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화섭 체제’로 출범한 8대 후반기 경기도의회가 시작부터 시끄럽다.
1천200만 경기도민의 수장인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새누리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하면서 도의회 민주통합당이 제출한 ‘김문수 도지사 도정공백 방지를 위한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놓고 여야 간 대립으로 파행을 겪는 등 후반기 첫 의사일정부터 마찰음을 빚었다.
이런 가운데 도의회는 김 지사의 경선 참여로 느슨해질 도정의 고삐를 바로 잡고 공백을 견제하겠다고 나섰다. 12월 대선을 겨냥한 속내도 담겨 있다.
내부적으로는 당 대표의원 선출과 의장단 선출 과정에서 ‘피선거권 제한’ 및 비공개 경선 논란 등으로 불거진 내홍과 의원간 편가르기식 반목으로 어수선한 상황들이 연일 연출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지난 7월12일 의장으로 선출되면서 도의회 후반기 수장의 역할을 책임진 윤화섭(민·안산) 의장의 어깨는 꽤나 무겁기만 하다.
윤 의장은 “앞으로 수행해야 할 여러 가지 직무들을 생각하면 의장으로서의 상당한 책임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면서 “선출까지 당내 의장 후보 경선과정에서의 어려움 등 쉽지 않은 시작이었지만 ‘비온 뒤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첫 출발의 어려움들은 의장의 역할을 수행하는데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며 진중한 눈빛을 드러냈다.
그는 또 “많은 갈등이 있었지만 도민들과 동료의원들의 선택으로 결국 의장에 선출돼 여러모로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며 “앞으로 2년간 의장의 직무를 수행하면서 경기도의회가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지방자치를 선도하고 우리나라의 발전을 이끌어가는 견인차 역할을 다하도록 의원님들과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향후 의지를 밝혔다.
윤 의장은 지난 7대 후반기 민주통합당 대표의원으로 활동했다. 당시 의장단 선출과 무상급식 등을 두고 한나라당(현 새누리당)과의 대립 속에 2차례 삭발을 감행하는 등 ‘강성 이미지’를 얻었다. 덕분에 그의 의장 선출을 앞두고 도 집행부와의 관계에 있어 강압적 태도를 우려하는 일부 공직자들의 볼멘소리도 터져 나왔다.
‘강경파 윤화섭’을 보는 당사자의 입장은 어떨까. 그는 “지난 7대 후반기 당 대표의원으로 부당한 억지를 부린 적은 없었다”면서 “당시에는 한 개인이 아닌 민주당의 대표로서 불법적이고 부당한 행위를 바로 잡기 위한 표현이었다”고 했다. 조금 억울하다는 속내다.
그러면서 “지난 제6·7대 경기도의회에서는 김문수 지사가 새누리당 소속인 상황에서 절대 다수의 의석을 차지한 새누리당이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의 역할에 충실치 못했다”면서 “당시 한나라당이 거수기 역할을 하는데 대한 울분을 참지 못한데서 나온 일부 강경한 행동들이 개인의 성격으로 오해를 샀던 것 같다”고 ‘불가피한 선택’이었음을 강조했다.
이젠 당 대표가 아닌 의장이다. 여기에 도의회 다수당도 민주당으로 바뀌었다. 정치적 지형이 확 바뀐 셈이다. 8대 후반기 의회 수장에 오른 윤 의장이 도 집행부와의 관계설정을 어떻게 할 지 궁금했다.
그는 “제8대 도의회는 민주통합당이 다수 의석을 차지함으로써 새누리당 도지사가 이끄는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 역할’을 강화해 도민을 위한 도정을 펼치는 것이 가능하다”고 했다. 이어 “앞으로도 전반기 의회의 연장선상에서 민심을 바탕으로 집행부와 대등한 위치에서 협력할 것은 적극 협력하고 민심에 반하는 도정에 대해서는 강력한 견제 및 비판 등 협력과 긴장관계의 적절한 조화로 상생의 길을 찾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8대 후반기 도의회는 김 지사의 도정공백 방지 특위구성결의안을 두고 새누리당이 의장석 및 회의장을 점거하는 등 양당의 극렬한 대립으로 첫 문을 열었다. 이처럼 도의회 내의 갈등과 대립현안이 발생할 때마다 의장은 초당적 차원의 리더쉽과 소통으로 도의회의 중심을 잡아줘야 한다.
