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엄연한 KT의 피해자인데 소송할테면 하라는 식의 창구직원 반응에 어이를 상실했어요.”
평택에 사는 서동욱(31)씨는 지난달 31일 수원에 일이 있어 들렀다가 얼마전 KT가 해커에게 고객 870만명의 개인정보를 유출당했다는 뉴스가 떠올라 근방의 KT남수원지사를 방문했다.
서씨는 최근 2달 동안 이상하게도 KT라고 하는 회사에서 약정도 1년이나 남아있는 휴대전화기를 무상으로 교체해 준다는 전화를 수차례 받았던 터라 자신의 개인정보도 유출됐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아니나 다를까, 서씨 역시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는 물론 주민번호, 사용중인 단말기 모델명, 가입일, 기기변경일, 사용중인 요금제, 기본요금, 월정액합계 등 휴대전화를 사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서씨를 맞은 창구직원은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책임을 가져야함에도 불구하고 남의 나라일처럼 응했다.
서씨는 “창구직원은 KT에서 인터넷과 SMS를 통해 내놓은 여러차례의 해명 문구만 앵무새처럼 말할 뿐 KT의 직원으로서 응당 사과인사는 물론 미안함의 표현조차 하지 않았다”며 “이런 사태가 벌어졌는데 죄송하다는 말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고 억울해 했다.
더욱이 서씨는 “당시의 창구직원은 이번 사태에 따른 고객 피해에 대해 ‘소송을 하는수 밖에 없다’는 무책임한 답변을 했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자포자기한 심정으로 KT남수원지사를 나오던 서씨는 고객 피해는 아랑곳 않고 KT남수원지사가 무재해목표일 1천일 중 974일을 달성하고 있다고 내걸어 놓은 표지판을 보고 다시한번 실소를 금할 수 없었다.
이에 대해 KT 관계자는 “창구직원의 안일한 대처는 큰 잘못”이라며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철저히 교육하겠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