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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명장, 16세기말 공신도의 전형으로 부활하다

 

경기도박물관(관장 조유전)은 지난 3일부터 기증유물실에서 ‘장만 초상’을 처음으로 선보이는 상설전시를 열고 있다.

임진왜란 때 조선의 바다를 이순신이 지켜냈다면 병자호란 때 북쪽 변방은 장만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장만(張晩:1566-1629)은 선조, 광해, 인조 시기에 걸쳐 국방의 최일선에서 국가의 위기를 막은 문신이자 장군이다.

그간 장만의 후손인 인동 장 씨 태상경공파 충정공 종중에서 보관해오던 ‘장만 초상’을 최근 경기도박물관에 위탁하면서 공개 전시가 이뤄지게 됐다.

장만은 인동(仁同) 장 씨로 명종 21년(1566) 통진(현재 김포)에서 장기정(張麒禎)의 셋째로 태어났다.

24세의 나이에 생원과 진사 양시에 합격했고, 1591년 별시문과에 급제했다.

임진왜란 직후인 선조 31년(1598) 황해도 봉산군수로 부임해 아직 주둔하고 있던 명나라 군과의 마찰을 외교적 역량으로 잘 수습해 실무관료로서 부각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함경도 관찰사로 오랜 기간 지내며 북방 정세에 밝았고, 여진족에 대한 국경 침입에 대비하는 등 국경 수비에서 조선 최고 인재가 됐다.

특히, 광해 15년간 후금의 침략을 막아내는데 그의 천재적인 국방 능력이 크게 일조했다.

그의 인생에 가장 큰 사건은 인조 2년(1624)에 일어났다.

한성까지 침입해 임금을 위협하던 이괄(李适)의 난을 진압하고 그 공훈이 인정돼 진무공신(賑撫功臣)과 옥성부원군(玉城府院君)으로 봉해졌다.
 

 

 


이때도 장만은 자신의 공훈을 감하고, 부하들에게 공훈을 줄 것을 건의하기도 했다.

또 이괄의 난을 진압하며 왼쪽 눈을 실명해 관복본의 모습에선 안대를 하고 있는 모습이다.

장만 장군은 조선이 가장 위태로웠던 시기 국가와 백성을 위해 헌신한 대표적 관료이다.

이번 전시에 선보이는 초상화는 관복본과 유복본 총 2점으로 도민들에게 공개하는 것은 처음이다.

관복본 초상화는 진무공신(振武功臣)에 오른 후 인조 3년(1625)에 도화서(圖畵署) 화원(畵員)에 의해 그려진 것이며, 16세기 말∼17세기 초에 그려진 공신도의 전형적인 예에 속하는 작품이다.

오사모(烏紗帽)를 쓴 정장 관복 차림에 얼굴과 몸을 왼쪽으로 한 전신의좌상(全身椅坐像)으로써, 쌍학 문양의 흉배와 서대를 갖추고 있어 문관 종1품 때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얼굴의 세부를 가는 붓으로 그렸고 의습 처리는 굵은 묵선으로 윤곽선을 긋고 먹의 농담으로 처리해 옷주름이 없는 편이다.

화면 상단에는 ‘옥성부원군증익충정공만화(玉城府院君贈謚忠定公晩畵)’라고 쓰여 있는데, 충정(忠定)이라는 왕이 내려준 시호가 적혀있는 것으로 보아 사후에 써넣은 글씨로 보인다.

장만의 유복 차림 초상화는 학창의를 입은 전신의좌상(全身椅坐像)으로 왼손에 부채를 들고 호피를 깐 의자에 앉아있는 모습이다.

학창의의 깃은 농담 없이 검은 묵선으로만 표현했다.

덕망 높은 학자의 연거복(燕居服)인 학창의를 입은 모습은 본래 문과에 급제한 문관으로 관직에 나가고, 저서 ‘낙서집(洛西集)’을 남길 만큼 학자적 면모가 강했던 모습을 느끼게 한다.

그의 사후 1695년 나라를 위해 크게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영의정에 추증됐다.

최근 들어 조선시대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그간 연구되지 못했던 인물들에 대한 학문적 고증이 이뤄지고 있다.

장만은 정치적 색깔을 가지고 당쟁을 벌였던 인물이 아니라 문신이면서도 국방의 최일선에서 현실적인 감각으로 나라와 백성을 위해 헌신한 진정한 위인 중 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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