교섭단체간 갈등이 발생할 때 의장으로의 역할에 대해 그는 “어느 정당이든 자기 이익의 추구가 우선인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것”이라고 말문을 연 뒤, “의장이라는 자리는 소속정당을 떠나 의회에 속한 정당들이 서로 특색을 살려 조화롭게 의정활동을 할 수 있도록 효율적으로 이끌어내야 하고, 의견대립이 있을 때마다 균형있게 풀어나갈 수 있는 구심점 역할을 해야하는 중요한 자리”라고 답했다.
그는 자신에 찬 표정으로 “하지만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각당 대표단을 비롯해 의원님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유기적인 협조관계를 유지하려는 노력을 한다면 그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자연스럽게 해결해나갈 수 있으리라 본다”며 했다.
김 지사가 대권 행보를 이어가는 가운데 이를 지켜보며 의장으로 도정공백을 견제해야 할 그의 생각이 궁금했다.
그는 “경기도의 수장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인물이 되고자 하는 일에 대해 도민의 한사람으로 무척 반갑고 고마운 일로 생각한다”면서도 “그럼에도 도민의 이익을 생각한다면 지사직에서 물러나 경선에 참여하는 것이 옳다”고 했다.
그는 또 날카로운 표정으로 “(김 지사가) 출마를 선언함과 동시에 충분한 검토가 있었으리라 믿지만 대선 출마로 인한 행정의 공백은 여전히 우려스럽다”며 “혹여 도민들에게 불이익을 준다면 김 지사가 도지사로의 책무를 다 하는 모습이 아니라는 것을 적시하고 경기도의회 수장으로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윤 의장은 후반기 의회의 절대적 ‘과제’로 인턴보좌관제, 도의회 사무처 인사권 독립, 1의원 1의원실 확보 등을 꼽으며 “자신있게 해결하겠다”고 결연한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 지방자치제도의 발전을 위해 인턴보좌관제 및 사무처인사권 독립 등에 적극 힘쓰겠다”며 “현실적으로 제도화 할 수 있는 실질적 노력에 총력을 기울이고 시도의회의장협의회 등과 함께 국회를 상대로 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피력하고 12월에 있을 대선에서 각 후보들이 공약으로 선정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의원 전용사무실의 입주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의장은 “여러 의원님들과 도민들의 격려와 지지가 없었다면 의장으로의 위치에 설 수 없었을 것”이라고 겸손해 하면서 상생과 협력을 바탕으로 도민과 도정을 지키는 파수꾼 역할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단단한 각오를 전했다.
그는 또 앞으로 “기업하기 좋은 경기도를 만들고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 지역경제 활성을 도모함은 물론 서민경제 어려움 극복을 위해 민생관련 조례 제·개정, 경제관련 의정활동, 제도개선 건의 등을 적극 추진해 도민들의 살람살이가 나아지도록 하겠다”는 약속과 함께 “국민이 납득하고 중앙정치권이 동의하는 대안의 지속적 마련으로 중앙정부와 국회 등에 제도개선을 건의하고 촉구해 진정한 지방치의 실현에 앞장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제8대 경기도의회 후반기 윤화섭 의장은?
▲ 1955년 9월5일생(57세)
▲ 고려대학교 정책대학원 도시 및 지방행정과 수료
▲ 前 새정치국민회의, 새천년민주당 안산을 지구당 사무국장
▲ (사)민족통일평화체육문화축전 조직위원회 위원
▲ 안산YMCA 생활체육위원회 위원장
▲ 제7대 후반기 경기도의회 민주통합당 대표의원
▲ 제8대 경기도의회 후반기 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