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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년 9월… 나는 갈기갈기 찢겨졌다

남영동 1985 / 22일 개봉

 

국민의 숨소리까지 검열하는 군부 독재가 기승을 부리던 1985년 9월 4일, 민주화운동가 ‘김종태(박원상)’는 가족들과 목욕탕을 다녀오던 길에 경찰에 연행된다.

예전부터 자주 경찰에 호출됐던 터라 큰 일은 없으리라 여겼던 그는 정체 모를 남자들의 손에 어딘가로 끌려간다.

눈이 가려진 채 도착한 곳은 남영동 대공분실.

경찰 공안수사당국이 ‘빨갱이’를 축출해낸다는 명목으로 소위 ‘공사’를 하던 고문실이었다.

그날부터 김종태는 온갖 고문으로 좁고 어두운 시멘트 바닥을 뒹굴며 거짓 진술서를 강요 받는다.

아무 양심의 가책 없이 잔혹한 고문을 일삼는 수사관들에게 굽히지 않고 진술을 거부하는 김종태.

하지만 ‘장의사’라 불리는 고문기술자 ‘이두한(이경영)’이 등장하면서 그의 인생을 송두리째 뒤바꾸는 잔혹한 22일이 시작된다.

대한민국 현대사에서 사라진 22일, 지워져서는 안 될 기록이 펼쳐진다.

22일 개봉하는 영화 ‘남영동1985’는 故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자전적 수기로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김근태 자신이 겪은 비인간적 고문을 고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원고가 출판사에 도달한 시기는 1987년 1월 17일,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이 있은 몇 개월 후다.

이미 원고는 여러 출판사를 거친 탓에 너덜너덜해진 상태였고, 당시 정치 분위기로 봤을 때 출간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었다.

그러나 출판사의 굳은 결심 아래 ‘남영동’은 세상의 빛을 보았고, 2012년 지금까지 5쇄를 거듭하며 꾸준히 판매되고 있다.

영화는 이를 원작으로 영문도 모른 채 남영동 대공분실에 끌려간 김종태가 간첩 활동에 대한 거짓 진술을 토해내는 고문의 과정 22일을 그리고 있다.

김근태 외에도 피해자는 수많았다.

당시 고문 피해는 학생 운동, 민주화 운동 관계자뿐만 아니라, 평범한 일상을 살아가는 이들에게도 언제든 들이닥칠 수 있는 일이었다.

사상이 의심되는 자는 여지없이 각 지역 고문실로 연행돼 가혹한 고문을 받았고., 스스로 빨갱이라고 진술한 뒤 반 송장이 되거나 죽어서야 고문실을 나갔다.

모든 것이 ‘국가보안법’이라는 이름 아래 자행된 일.

정지영 감독은 주인공을 김근태 개인에게 한정시키지 않고 고문이 누구에게나 닥칠 수 있는 불행이라는 점을 상기시키기 위해 ‘김종태’라는 이름을 부여했다.

고문기술자 역시 시대가 만들어 낸 괴물이라는 의미로 실명 대신 ‘이두한’이라는 가명으로 등장한다.

‘남영동1985’는 수많은 피해자들을 대변해 고통스럽고 충격적인 사실들을 덤덤하면서도 날카롭게 들이미는 한편, 고문공화국이라 불렸던 대한민국의 한 시기, 그 날 있었던 과거를 생생하게 재현함으로써 독재정권 하의 고문 실체를 낱낱이 밝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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