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7.18 (목)

  • 흐림동두천 23.0℃
  • 흐림강릉 28.1℃
  • 서울 23.3℃
  • 대전 26.6℃
  • 흐림대구 29.1℃
  • 구름많음울산 28.2℃
  • 광주 26.2℃
  • 박무부산 25.2℃
  • 흐림고창 24.9℃
  • 흐림제주 31.6℃
  • 흐림강화 23.7℃
  • 흐림보은 25.7℃
  • 흐림금산 26.8℃
  • 흐림강진군 26.4℃
  • 흐림경주시 29.8℃
  • 흐림거제 26.3℃
기상청 제공

우황 든 소는 캄캄한 밤

하얗게 지새며 우엉우엉 운다.

이 세상을 아픈 생으로 살아

어둠조차 가눌 힘이 없는 밤

그 울음소리의 소 곁으로 다가가

우황주머니처럼 매달리어 있는 아버지

죽음에게 들킬 것 훤히 알고도

골수까지 사무친 막 부림 당한 삶

되새김질하며 우엉우엉 우는 소

저처럼 절벽울음 우는 사람 있다

우황 들게 가슴 치는 사람 있다

코뚜레 꿰고 멍에 씌워 채찍 들고서

막무가내 뜻을 이루려는 자가 많을수록

우황덩어리 가슴에 품고 사는 사람 많다

우황주머니 가슴에 없는 사람

우엉우엉 우는 소리 귀담지 못한다.

이 세상 소리 내어 우엉우엉 울지 못한다.

 

 

 

삶이 징 하지만 살아갈 수밖에 없는 모습을 잘 보여준다. 우황 든 소는 그 고통을 이기고자 우엉우엉 운다. 고통이 고통으로 남아 있기를 바라면 울지 않을 것이다. 울음은 슬픔으로 잠겨가는 것이 아니라 슬픔을 극복하는 한 방법일 것이다. 우황 든 소 곁에 우황처럼 매달린 아버지는 삶이란 우황이 들어 소보다 더 아플 수 있다. 그러나 우황 든 소를 돌보는 아버지는 결국 우황으로 우는 소 보다 더 아프나 우황 든 소를 돌보기에 그 모든 것을 이겨가고 있다. 이러한 사람이 이 세상에 한 둘이겠나? 자기가 더 아프면서도 아픈 사람을 돌보는 그런 사랑이 있기에 이 세상은 변함없이 자전과 공전을 해 간다. 동병상련이라는 말이 떠오르는 이 한 편의 시가 우리 함께 아파하면서 함께 기뻐하면서 살아가자는 속삭임 같다. 결국 이 시는 우엉우엉 소리를 긴 여운으로 남게 하는 시이다. 아픈 그 삶의 비명을 이명으로 남길 것 같은 시다. 그리고 우리도 우엉우엉 울더라도 울음으로 슬픔을 극복하면서 끝끝내 살아가야 할 것이다. /김왕노 시인

- 글발 한국시인축구단 공동시집 ‘토요일이면 지구를 걷어차고 싶다’에서 발취

/최창균

 







배너


COVER 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