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성형외과, 피부과, 비만클리닉으로 수험생들의 외모 가꾸기와 직접 관련돼 있는 병원들이다.
불경기에 처한 미용 관련 병원들로서는 책상머리 공부만 하느라고 아직 세상 물정 모르는(?) 수험생 고객들은 그야말로 봉이다.
이들 수험생들은 그 동안 시험을 위해 잠시 미뤄뒀던 외모에 대한 관심에 살짝 불을 댕겨 주기만 하면 스스로 알아서들 찾아온다.
그러다 보니 과잉진료의 덫에 걸려 쌍꺼풀수술 한 눈이 감기지 않는 등 수술부작용에 시달리는 학생들이 심심찮게 눈에 띄기도 한다.
이처럼 매년 똑같은 일이 반복된다.
수학능력시험 전에는 수험생들의 목과 허리통증, 안구건조증, 이명 등 신체건강을 걱정하는 내용들이 봇물을 이루지만 막상 시험이 끝나고 나면 이런 내용들은 온데간데없고 오로지 예뻐지기를 종용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된다.
수능이 끝나면 ‘고삼병’은 말끔히 다 해결되는 것일까.
물론 책상에 오래 앉아 있거나 수면이 부족으로 시달리지 않아서 고삼병의 강도는 시간이 갈수록 점차 약해질 것이 뻔하다.
하지만 척추관절질환 전문의들은 척추 및 목과 허리 통증은 예외라고 입을 모은다. 다른 고삼병과 달리 이들 질환은 장기간의 나쁜 자세로 인해 생겼다는 것이다.
일산하이병원 김인철 원장은 “한번 틀어진 골격과 약해진 추간판은 자세를 교정하고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추간판탈출증(디스크 질환) 등의 문제를 일으킬 공산이 크다”며 “특히 공부를 하느라고 굽은 목과 등과 건강은 물론 미용을 위해서도 대입 전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라고 말했다.
특히, 군복무를 해야 하는 남학생들의 경우 수능시험이 끝났는데도 불구하고 허리통증과 다리 저림 증상이 남아있다면 방치하지 말고 반드시 정밀검진을 받아야한다.
추간판탈출증일 확률이 높아서다.
웬만한 상태로는 군 면제 혜택을 받을 수도 없기 때문에 군 입대 후 강도 높은 훈련으로 인해 뼈저린 고생을 하거나 자칫 의가사제대라는 불명예로 이어질 수도 있다.
치료도 제법 간편하다.
꼬리뼈 부근에 1~2㎜의 가느다란 관을 삽입한 후 통증을 일으키는 염증과 유착부위를 제거하는 ‘신경감압술’은 절개 부위가 경미하고 부분마취를 하기 때문에 효과도 좋고 회복도 빠른 장점이 있다.
여학생들의 척추관절 관련 질환의 점검은 단순한 통증 이외에도 생리문제와 관련이 깊어 꼭 필요하다.
골반이 틀어지거나 요통이 심하면 대사기능에 장애를 초래해 생리통, 생리불순, 하체부종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
평소 공부할 때 다리를 꼬고 앉는 습관이 있었던 여학생들의 경우 위험확률은 더 커진다.
김인철 원장은 “여학생의 경우 브래지어의 어깨끈이 한쪽으로만 흘러내린다거나 치마가 한쪽 방향으로만 자꾸 돌아가고 신발의 한쪽 뒤축 굽만 유난히 닮아 있다면 골반불균형으로 인해 좌우 어깨 높이가 다르다는 것을 자가 진단할 수 있다”며 “이때는 도수치료 등 보존적인 치료법을 통해 교정을 해야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