와 함께 해 가는 반려 꽃이다. 반려 동물이니 반려견이니 있으나 우리는 진작 우리에게 꼬리치지 않고 우리의 손바닥을 핥아주지 않지만 너무나 친숙해 잠깐 그 존재를 잊고 있던 반려 꽃, 오늘은 꽃 앞에 서서 오래 꽃을 쳐다 볼 일이다. 꽃이 울고 있는 지 알아 볼 일이다.
/김왕노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