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주)가 지난해 1월 수원시와 ‘SKC 본사 이전에 따른 양해각서(MOU)’ 체결을 통해 첨단기술중앙연구소 증축과 본사 수원 이전을 공개적으로 약속했지만, 이에 대한 아무런 계획도 세우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양해각서가 백지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특히 SKC(주)는 수원시와의 양해각서는 제쳐두고 450억여원을 들여 충북 진천의 공장 증설에 이어 태양광소재 공장 증설도 추진중인 것으로 알려져 수원시만 헛물 켠 신세로 전락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이다.
19일 수원시와 SKC(주)에 따르면 시와 SKC는 지난해 1월28일 ‘SKC 본사이전에 따른 양해각서’ 체결과 함께 SKC㈜는 300억원을 투자해 장안구 정자동의 첨단기술중앙연구소를 2014년 6월까지 현재의 5층 건물을 12층, 연면적 2만4천750㎡규모로 증축 준공하고, 같은 해 7월 현재 서울시 서초동의 본사를 이전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시와 SKC는 지난해 6월 이전사업에 착수하기로 했으나, SKC㈜는 당초 사업착수 예정일보다 1년2개월여 지난 현재까지도 구체적인 계획도 없이 검토중인 상태다.
더욱이 SKC는 양해각서의 핵심 내용인 연구소 증축과 본사 수원 이전에 대한 소극적인 입장과 달리 2012년 7월 준공 계획이던 광학용필름 생산라인 1개 증설은 소음공해 민원을 이유로 이미 지난해 8월 완료, 추가 가동중인 것으로 드러났다.
SKC㈜ 관계자는 “연구소 증축과 본사 이전에 대해 계획이 세워지지는 않았으며 아직 시간이 많기 때문에 검토중인 상태”라며 “MOU가 무조건 강제로 해야 된다는 것은 아니지 않느냐”고 말했다.
SKC의 이런 입장으로 시는 당장 난처한 입장에 빠졌다.
시는 양해각서 체결 당시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것은 물론 지방세 납부액도 연간 20여억원 늘어날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결국 시가 청사진만 띄워놓은 것도 모자라 시민들의 민원을 핑계로 SKC의 입장만 들어줘 버린 꼴이 됐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의 비판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SKC 수원공장 인근의 아파트에 입주예정이라는 권모(42)씨는 “SKC가 고향으로 돌아와 지역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속에 당초 알려진 것과 달리 수원공장이 이전하지 않는다는 사실도 참아 왔다”며 “결국 또 시와 시민들만 닭 쫒던 개 신세처럼 허울좋은 MOU에 놀아나고 있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시는 SKC㈜와 양해각서 체결에 따라 인·허가의 조속한 처리 등 여러 지원을 약속했다”며 “양해각서 체결 이후 SKC㈜의 구체적인 계획을 전달받지 못했지만 곧 분명한 계획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